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해 개인적 사정으로 영화를 많이 볼수도 영화평을 남길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만큼은 영화평을 남기려한다.
실제로 유명한 그림인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모티브로 만든 이 영화는,
시종일관 절제된 관능과 안타까운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화가였지만 사고 후 그림을 그릴 수 없던 아버지를 둔 그리트,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화가 베르메르의 집에서 하녀 노릇을 하게된다.
보석을 좋아하고 욕심많은 젊은 마님, 돈을 밝히는 장모, 6명의 아이들과 베르메르가 살고있다.
고달픈 하녀생활중 그녀가 유일하게 흥미있는 것은 베르메르의 화실을 청소하는 것,
그의 방은 어린 소녀 그리트에게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그리고 베르메르와 그리트의 안타까운 미완의 사랑이 시작된다.
생활고를 짊어진 한 집안의 가장인 베르메르는 그리트을 사랑하고도 그녀를 잡을 수 없다.
안타까운 시선의 끝에 서로를 두고 그렇게 가느다란 사랑으로 매일을 연명하는 둘,
그러나 부인과 아이에게 그 일말의 시선마저 감시당한다.
탐욕스러운 의뢰인이자 후원인에 의해 그리트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게 된 베르메르,
소녀를 향한 욕망은 극에 달한다, 베르메르의 작은 행동에 커다란 두른거림을 느끼는 그리트,
그러나 둘은 서로 다른 사람에게 육체적 욕망을 풀게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막말로 일을 저지른것도 아니고 손 한번 제대로 잡는 씬도 없었음에도,
둘의 아슬아슬한 눈빛이 탄로날까 두려워진다.
필자는 그것을 절제된 관능미라고 표현하고 싶다.
외투를 뒤집어쓰고 어둠상자(카메라의 모태)를 바라보는 베르메르와 그리트,
물감을 만들다가 손이 닿을듯 그렇게 망설이는 모습,
최고조에 다다른 장면은 귀걸이를 걸어주는 장면이라 하겠다.
둘의 관계는 고작 이것뿐이라는 것을 관객들은 알고 있지만,
절규하는 아내의 질투심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일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없다하겠지만, 과연 둘사이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까?
앞으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그림을 마주하게 되면 이 미완의 사랑이 준 아픔이 생각날 것 같다.
영화는 사람마다 달라서 잘 추천하지 않지만 모두가 봐주었으면 하는 영화중에 하나,
개인적으로 콜린퍼스를 좋아하지만, 이번 영화에선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리트역의 스칼렛 요한슨, 정말 그림의 모델이였던 듯 묘한 매력이 눈을 끄는 배우다.
전반적으로 마음에 드는 영화!
P.S 시종일관 흐르는 음악이 영화와 정말 잘 어울렸다, 덕분에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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