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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력과 분위기를 지닌...그래서 얼굴 없는 미녀!! 얼굴없는 미녀
julialove 2004-08-03 오전 3:13:49 1190   [6]

최근들어 우리나라의 신작영화 관련 뉴스기사들의 대부분은 그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 보다는 그 영화 속 배우에 대한 이런저런 가십거리로써 포장되곤 한다. 그러한 추세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영화 한 편이 바로 김혜수, 김태우 주연의 [얼굴 없는 미녀]이다. 일찌감치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변신과 소재로 화제를 모은 영화이지만 그런 한가지 화젯거리로 말하기엔 너무도 많은 요소들로 관객들을 자극하는 영화가 바로 [얼굴 없는 미녀]이다.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거칠면서도 감각적으로 그려낸 [로드 무비]를 통해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김인식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20년이라는 연기경력동안 시도해 보지 못한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보여준 김혜수, 최면을 통한 은밀하고 위험한, 그리고 허락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소재, 내용과 장르를 구분할 수 없는 미스테리하고 괴기스럽기까지 한 제목까지 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구조물들 만으로도 [얼굴 없는 미녀]라는 한 편의 영화에 여러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지게 해줄 것이다. 그래서일까 무수한 소문과 가십거리들로만 알려진 영화 [얼굴 없는 미녀]의 얼굴을 이제야 확인하게 되면서 설레임과 더불어 왠지모를 두려움까지 느끼게 된다.

나즈막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와 함께 상당히 피곤하고 어딘지 모를 불안함으로 가득 찬 한 여자의 등장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녀의 이름은 지수이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소설을 써내려 가고, 갑작스런 공포감을 느끼며 발작을 하게된다. 이렇게 하루에도 수십번 감정의 기복이 생기는 경계성 성격 장애를 가진 지수와 그녀를 담당한 정신과 의사 석원의 첫 만남은 너무도 일찍 지나쳐 버리고, 1년 후 지수와 석원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얼굴 없는 미녀]는 영화의 시작과 함께 지수와 석원이란 두 중심인물을 관객들에게 하나둘씩 묘사해간다. 풍성하게 흐트러진 머리와 화려하고 도발적인 패션, 허스키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와 불안함과 신경질적임을 동시에 담은 눈빛과 표정을 지닌 지수, 건조하고 차가운 모습의 정신과 의사 석원이라는 캐릭터는 이미 영화의 시작과 함께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그들만의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로드 무비]에서 김인식 감독이 보여준 인물들과 같이 이번 영화 속 캐릭터들 역시 건조하고 냉정하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듯 하면서도 영화를 보는내내 관객들의 뇌리를 뒤흔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독특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묘하고 신비한 분위기가 바로 김인식 감독의 영화가 주는 매력이며 이번 영화 [얼굴 없는 미녀]에 관객들의 시선이 사로 잡힐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얼굴 없는 미녀]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것은 제목이 상징하듯이 여주인공 "지수"라는 캐릭터의 변화이다. 현실 속 그녀는 항상 우울하고 신경질적이며,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못한 채 자신만의 틀에 갖혀 살아가는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여자이다. 그리고 최면 속 그녀는 너무도 조용하고 여리며 누군가에 의해 상처받고, 아파하는 그런 여자이다. 그리고 그런 두 모습의 지수를 바라보는 석원은 점차 그녀에게 빠져들며 현실과 최면을 오가는 위험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이처럼 영화 [얼굴 없는 미녀]는 영화 속 캐릭터만으로 모든 분위기를 이끌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캐릭터 하나하나에 강한 이미지를 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 [얼굴 없는 미녀]가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는 것은 김인식 감독 특유의 거칠면서도 부드럽게 파고드는 전개와 느릿느릿하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그 사이사이마다 여운을 품게 만드는 구성 때문이다. 지수와 석원의 우연한 만남부터 그들이 보여주는 관계와 소통은 건조하고 거칠기만 하다. 자신의 모습을 쉽게 보이지 않으려 하는 지수와 그렇게 얼어 붙은 지수를 최면을 통해 녹아들게 만드는 석원을 통해 관객들 역시 차갑게 굳어 있는 거친 스토리 속에서 점차 지수와 석원의 관계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길게 이어지는 복잡한 인물들의 심리와 그들의 관계를 단편적으로 끊어 보여주며 관객들 스스로가 고민하고, 관객들 마저 혼란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거짓말과 진실을 분간할 수 없는 지수의 이야기와 사랑과 위험한 욕망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석원의 모습처럼 관객들 역시 혼란과 갈등이라는 최면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김인식 감독이 보여주는 스토리 전개의 특징과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들이 영화를 보는내내 관객들의 감정을 매료시킨다면 이번 영화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영상과 몽환적이면서도 미스테리컬한 음악, 공포와 불안을 오가는 영화의 분위기는 [로드 무비]와는 또다른 모습의 김인식 감독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 지수가 보여주는 도발적이고 화려한 의상, 세련된 악세사리들과 깔끔하게 정돈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여러 세트들까지 [얼굴 없는 미녀]에서 보여주는 영상들은 잠시도 관객들의 시선을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장면장면마다 삽입되어 흐르는 독특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과 심지어 공포스럽기까지 한 음향들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인물들의 심리를 대변해 주는 동시에 관객들 역시 미스테리하고 묘한 분위기에 사로 잡히도록 한다. 영화 [얼굴 없는 미녀]는 세련되고 화려한 영상과 독특하고 몽환적인 음악들로써 육감적인 자극을 주는 동시에 그러한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기괴하고 미스테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포스럽기까지한, 그리고 비밀스러움과 환상의 분위기를 동시에 담아내며 영화의 제목만큼이나 가늠할 수 없는 특별한 감정의 체험을 하도록 해준다.

이처럼 [얼굴 없는 미녀]는 시종일관 여러가지 감각적인 요소와 이미지 강한 캐릭터들로써 관객들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정작 영화를 통해 감독이 보여주려 한 것들이 그러한 풍성하고 화려한 외적요소들에 의해 사묻힌 듯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는 것이다. 영화내내 지수는 무언가를 이야기 하려 한다. 그리고 석원은 비록 지수의 최면을 통해, 그리고 육체적 관계를 통해 무언가를 느끼려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관객들 역시 영화를 보는동안 지수와 석원이란 캐릭터에게서 많은것들을 보고 있지만 정작 관객들은 그들의 관계를 통해 얻게되는 것도, 그리고 느끼게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영화는 자꾸만 전달하려 하고, 느끼게 하려 하지만 마치 최면에 걸린 지수의 모습처럼 화려하고 감각적인 요소들에 의해 깊게 빠져버린 관객들은 어느 하나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 속에서는 확실하게 보여주려는 뚜렷한 이야기도, 캐릭터들이 전달하려는 확실한 메세지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영상 속에서는 깊게 빠져들어가 있지만 그 영상을 통한 시각적, 청각적 자극만 경험할 뿐 그 어떠한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전작인 [로드 무비]가 동성애라는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거칠지만 깔끔하고 냉정한 시각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불어 넣었주었는데 반해 [얼굴 없는 미녀]는 최면과 현실 사이에서 여러 감정이 오가는 지수의 불안한 심리와 그녀를 통해 욕망과 집착에 사로 잡히는 석원의 혼란과 갈등처럼 뚜렷한 해답없는 메세지들을 복잡하게 늘어 놓았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 없는 미녀]는 극단적이면서도 소름끼치도록 기괴한 결말로써 관객들의 혼란스러움을 단번에 잠재워 버리고 있다. 시종일관 고민하고 갈등하던 관객들은 결말로 갈수록 기괴하고 미스테리한 분위기에 사로잡히고, 극단적이고 기괴한 결론으로써 마지막을 매듭짓게 된다. 이것 역시 [얼굴 없는 미녀]가 가진 독특한 개성인 동시에 마지막까지 깊은 혼란과 최면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들어 버린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영화는 너무도 세련되고 자극적인 화면들로 가득차 있고, 그러한 자극적인 영상과 음악들로써 충분히 관객들을 매료 시켜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보여주는 또 한가지 자극은 바로 배우들이 보여주는 파격적이면서도 이미지 강한 연기이다. [얼굴 없는 미녀]라고 하면 항간의 화제가 되기도 한 김혜수의 연기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그녀의 노출연기에 온통 이목을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김혜수의 연기는 기존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김혜수만의 노력과 열정의 흔적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연기경력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이렇다할 강한 이미지의 연기를 보여주지 못한 김혜수였기에 특히나 노출까지 감행한 이번 영화 속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많은 의구심과 색다른 기대감을 가지도록 해주었다. 그래서일까 복잡한 심리적 장애를 가진 "지수"를 연기한 김혜수는 지금것 보여준 그녀의 연기와는 사뭇 다르고, 강렬한 이미지의 연기를 보여준다. 나즈막하게 가라앉은 허스키 보이스와 복잡한 심리만큼이나 다양한 감정을 담은 눈빛, 미세한 표정의 변화와 떨림 등은 "지수"라는 캐릭터를 강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김혜수라는 배우만의 캐릭터로 만들고 있다. 굳이 노출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도 될만큼, 아니 오히려 김혜수의 노출보다 그녀가 보여주는 연기의 변화와 강한 이미지가 더욱 강렬하게 뇌리에 박히게 될 것이다. 또한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김혜수 특유의 도발적이면서 화려한 의상과 외적인 모습 역시 영화 속에서 김혜수라는 배우에게 시선을 뗄 수 없게 해줄 것이다.

한편,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에게 사랑을 느끼고 최면을 통해 그녀를 가지려하는 욕망과 집착에 사로잡힌 석원이란 캐릭터를 연기한 김태우 역시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매 영화마다 차분하고 조용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김태우는 [얼굴 없는 미녀]를 통해서 기존의 캐릭터들보다 더욱 강렬하고 뚜렷해진 이미지 연기로써 관객들을 사로 잡고 있다. 음울하고 어두운 표정과 건조하고 차가운 모습의 석원이 겪는 혼란과 갈등, 두려움과 욕망에 의한 집착 등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심리적 상태를 차분하게 표현함으로써 소름끼치도록 와닿는 연기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지수에 의해 점점 변화해 가고, 그녀를 통해 느껴지는 욕망으로 인해 자기 자신을 오히려 혼란과 두려움 속으로 몰아 넣어 가는 석원의 감정과 그 변화는 김태우라는 배우의 조용하고 건조한 이미지와 맞물려 관객들에게 소름끼치도록 와닿게 해준다. 이처럼  [얼굴 없는 미녀]는 김혜수와 김태우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변화시키고 활용함으로써 영화의 분위기에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확실하게 발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영화가 가진 외적인 요소로만 뉴스화가 된 [얼굴 없는 미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한 선입견만큼이나 그 속에는 색다른 매력과 볼거리를 담고 있다. 일찌감치 외적인 요소들로만 영화에 대한 편견을 가진 관객이라면 그 편견들에 의해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영화 속 분위기와 영상들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항상 "건강미인", 파격의상 등 외적인 요소들에 의한 평가만 받아 온 김혜수가 이번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연기에 대한 노력의 흔적과 파격적인 연기변신, 김태우라는 배우가 보여줄 색다른 이미지를 확인하게 될것이다. 영화 [얼굴 없는 미녀]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우며 몽환적인 분위기로 가득 채워진 화면과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로써 확실히 편견을 깨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미 언급했듯이 그렇게 화려한 겉모습을 갖추어 시선을 사로잡고,  영화 속에서 감독 스스로가 전하려한 메세지는 드러내려 하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관객들에게 뚜렷한 표정으로 나타내지 못한 마치 영화 제목 그대로 "얼굴 없는 미녀"가 된 느낌의 영화이다. 그렇지만 많은 편견을 깨뜨리고 환상과 미스테리로 다가오는 화려한 미녀의 얼굴을 한번쯤 느껴보고, 그 최면 속에 빠져들게 하는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기에 영화 [얼굴 없는 미녀]는 "아주 조금"의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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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미녀(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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