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일 인형사 시사회를 보았다. 조금은 특별하게... 극장에서 하는 일반 시사회는 아니었고 명동 롯데 영플라자 옥상에서 진행이 되었다. 호러나 공포라는 장르를 즐기진 않지만 야외라니 맘이 혹했다. 8시30분 시작이라해서 8시 10쯤 도착했다. 롯데에서 주최하는지라 롯데 레쓰비 캔커피도 하나씩 주는데 좀 미지근했다. 커피를 받아 들고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았다. 앉자마자 하늘부터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하늘이다. 비록 도심의 회색빛 하늘 이었지만 하늘은 하늘이라 그런지 기분이 참 좋아졌다.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야외상영에 적당한 어둠이 깔렸고 스탭들이 분주하게 음향을 조정하는듯 하더니 스크린에 인형사의 첫장면이 나타났다.
영화보기전 "인형사"라는 제목이 궁금했다. 인형으로인한 죽음을 말하는 인형사(死)인가? 아니면 말도 안되지만 임은경이 여기저기 인형을 팔러 다니면서(인형 사세요~~)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공포일까? 별별 상상을 다 했었다. 주최측에서 나누어준 부채에 써있는 글을 봐도 힌트는 없었다. 나중에 공식 홈페이지 보니까 인형사가 3가지의 한자로 써있었다. 인형사(師), 인형(事), 인형(死),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해 보니까 인형사의 "사"를 3가지로 쓴데는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인형을 만드는 사람에 얽힌 이야기이고, 인형으로 인한 공포스러운 일들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기도했고, 또 인형때문에 죽는 일들이 벌어지는 영화니까 3가지 의미는 다 있는듯하다.
영화의 처음은 일제시대처럼 보이는 배경에서 시작한다. 수십년전, 한 여자를 목숨처럼 사랑한 남자가 있었다. 그녀에게 차마 자신의 사랑을 알리지 못한 채 그는 여인과 꼭 닮은 인형을 만들어 대신 사랑을 쏟았다. 마침내 그녀가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남자는 인형을 잊은 채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그러나 어느 날 여인이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으로 몰려 죽음에 이르게 된 사내.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죽어가는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인형, 사내 자신이 만든 인형의 싸늘한 얼굴이었다.
김유미(헤미), 임은경(미나) 주연이라고 했으나 임은경은 주연정도의 배역은 아니었다. 김유미를 비롯한 여고생, 사진작가, 직업모델, 데미안이라는 인형을 끔찍히도 사랑하는 여자 등 ... 다섯명이 숲속 작은 미술관에 초대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 된다. 영화 초반부터 미술관에 뭔가 이상함이 느껴진다. 최관장은 뭔가를 숨기는듯했고, 인형작가는 그 생김과 목소리만으로도 미스테리하게 보인다 그리고 미나라는 인물도 등장한다. 이상하게 미나는 헤미 앞에만 자꾸 나타난다. 미나는 다름아닌 혜미가 기억은 못하지만 어려서 데리고 놀던 인형이다.
미술관의 인형작가인 휠체어 탄 여자는 예전의 그 사내가 만든 인형의 생령인가보다 이 작가는 최관장을 통해 다섯명을 초대했는데 이 다섯명은 모두 같은 고향 출신이다 그렇다 이 인형작가는 그때 그 사내를 죽인 후손들을 죽여서 복수하겠다는 그런 계획을 세우고 감행한것이다. 모두 같은 고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상한 분위기가 자꾸 흐르자 "이제부터 하나씩 죽겠군"하는 생각에 난 흥분 되었다
직업모델로 나오는 태승은 미술관 인근의 살인사건을 조사하기위해 위장해 들어온 형사였다. 데미안이라는 인형을 끔찍히 사랑하는 여자가 죽고, 여고생이 화장실에서 죽는 사건을 시작으로 여고생의 죽음을 목격한 사진작가도 죽게 되고, 숲속의 작은 미술관은 인형의 복수에 피바다가 된다. 주인공인 혜미 역시 이 복수극에서 안전할 수 없다. 복수의 칼끝은 혜미에게도 다가왔고, 태승은 그녀를 구해 보려고 노력하나 역부족... 이제 우리의 미나가 나설 차례다. 죽음의 위기에처한 혜미를 인형작가로 부터 구하기위해 온 힘을쓴다. 비록 헤미는 자신을 기억 조차 못하고 버렸지만...
인형작가는 미나와 자신의 남편이자 최관장(천호진)의 처남인 남자에의해 최후를 맞는다. 이 남자도 역시 부인처럼 인형 작가이다. 이 남자 컨셉이 올드보이 최민식 인가보다. 영화 내내 최민식 비슷한 외모땜에 웃겼다. 마지막에 도끼들고 설치는데 올드보이 장도리 액션 씬이 생각이 날 정도 였으니... 아무튼 인형작가의 복수극은 끝내 성공하지 못한다. 이 여자 아직까지 사람인지 아니면 수십년전 그 사건 당시 인형인지 잘 이해 안감. 나중에 이 인형작가 죽어서 불태우는 장면에서 인형 태우는 것 같기도하고 해서 더 햇갈림.
우리가 애정을 주고 아끼던 인형, 그들도 우리에게 애정을 주고 있었을까? 어느날 사람들은 인형을 버렸고, 그로인해 인형은 인간에대한 사랑이 미움으로, 또 복수심으로 바뀐다. 구지 대상이 인형이 아니고 사람이라도 그 애정이 식은 이후 서로의 관계 설정은 어찌 될까? 사랑이 끝날때 아름답지만은 않은 현실을 우린 너무도 많이 본다. 서로의 애정이 복수와 미움으로 변하지 않고, 사랑은 사랑 그대로 남는 그런 세상이면 좋겠다.
무더운 여름 인형사 후기를 쓰다가 지나간 사랑이 생각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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