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가 있었단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오래 전 일이라서... 지금은 과학역사이야기에만 존재하는 얘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빙하기가 돌아왔다.
인도에 눈이 내리고 일본에 수박만한 우박이 떨어진다. 이 영화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난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영화이다.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정도의 높이... 왠만한 초고층빌딩을 절반을 삼키고도 남는 해일이 뉴욕을 덮쳤다. 자유의 여신상은 가슴 윗부분만이 보이고 해일의 끝자락이 어딘지도 모른 채... 우리 인간은 작은 물줄기 쓸려나가는 개미마냥 물 속에 잠겨진다.
엄청난 추위... 날아가던 헬리콥터가 순식간에 얼어붙는 바람에 추락한다. 추락한 잔해에서 탈출하려는 순간.... 얼어붙는 사람.
살아있든, 죽어있든...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순간냉동 시켜버리는 추위가 우리를 덮친다. 아무리 유명하고 가치가 있는 책일지라도 살기 위한 인간에게는 한낱 불을 살리기 위한 재료일뿐.
재난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휴머니즘과 감동을 주려고 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이런 장면 하나쯤은 반드시 있는데...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나 연인이 안타깝게 죽는다. 그것도 주인공을 살리기 위해 희생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그런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재난영화에서 사랑하는 연인은 꼭 등장하기 마련이다. 주인공의 아들 역시 사랑하는 여자때문에 뉴욕에 갔고 그 때문에 아버지의 긴 여행이 시작된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친구는 죽고...)
이 영화를 보면서 <개미>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개미>를 보면 개미왕국은 정말 철저하게 계급을 지키며 자기할일을 하면서 지낸다. 그러나 일개 개미 한마리는 빗방울 하나에 갇히면 빠져나올수없는 미약한 존재일뿐이다. 우리 인간도 개미와 다를 바가 없다. 자연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서는 일개 개미와 동일하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남는 자들이 있다. (개미에서도 살아남는 거... 아시죠?)
어쩌면 우리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살고 있는지 모른다. 자연에 먹히고 그런 자연을 정복하고 그러면서 그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삶... 그것이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힘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