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기란 언제나 주관적이다.
나는 재미있게 본 영화를 내 친구는 재미없다고 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래서 솔직히 난 영화평 올리고 이런걸 그닥 즐기는 편은 아니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화가 재미있니, 없니라고 해서
만약 그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실망하면 어쩔건가?
그것은 일종에 무의식적인 무책임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평을 쓴다는 것은
영화에 대한 재미 감동등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이질적인 느낌을 가지더라도,
그 영화에 대한 한가지, 혹은 여러가지를 공감할 수 있음에 있을 것이다.
즉 영화 락을 보고, 영화가 숨가쁘고 긴장감있게 연출되었다는 사실에 반대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무척 소심한 경우겠지만, 이처럼 나는 만약 영화평을 쓰게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주제로만 영화평을 쓴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게된건 우연히 시사회표가 생겨서였다.
이벤트에 신청해도 잘 확인도 하지 않지만, 가끔씩 관심을 가지고 확인하면 이런 기쁨도 생기게 마련이다.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도 없이, 허리우드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먼저 영화는 아름답다. 말 그대로 영화 자체가 아름답다. 등장인물들도 아름답고, 배경도 아름답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얼굴에 한가득 빛을 머금은 것 같다. 처음엔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가 할 정도였으니...
영화의 아름다움에 힘을 더하는 것은 역시나 음악이 아닐까한다. 따로 들었다면, 그저 클래식이겠니 했겠
지만, 영화속에서는 음악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모를정도로 영화 자체에 음악이 흡수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한 누구나 공감대를 형성할만한것은 배우들의 연기일 것이다. 물론 난 그 꼬마여자애의 연기는
뭔가 어색해보여 별로이긴 했지만, 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연기를 했기때문에 영화에 흠이 되지는
않는다. 스칼렛 요한슨(참고로 난 이 여자가 누군지 모른다.)과 콜린퍼스는 안 어울릴것 같은데도, 참 잘 어
울렸다. 특히나 스칼렛 요한슨이 하는 말을 듣고 웃는 콜린 퍼스는 남자가 봐도 멋졌다.(지금 생각해보니
콜린퍼스 이 영화에서 딱 한 번 웃는것 같다.) 그리고 콜린 퍼스의 부인... 섬찟했다. 뭔가 불쌍해보이면서도
그리트를 잡아썰어 먹을 정도로 미워하는 감정이 온 몸을 통해 나타났다. 아마 실제로도 사이가 나쁠거라고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공감대가 형성될 것은, 이 영화는 그리트와 베르메르사이의 로맨스가 주를 이루지만, 그 로맨
스는 그렇게 격정적으로 표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감정기복을 극대화시켜 눈물을 짜내
고 웃음짓게 만드는 영화를 많이 접한 우리들에게 이 영화의 로맨스는 확실히 낯설다. 아마 적응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고나서 몇일이 지난후에야 이 영화의 리뷰를 쓰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보고나서 이 영화가 계속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작은 움직임, 그리트의 숨소리, 베르메르의 안타까운 눈빛. 그리고 라위번의
탐욕에 찬 표정까지... 영화의 한장면, 한장면이 너무 그림같았기 때문일까?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베르
메르를 바라보며 흐느끼는 그리트의 모습이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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