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 영화를 좋아했다. 강원도의 힘, 오 수정, 생활의 발견까지 다 보았다. 특히 좋았던건 생활의 발견이다.
킥킥 웃었던 장면이 많았고, 남자주인공이 나랑 짦게 연애하던 연하의 남자랑 닮았고, 주인공이 마지막에 여자 주인공이 안올거란걸 알게 되면서 빗속에 허망하게 서 있던 장면. 그렇게 1분이 몇시간처럼 느껴지고 삶에서 시간이 멈춰서서 있으며 제 존재를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들이 있어 공감이 갔다. <여. 남. 미>는 단계를 다 밟지않고, 우정에서 애정이 된 사이로 결국 결혼에 골인하게 되는 모범 연애가 아닌 흔하게 우리가 겪게 되는 실패연애담이다. 두 남자는 분명 성현아가 분한 여주인공에게 매혹당했다. 자기의 여자로 만들 의도도 가지고 있었고. 하지만 결말은 여주인공은 두 남자 누구에게도 프로포즈를 받지 못했고 두 남자의 아기 엄마가 되지도 않았으며 엉뚱하게 술집 마담이 되었다. 그 이유는, 선배 남자의 경우, 성현아가 다른 선배에게 강간을 당하자 처음에는 자기로 인해서 정화되었다는 둥, 억지 논리를 펴다가 결국 그 사실을 이겨내지 못하고 외국으로 도피하면서 관계를 희미하게 처리해간다. 후배남자는 우선 선배남자의 여자라는 데 강한 소유욕이 생겼던것 같고, 여주인공이 너무 쉽게 몸을 주니까 애절하고 순수하게 조금씩 단계를 밟지 못했고 그만 흐지부지하게 나가다 다른 여자랑 결혼을 했다. 물론 처음부터 화끈하게 섹스한 여자와 결국 결혼까지 가는 남자들도 있을것이다.(내가 아는 경우로는 두명 ^ ^) 하지만 영화속의 두 남자들은 소위 좀 잘나가고 , 딴에는 지식층임네 하는 남자들이다. 성현아가 이쁘게 생겨가지고 남자들이 꼬이는 관계로 그리고 생각보다 잘 뱀처럼 허물을 벗어주는 타잎이라 결국 선택을 하지 않은것이다. 마담이 됐다는 얘길 전해듣고도 선배는 놀라지도 않는다. 성현아가 만남 이후 두남자들을 다 상대해준것은 그들이 무얼 추억하며 자신에게로 왔는지 알기 때문이다. 결국 성현아는 그들과 연애시절에도 섹스 이후에 정말 따듯하고 아름다운 추억은 없었던 것. 그러므로 그리움에 목이 메이기보다는 그들보다 한수 위이므로 그들에게 원하는 걸 준 것 뿐이다. 제자 여학생의 경우는, 글쎄... 섹스도 귀찮다는 듯이 오럴을 해주는 것은, 의외였다. 그건 섹스에 해당되지도 않는다는 듯이 단지 학생과의 술자리에서 트러블때문에 약간 신경질이 되고 술에 취한 교수에게 어떤 식의 위로를 그리고 여자로서 할 수 있는 위로를 전해준게 아닐까. 오럴을 해서 자기가 무슨 기쁨과 흥분을 얻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여관도 너무 후지다. 교수라는 작자가 돈을 아끼는 쫌뱅이인거 같다. 이 영화를 보시고,, 남자들이여, 자기의 권태롭고 지리멸렬한 연애를 반성하시라. 그리고 여자들이여, 정말 즐기고 싶어 그런것 아니면, 그냥 여자라서 동의하지 마라. 그려면 그리움은 없어지고, 성현아같은 외모인데도 천한 년 취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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