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신정원 주연:임창정, 임은경, 권오중, 변희봉
<호>[시실리2km] 공포가 무섭다는 편견을 버려!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피터 잭슨] 감독은 공포, 엽기, 호러 컬트 영화의 제왕이라 불리는 감독이다. 뭐 익히 알만한 영화 팬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왜 [피터 잭슨]이 공포, 엽기, 호러 컬트 영화의 제왕이라 불리우냐에 물음표를 던진다면, [피터 잭슨] 감독은 비주류에 속하던 공포 장르에 일대 혁신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공포스러우면서도 공포스럽지 않고.. 엽기스러우면서도 엽기스럽게 다가오지 않고.. 호러같으면서도 호러 같지 않게 다가온 [피터 잭슨] 감독의 작품들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필자가 [피터 잭슨] 감독의 작품들을 스크린에서 관람할 수 있었던 계기는 제6회 부천판타스틱 국제 영화제에서 심야 상영으로 선정된 [피터 잭슨]의 밤에서이다. 당시 상영된 작품들은 "천상의 피조물" "고무인간의 최후" "데드 얼라이브" 등이 상영되었다. 아마도 당시에 심야 영화를 관람한 영화 팬들이라면 그때의 흥분과 쾌감은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공포 영화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영화 팬들이 왜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에 그다지도 열광하고 사랑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에 휩싸일지도 모르는데, 앞서 밝혔듯이 영화 안에 공포, 엽기, 호러를 뒤섞여 놨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재밌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일예로 "고무인간의 최후"를 보게 되면, 우주인들이 지구 침략을 하는데, 우주인들의 공격을 받은 인간들은 좀비가 되어 인간을 공격한다. 우리의 주인공(?)들이 우주인들에게 맞서 대항을 하다가 우연찮게 좀비들 사이에 끼게 되어 한 좀비가 토악질을 하면서 구토물을 바가지에 받는데, 줄지어 있던 좀비들이 그것을 되받아 먹는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인간도 살짝 맛을 보더니만, 너무나도 맛있게 원샷을 해버리는데 상황 설정이 너무나도 재밌게 다가온다. 좀비가 출연하는데 있어 으스스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좀비들의 사지가 잘려나가 엽기스럽게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상황적으로 전개되는 시퀀스들이 유쾌하게 다가온다. 이게 바로 [피터 잭슨] 감독의 작품 스타일이면서 정상적인 사고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
기괴하면서도 유머스럽게 다가오는 [피터 잭슨] 감독은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 유명한 대작 "반지의 제왕"을 연출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고스란히 녹여놨기에 이 어찌 [피터 잭슨] 감독을 반기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는가..?!! 필자가 왜 [피터 잭슨] 감독을 운운하고 그의 작품을 대놓고 논하는가 하면, 바로 한국 공포 영화에도 유쾌한 공포가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영화의 제목은 "시실리2km"이다. 잃어버린 시간의 마을이란 의미를 내재한 "시실리"는 인간과 영혼이 함께 공존하는 마을을 뜻한다.
이 영화의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 드디어 한국 공포 영화도 변화된 장르를 개척하는구나 하는 기쁜 마음이 들었었다. 이유인 즉 인간이 귀신을 만났을 때 기본적으로 으시시한 공포로만 해석이 되었는데, 인간이 귀신을 만났을 때 당시만 무서워지고 차츰 귀신과 동화되어 귀신을 귀신답게 교육시킨다는 설정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인간이 귀신을 귀신답게 교육시킨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내러티브를 알게되면 고개가 끄덕여 질 것이다.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떠도는 영혼들은 대게 한(恨)을 품고 있게 마련인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귀신인 [송이:임은경]도 시실리 마을 사람들에 의해서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온순해 보이고 평화스럽게만 보이던 시실리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전답 때문에 고아원의 원장을 죽이고, 어린 [송이]도 죽인다. 인간의 탐욕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송이]는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늘 자신의 무덤가 주변을 맴돌 뿐이다. 이것이 영화의 일차적인 인간의 탐욕을 보여주면서, 더욱 커다란 인간의 물질적인 탐욕을 집요하게 드러내는데, 바로 다이아몬드에 의해서이다.
다이아몬드를 탈취해서 시실리에 안착한 [석태:권오중].. 탈취 당한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뒤쫓는 [양이:임창정]와 그의 일당들.. 더 많은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거침없이 달려드는 시실리 마을 사람들.. 다이아 몬드 때문에 쫓고 쫓기는 상황은 인간이 얼마나 무섭고 공포스러운가를 그대로 반영한다. 영화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은 공포스럽고, 귀신은 사랑스럽다. 귀신 [송이]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참 못되었다.."라 한다. 물욕에 눈이 뒤집혀 인간의 목숨을 파리목숨처럼 져버리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과연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 것인가..?
한(恨)을 간직한 귀신들은 저마다 커다란 이유가 있다. 또한 인간에 의해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억울한 죽음이 한(恨)이 되어 이승을 맴도는 것이다. [송이]도 그러하다. 그런 [송이]를 위해 [양이]는 귀신답게 한(恨)을 가지라 하고 귀신의 면모를 보이라 외친다. 허나 황당하게 귀신의 존재가 코믹하게 다가온다. 영화의 핵심은 있으면서 관객들에게 공포영화가 굳이 무서워야 한다는 규정은 없잖은가 하면서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한다. 도입부에서 밝혔듯이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들이 공포를 제공하면서도 웃음을 선사하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양이]파 일당들이 제공하는 인간들의 웃음.. [양이]와 [송이]가 만나면서 제공하는 희한한 귀신의 웃음은 지금껏 한국 공포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웃음인 셈이다. 신개념 펑키호러 장르를 개척한 영화 "시실리2km"는 공포임에도 불구하고 코믹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해주는 메시지 역시 명쾌하다. 게다가 뉴 장르를 개척함에 있어 진보적인 기술력도 선보이는데, "HD카메라 배리캠"으로 영화 전체를 촬영했다는 점이다. 영화의 대부분이 밤과 어두운 실내에서 이루어지는데, "HD카메라"가 아니었으면 그렇게 질감 좋고 촬영 당시의 느낌을 자연스럽게 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필름 촬영을 하게 되면 모니터에 그대로 나와도 막상 현상을 하게 되면 촬영 당시의 화면이 나오지 않기에, 경험이 풍부한 촬영 감독이 아니고서는 땟깔 좋은 영상을 만들어 내기 힘들다. 노출계로 잰 값을 그대로 카메라에 입력시키면 정확한 그림이 나오는 "HD카메라"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 것이나 다름없다.
영화 "시실리2km"는 부담 없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공포 영화임에 손색이 없다. 연인의 손을 부여잡고 긴장하면서 관람할 필요가 없다. 긴장감은 어느새 유쾌하고 잼난 웃음으로 탈바꿈된다. 필자가 영화를 관람한 후에 건진 것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다. 퓨전 코믹 호러라 할 수 있는 공포 영화의 스타일이 새롭게 창조되어 공포와 웃음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는 것과 [양이]파 일당 중에 젤로 나이가 많아 보이는 58년 개띠로 분한 배우 "해주"역의 [우현]은 [이문식] [김수로] 이후에 새롭게 발견한 코믹 배우이기에 앞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업시켜 줄 영화 배우로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영화 속에서 던져진 두 가지 대사가 생각나는데, 하나는 "형님~~ 벽이 살려달라고 하는데요~~~" 와 "반말해~~"이다. 영화를 관람하게 되면 왜 이 대사를 운운했는가를 아실 겁니다...^^;;
인천에서"호"...[www.onreview.co.kr-온리뷰] [http://cafe.daum.net/movieandcitizen - 영화시민연대]
50자평:연인의 손을 부여잡고 긴장하면서 관람할 필요가 없고 긴장감은 어느새 유쾌하고 잼난 웃음으로 탈바꿈됨은 "시실리2km"가 가진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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