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영화를 보러 갈때의 기분, 마치 한동안 못 만난 애인 만나러 가는 기분이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허리우드 극장으로 애인을 만나러 나섰다. 케녹스 부스에서 좌석을 받고 의자에 앉아서 담배 한대를 피우며 쉬었다. 어느새 시간이 되어서 극장안으로 들어갔다. 빈자리가 좀 보였다. 의외다. 영화가 시작 된후 10-15분이 지나도록 그 빈 자리가 하나씩 채워지는데 정말 집중 안되고 짜증났다.
자 그럼 바람같은 얘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배달의 청소년 시절부터 영화는 시작 된다. 배달은 비행기 조종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일본으로 밀항을 한다. 배에서 내려 일본 형사에게 발각 되어 꿈이 좌절 되는 듯 하더니, 그 형사는 형사가 아닌 조선인 양아치 춘배였다. 이 둘은 우여곡절 끝에 같이 항공학교 로 들어가고 거기서 조종사의 꿈을 키우나 전쟁의 참상과 일본인의 차별에 치를 떨 뿐이다. 항공학교의 카토 대위와 배달은 조선인의 목숨을 걸고 한판 승부를 벌이나. 무술의 기본도 모르는 배달은 이길리 없다. 결국 가토에게 등을 보이고만다. 이 장면에서 영화의 마지막은 가토와의 대결이 되겠군 하고 난 짐작했다. 전쟁은 막바지에 이르고 이윽고 원폭으로 일본은 항복하고 종전이 된다. 종전후 배달과 춘배는 이케부쿠로에서 근근히 살아간다. 그러던중 이케부쿠로의 야쿠자에게 또한번 배달은 치욕을 맛 보게 되고, 범수 라는 스승을 만나게 된다. 범수는 어릴적 최배달 집의 머슴이었으며 배달의 무술 스승이었다. 배달은 스승에게 무술을 배우고 가르침을 받는다.
배달은 우연히 한 게이샤가 미군에게 유린당하는 장면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끼어들게 되면서 요우코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그 날 이후 배달은 일본 여성에게 행패 부리는 미군을 하나씩 혼내주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요우코와의 관계는 더 진전이 되어진다. 배달은 행복하다. 행복도 잠시, 스승인 범수가 야쿠자의 습격을 받고 생을 마친다. 스승의 죽음을 보고 배달은 분노하고 곡예단 사람들과 야쿠자에게 복수하러 간다. 빗 속에서 난투극이 벌어지고, 역시 역부족이다. 곡예단 사람들이 야쿠자의 칼에 맞아 무수히 죽느다. 배달은 이런 현실을 감당 할 수가 없다. 춘배와 요우코를 두고 배달은 힘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하고 스승의 가르침인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를 머릿 속에 넣고 입산수도에 들어간다.
입산수도에서 보여주는 극기장면, 수련 장면은 다분히 만화적이고, 작위적이어서 별로 였다. 맨발로 빙벽에 오르고, 세 손가락으로 물구나무 서서 팔굽혀펴기, 맨손으로 돌깨기 등을 하면 배달은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의지가 약해지는 자신을 다지기위해 눈섭까지 깍아가면 수련에 정진한다. 수련을 마치고 하산하여 도장을 돌아다니며 고수들을 하나씩 무릎 꿇리는 도장깨기에 들어간다. 그 처음은 니조 도장. 니조 도장은 배달에게 무참히 무너진다. 그 후로 수 많는 도장들은 배달에게 깨진다. 합기도, 유도 고수와 대결... 모두 배달의 승리다. 어느새 배달은 유명인사가 되었고, 춘배와 요우코가 있는 이케부쿠로에 온다. 예상은 했지만... 배달은 도장 깨기를 하다 돌연 도장찍기를 한다. 요우코와 배달은 그 날 잠을 잔다. 근데 아무리 봐도 요우코역의 히라야마 아야 이쁘다. 요우코는 배달에게 이제 싸우지 말고 자기 옆에 있어달라고 약속해 달라고 한다. 배달은 요우코에게 그러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얼마후 약속은 깨진다. 춘배가 배달을 시기하는 일본 무도인들에게 당한걸 보고 배달은 다시 싸움에 나선다.
이번에는 일본 무도협회를 맏고있는 가토의 부하 료마와의 대결이다. 료마 머리 스타일 무뇌중같아서 맘에 안들고 영화 초반부터 거슬렸다. 료마와의 대결 만만치 않다. 료마와의 결투에서 배달은 료마를 죽이게 된다. 이로인해 유치장에 들어가나 가토는 정당방위로 배달을 내보내주며, 자신과 대결 할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배달은 유치장에서 나와 료마의 부인을 찾아가 용서를 빈다. 도복을 료마의 부인에게 건내 며 다시는 무술을 하지 않겠다고 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집안의 허드렛일을하고 농사를 도우면서 지낸다. 그러는중 언론에서는 배달이 료마를 죽인것도 모자라 료마의 부인도 능멸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료마의 부인도 배달에게 나가서 싸우라 고 다시 도복을 건낸다. 배달은 도복을 받아들고 가토와 만나기로한 무사시노로 향한다. 이것이 역사에 남을 무사시노 벌판의 30:1 대결이다.
이제 거의 영화의 마지막이다. 영화 초반에 예상했듯이 다시 배달과 가토는 만난다. 무사시노 벌판에서 칼로 무장한 30명이 맨손의 배달을 기다리고있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말이 안될 수록 영화는 된다. 항상 이런 류의 영화가 답습하듯 조무래기 들 부터 하나씩 처치한다. 그 놈들은 여러 놈이지만 꼭 순서를 정해 놓고 한놈씩 덤벼든다. 암무튼 이제 가토만이 남았고 가토와의 결투가 벌어진다. 칼과 맨주먹의 대결 배달의 맨주먹이 가토의 칼을 이긴다. 이로서 일본 무도계는 조센진 배달에게 무릎을 꿇는다. 영화는 그렇게 끝났다. 갑자기 서비스 씬이 하나 나온다. 최배달이 소뿔을 작살내는 장면... 웃긴다. 넘버3의 송강호 대사 생각난다. "예전에 말이야 최영의라는분이 계셨지, 그 양반 스타일이 그래 음~ 너 소냐? 나 최영의야 응~ 그리고 소뿔 딱 잡아 응~ 그리고 좆나게 내리치는 거야 응? 소뿔 빠개질때까지"
강함에대한 동경 누구나 한번 특히 남자라면 가져 본다. 배달의 강함에 대한 집착은 조선인으로서의 차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집단이나 사회나 소수는 차별 받는다. 민주화라던가 역사의 진화는 차별의 극복 과정이라고 볼 수있다. 요즘 차별이 겉보기는 덜 하지만 보이지 않는 차별과 새로운 차별이 더 많아지는 것같다. 최배달은 어찌 보면 영웅이 아니라 시대가 낳은 불행한 사람이다. 그렇게 라도 차별을 극복하려했던 불쌍한 사람이다. 더 이상 제2 제3의 배달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소수에대한 차별 강자의 약자에대한 지배와 군림을 없애야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강해져야 차별을 받지 않을까? 그러면 내가 강자 입장에서 누군가를 차별하지는 않을까? 그게 싫어서 그렇다고 내가, 우리가 강해지면 안되는가? 참 딜레마다. 이런 문제를 인류가 언제나 극복하게 될지 모르겠다. 보다시피 지금의 세상도 역시 최배달이 살던 그때와 다르지 않다. 언제까지 그래야 하는지? 언제까지라는 질문이 어리석은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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