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투사이자 독립 운동가이신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 기대 많이 했습니다.
영화 보고 나서 느낀점은 우선 8월 15일 이후에 개봉하길 잘했다는 점이죠. 만약 광복절 전후로 과대 마케팅까지 겹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았다면 아마 제작자와 배우들 돌 맞았을 겁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진 않지만..... 안 만드는게 나았다는 거죠!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감독으로서의 욕심이 이해는 갑니다만 감독이 갖추어야 할 재능과 감각, 능력에 의구심이 드네요.-.-;;
마치 일요일 오전에 보는 "진실 혹은 거짓" 의 한 코너를 보는 것같은 엉성한 연출과 엉성한 연기는 정말 혀를 차게 만들었습니다.
허허 벌판에 세워진 고대인 움집같은 독립군 초소(!!) 그 창고 안에 똑같은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가 일본군 총질에 차례로 차례로 쓰러지는 엑스트라들(!!!)
대사는 시종일관 유치찬란 하였고 일어를 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 그 차체였고... 장면장면마다 나오는 나레이션과 설명 자막은 꼭 역사 교과서를 읽는 느낌이고.... 유오성이 분한 안중근 의사는 독립 운동가라기보다 테러리스트처럼 과격함만이 보이고....
물론 고두심이나 정성모같은 배우들의 열연은 장면을 쏴아하게 만들며 영화를 영화답게 하지만 무엇보다 주연배우인 유오성도 이 영화에서는 연기에 빛을 잃고 방황하는 듯 보였습니다. ( 최민식이 쉬리에서 조국 통일 만세를 외칠때 느껴졌던 소름 돋음이 그립기까지....^^;)
한마디로 영화의 총체적인 난관은 이것을 어우르고 이끌어 나갈 감독의 준비와 재능 부족이었다고 말할 밖에요.
절제와 압축이 없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너무 급조한 티가 나는 세트를 만들어 놓고 제대로 준비 안된 배우들을 투입시켜서 역시 검증 안된 시나리오로 급하게 만든 듯 합니다.
참,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이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이렇게 의미없게 만들다니요...ㅜ.ㅜ
이 시사회에 왜 경호원들에 금속 탐지기 어쩌구 하는 것들까지 들여왔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불펌 네티즌들도 영화 가려가면서 봅니다. 그리고 좋은 영화라면 기꺼이 극장에서 돈내고 볼 거구요.
저작권 권리만 주장하지 말고 관객의 수준을 지켜줄 영화인으로서의 의무도 이행하시길 바랍니다. 음반 냈다고 모두 콘서트 하는게 아닌 것처럼 감독들도 영화 만들었다고 다 개봉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안중근 의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뜻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감독님께! 때론 생각을 안해주는게 도움이 될때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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