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낫 스케어드]는 정말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던 영화였다..(달랑 제목만 알고 갔다..용하기도 하지..)초반부엔 아이들이 떼(?)로 나오는 것을 보며 대략 이란의 그 티없는 동심을 다룬 예의 다른 영화들을 기대하고 있었다..뭐 그런 영화들도 또 잘 보는 편인지라...^^ 오늘은 또 무슨 주제를 가지고 나를 즐겁게 해줄까하고 기대했었다..(전 그 이란의 어린이 영화들의 그 순수함이 좋아요~^^ )그러나 이게 웬걸..주인공 소년 미카엘이 동생의 잃어버린 안경을 찾으러 간 폐가 구덩이에서 '사슬에 묶인 다리'하나를 발견하면서부터 얘기는 복잡해지기 시작하고..이란의 그 티없는 순진 무구한 영화들의 그 단순한 이야기 구조와는 달리 훨씬 복잡한 이야기 구성을 가지며 제법 스릴러 분위기까지 풍기기 시작 한다..(사실은 추악함을 숨기고 있었지만..ㅡㅡ;;) 미카엘은 그 구덩이에서 발견한 소년에 대하여 갖가지 아이들적인 상상력을 동원하며 그 소년이 누구인지 궁금하기만 하다..더불어 여행을 떠났던 아버지가 돌아오고..집안엔 낯선 사람들이 드나들기 시작한다..호기심이 충만한 10살..미카엘은 모든게 궁금하지만..구덩이의 소년과 친구가 되고 싶다..그래서 용기를 내어 그에게 다가가 친구로 남기를 바라지만..자신이 죽었다고 믿고 있는 그 소년의 마음을 열기란 그리 쉽지 만은 않은 일이었다..그래도 순수하게 다가서는 미카엘...드디어 소년의 마음을 얻고 친구가 된다.. 그러나 현실은...너무도 가난한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에겐 더 많은 것을 주기 위한 이기심으로 유괴해 온 아이! (그러나 그 아이의 엄마는 도대체가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그 만큼의 돈이 없어서 내어 줄 수 없다고..하여 대치된 상태..)그 아이가 바로 필리포였던 것이다..미카엘은 어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는 않았지만...어른들의 일에 자기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그저 소극적인 반항밖에는...그리고 필리포를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 주고 싶다..자신이 어떻게 되더라도 말이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한 아이의 시각을 통하여 이 유괴사건을 '보고' 하고 있다..어른들끼리의 말다툼등도 미카엘의 훔쳐보기로 이루어져 있다..그래서 그 어른들의 추악함을 너무도 객관적으로 볼 수있게 해준다. 그 객관성을 끝까지 유지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불편하고 미안했으며(아이들에게)..그 어른들의 추악함과 우둔함 때문에 영화 종반부엔 내가 어른이란 것이 창피스러울 정도였다....ㅠ.ㅠ 어른들의 그런 면에 반하여 그들의 우정은 너무도 순수하고 아름답다...대비가 되서 더 순수하고 아름답게 비췄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아이러니는..드넓은 밀밭에서 주요 사건들이 펼쳐져서 겉으로 보기엔 너무 너무 평화로워 보인다는 거다. 거기다가 그 밀밭들은 추수철을 맞이하여 누렇게 익어 바람에 흔들리거린다..풍요로워 보이기까지 하다..ㅠ.ㅠ 그러나 사실은 모든 추악한 사건을 감춰 주는 그런 밀밭이기도 했는데 말이다. 그 평화로운 밑밭에 그런 끔찍한 일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더 무서워 보였다..그래서 영화 중반부에 미카엘의 도움으로 잠깐 외출을 나온 필리포와 미카엘이 넓다란 밀밭을 구르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평화롭게 누워 있던 두 소년의 모습이 뇌리에서 쉽게 떠나지를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 두 소년의 우정이 영원하길... 앞으로 그들이 만들어 갈 세상은 그들의 우정처럼 아름답고 순수하길..
덧글1:그 동안 오락용 영화만 보면서 남는 게 없어라고 고민했던 분들 꼭 보세요~ 그들의 우정에 감동의 눈물이 흐를 것입니다..^^ 원래 오락용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인데..가끔 이런 영화를 보면 웬지 모를 뿌듯함이 있어서요..오랜만에 강추를 날립니다..(단 뇌를 비우고 보심 안됩니다..^^)
덧글2:음악도 그 넓고 누런 밑밭과 참 잘 어울렸어요..깊게 알진 못하지만..그런 클래식한 음악이 참 풍요롭고 마음 넉넉해지게 보이게 하던데요....비록 그 그림(화면)이 현실과는 너무도 먼 거리에 있긴 했었지만...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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