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으례히 기다리는 영화중의 하나가 바로 헐리웃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드림윅스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영화 한편이 있다 그건 다름아닌 슈렉… 다름아닌 녹색괴물 슈렉이다 그동안 몇 년 전부터 헐리웃은 애니메이션 경쟁이라도 하듯 너도나도 각각 다른 회사에서 물밀듯이 들고 나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턴가 좀 식상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런데 최근 선보인 슈렉이란 애니메이션은 그동안 보여줬던 애니메이션의 허를 찌르는 과히 국보감 1호 보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동화속의 어여쁘고 착하고 용맹스럽게 생각하고 있던 상상력의 세계를 무참히 차버리기라도 하는 듯 발깍 뒤집어 놨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각종 매스컴의 언론들은 그동안의 애니메이션 중 최고의 영화중의 하나라고 손꼽고 있고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본선 진출이라는 대단한 결과를 낳았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는 이목을 집중시키는 법이니까….
우리가 그동안 동화책 속에서 봐왔던 인물들은 공주는 착하고 순진무구에 언제나 희생량이 되지만 언제나 왕자가 구하러 올 것이라는 확신에 오랫동안 기다리고 그런 기다림 속에 당연히 등장이라도 하는 각본이라도 쓴 것처럼 화려한 옷차림과 뛰어난 용맹술을 겸비하며 많은 모험과 험난한 길을 오직 공주를 위해 힘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단지 상상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었을까? 아님 우린 단지 꿈속에서나 있을 법한 애기들을 전해들은 것일까? 영화는 이런 허구적인 애기를 말도 안되는 비현실적인 것들이라고 꼽집기라도 하 듯 언제나 왕자만을 기다리는 공주는 착하고 순진무구한 것과는 거리가 먼 내숭에 자기 실속은 다 차리고 게다가 뛰어난 싸움실력까지 갖추고 있는… 또한 왕자는 또 어떨까? 잘생긴 미남에다가 성격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젠틀맨에 거기다 매너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그런 사람을 상상하고 있진 않았을까? 그런데 과연 이 둘의 모습을 보고 우리가 그 옛날 그렇게나 밤샘 지새며 듣고 자랐던 정말 꿈 같은 애기만은 아닐 것 같던 그런 모습의 공주와 왕자의 모습일까? 아니다 그건 아닐 것이다 언제나 우린 그러기를 바라는 소망내지 꿈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동화에서 들려주는 건 어쩌면 지금 우리의 사는 현실을 똑바로 보고 직시하라는 일종의 경고성 말투로 들린다 언제나 우린 동화적 상상이 마치 현실의 한 궤도를 차지하는 것처럼 일종의 무의식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결국 그건 단지 꿈내지 이룰 수 없는 결국 자기만의 좋은 추억일 뿐인 것이다 언제나 동화속에서는 우리가 이루지 못한 것들이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난다 하늘을 날아다닌다거나 요술을 부린다거나 또는 자유자재로 변한다거나 하는 일종의 마법성 이야기에 너무도 많이 길들여져 있는 현실세계에 잠시 그런 세상은 정말로 동화속 세상에만 존재 하는 것처럼 우리의 상상속의 세상을 무참히 찢밟아 버린다
수많은 헐리웃 애니메이션을 봤지만 이 애니메이션도 그 구성요소나 체계적인 것은 기존 영화와 별반 다르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다만 이 애니메이션은 우리가 그동안 웃고 즐기고 또 한참을 그 속에 푹 빠져 있는 순간을 잘 포착해서 다른쪽으로 약간은 설정을 돌려 놓고 그리고 나서 우리를 초대한 것이 그동안의 애니메이션과는 거리가 있다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엄연히 동화적 상상의 세계와는 무관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동화속인 존재 즉 우리가 맘껏 상상하고 또 즐기기 위한 하나의 놀이 방편이고 잠시 쉴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지 그게 결국 현실의 이상이 될 수는 없다는 걸 말이다
여름을 겨냥한 헐리웃의 야심작은 언제나 새로운 아이템과 그리고 볼거리로 언제나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는데 이번엔 조금은 색다른 조금은 어색할지 모를 헐리웃의 애니메이션 슈렉…. 미국에서는 올여름 개봉성적 중 최고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데 과연 우리나라는 어떨지 궁금하다 그동안 재미와 즐거움만을 느꼈었던 사람들에겐 좀 지루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한번쯤 이런 애니메이션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이 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봐도 무관할 듯 하다 상상은 언제나 즐거운 거니까…
인생이 그래도 즐거운 이유는 상상속에서라도 우리가 원한 것을 이룰 수 있고 또 그러기를 바라면서 서서히 그 꿈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보는 것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