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러가면서 딱 한가지만 생각했습니다..
이번 영화는 숲을 보지말자 나무만보자.. 이야기구조가 허술하면 어떤가.. 어차피 무협영화라는것의 근간은 '뻥'이 아니던가..
그저 대나무결투 하나만 건져도 그 비장미에.. 그것이 거짓 비장미라고 한들 잠시동안이라도 날 아찔한 느낌만 준다면 만족하리라 그러면서 갔습니다..
어허~ 그런데..
연인은 안타깝게도 생각보다도 더욱더 질이 떨어지더군요..
적어도 드라마에 관한한 특히 세사람이 삼각관계에 놓인 영화뒷부분에 관한한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게 될것입니다..'
뒷부분 신파성은 지난해 최악의 영화였던 실미도와 거의 쌍벽을 이루는 수준이더군요..
음.. 재네들 사랑하는구나.. 지금쯤 안타깝겠구나.. 어련히 알까봐 그 모든걸 주인공들의 입을 빌려 하나하나 설명을 할때는 '어이 영화 그만좀 끝내지' 소리가 절로 나오대요..
또 장쯔이 죽었나 싶으면 일어나서 신파조의 대사 한마디.. 죽었나 싶으면 또또또 일어나서 하는 대사한마디..
저것이 '사람'이여 '좀비'여 싶더군요.. 어쩌면 장예모감독은 이 영화를 호러로 만든건 아닐까 잠시 의심이..
(이쯤에서 영화보던 관객들 웃고 킥킥대고 난리납니다)
솔직히 칼맞아 죽지않더라도 눈속에 그렇게 오래있었으면 얼어죽기라도 했을듯 싶더군요..
또 식스센스이후 영화에 반전을 넣지않으면 영화가 아니다라는 공식이라도 생긴듯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는데 반전을 시도하면 할수록 이야기의 밀도는 현저히 떨어집니다...
또한 영화의 색감맞추기는 영화의 ABC가 아닐런지..
처음 기방씬이랑 감옥씬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속에서 영화가 진행되는데..
단풍이 아리따운 숲속에 있다가 조금있으면 연초록의 숲속을 달려가다가 또 조금있으면 다시 핏빛의 단풍산에 들어가 있다가 또 다시 초록색 숲속에 있다가 얼마후에는 입김이 모락모락 나오다가(영화상으로는 그리 긴시간이 흐른건 아닌데) 단풍을 배경으로 쌈질을 하다보니 어느새 주위는 온통 새하얀 눈천지..
이런장면들 잘만 찍었으면 굉장히 비장미 넘치는 멋진 장면이 되었을텐데.. 이런 장면들이 계속 튀니.. 원..
사실 제대로된 상업영화 한편 만들기가 예술영화 한편 만들기보다도 어렵다하던데 그저 화려한 몇장면 개연성없이 찢어다붙인다고 상업영화가 되는것이 아님을.. 러브스토리에 중점을 맞추었다면 좀더 치밀하게 이야기구조를 짜야됨을..
왜왜왜 감독만 모르고 있는건지..
아무리 예전 오리엔탈리즘을 팔아먹었다고 비난을 들을지언정 장예모는 국두의 감독 아닙니까..
나의 이십대에 그토록 강한 인상을 남겼던 감독이기에 기껏 '영웅'이나 만들고 또 후졌다고 욕해대던 '영웅'보다도 더욱 더 후진 '연인'이나 만들고있는 것이 안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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