두뇌는 전자두뇌(電腦)로 대신하고, 그에 종속되는 육체는 기계로 대체한 미래 사회의 사이보그들. 이들의 영혼이란 해킹이나 삭제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로 존재할 뿐. 그렇다면 이들을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대량 생산된 로봇에 인간의 '고스트'(영혼)를 더빙시켰다면 그 것은 단지 로봇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인 화두
의학적으론 인간의 감정이나 느낌은 생체학적인 전자 반응에서 비롯된 것이라 발표하고 있다. 자신을 자각하는 의식이 단순히 전기적인 신호로 반응 하는 인체을 기계로 볼 수 있는 것일까? 반대로 자신을 인식하는 사이보그를 準인간이라 할 수 있는 것일까? 중간에 나온 나레이션에서 <이노센스(공각기동대)>의 철학적 주제를 느낄 수 있다.
장엄한 영상과 암울한 묵시론적인 음악
<스왈로우테일 Swallowtail>, <킬 빌 vol.1 Kill Bill vol.1>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담당했던 '타네다 요헤이'가 창조해낸 미래 도시의 디스토피아적인 비주얼은 입을 벌어지게 하기에 충분 했다. 무수히 나는 새들과 같이 나는 새 형상의 비행체 (아마 대머리 독수리를 모티브로 한 듯 싶다.) 위로 비추는 햇살은 아름답게 보이면서도 암울한 현실을 투영하는 전달력이 있다. 또한 과거(현실로 봤을때 미래지만 ^^;) 경제 특구로 번화했던 범죄의 도시에서의 축제 행렬과 전뇌(電腦) 해커인 "김"의 저택 홀의 영상은 실제로 그 넓은 공간이 있다고 착각 하게 만든다.
'카와이 켄지'의 몽환적인 음악은 영화의 신비함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처음 들을 때는 기분이 나빠지지만 그래서 더욱 영화에 빠져가는 지도 모른겠다. 철학적인 내용과 너무나 잘 맞는 음악은 종말론적인 느낌마져 들게 하며 <이노센스>의 시각적인 특수 효과 못지 않게 청각적으로 충격을 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