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은 다른 여타 시리즈물과는 다릅니다.
배트맨, 슈퍼맨과는 달리,
스파이더맨은 평범한 한 소년이 희대의 영웅이 되기 때문에,
더 인간미가 느껴지고 스토리가 그나마 좀 사실적이기도 하지요.
더군다나, 하나의 소시민이 영웅이 되기에 다른 배트맨, 슈퍼맨과는 또 달라서
적어도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만화 스파이더맨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겠죠.
하지만, 영화 스파이더맨 전편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영웅이 되니 정말 재미있더라. 악당? 나쁜놈들? 그거 별거 아니더라. 두 방에 죽더라.. 하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죠.
거기에 메리 제인과 얽히는 스토리 전개도 엉성했습니다. 너무나 익숙했죠.
영화 끝나고도 내가 왜 이 영화를 봤나.. 하는 느낌이었죠.
거기에 아무리 블록버스터 라고도 하지만 감독인 샘 레이미의 향취를 느낄 수 없어서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스파이더맨2는 어떤가요?
일단, 배트맨과는 또 다른 인간적인 고뇌를 잠깐 한다는데에 의의가 있겠죠.
거미줄이 나오지 않는 것도 스파이더맨과 평범한 피터로 대비되는 이중적 삶에 대한 일종의 자존심 결여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메리 제인과의 러브 스토리, 이어질 듯 안 이어질 듯 하는 사랑..
오스본인가요? 그 사장 아들녀석과의 관계 속에서
닥터 옥토퍼스까지 가세하는 숨가쁜 스토리 전개는 보는 저로서는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많은 분량을 압축적으로 선과 악이라는 특유의 이분법에 잘 녹아냈죠.
그러나 스파이더맨2는 어디까지나 블록버스터 입니다.
우리가 이런 영화에게서 살인의 추억같은 스토리를 기대할 수는 없잖아요?
비록, 피터가 자신의 삶에 대해 고뇌하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더 나은 자신 (스파이더맨이나 피터이거나)을 위한 과정에 불과합니다.
결국은, 자신감을 충만한 스파이더맨으로 돌아왔지만요.
그 자신감을 충만한 결과, 닥터 옥토퍼스와 전철에서 싸우고
떨어지기 일보직전인 전철을 엄청난 얼굴의 압박으로 이겨내면서 승리를 쟁취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승객들의 행동들..
그냥 쓰러진 스파이더맨을 부축해주면 되는데
또 그걸 들어다주지요...
왜 그러죠?
보는 저는 정말 의아했습니다.
결론은 하나죠. 영웅으로의 인정이다.
하지만, 나중에 얼굴을 벗겨보니 나오는 반응은?
이거, 평범한 소년이었던거죠.
제 생각이지만, 처음엔 영웅주의로 묘사하죠. 사람들의 영웅에 대한 기대 심리... 그래서 들어다주는거죠
근데, 실제로 가면을 벗으니 어떻던가요? 너무 평범한 소년이었던거죠.
우리 아들하고 비슷하네.. 라는 한 승객의 말이 기억이 납니다.
스파이더맨2의 특징이 잘 보이는 부분입니다.
평범한 소시민과 영웅의 이중성.
그 부분이 바로 교차되어 드러나는 부분이 전철씬이죠.
물론, 그 부분의 CG는 너무 오버였어요. 특히, 갑자기 잘 가던 전철 철로가 공사중이었다는.. 아무 말도 없이...
배우들은 어땠나요?
만족스러웠습니다. 알프레드 몰리나를 블록버스터에서 볼 수 있었다는게 새로웠군요.
또, 지난 1편과의 관계를 가끔씩 연결시켜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닥터 옥토퍼스가 깨어나는 장면이 옛날 이블데드를 보는 것 같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네, 샘 레이미가 이번에는 자신의 주특기를 잊어버리지 않고 넣었군요.
하지만 3편은 좀 불안합니다.
2편이 일종의 과도기였다면
3편은 정말 하나의 거듭난 뉴 스파이더맨일테니까요.
2편 결말도 그래서 3편의 내용을 완전 다 드러내주지 않습니까?
이제는 본격적인 싸움 밖에 남지 않은거죠..
정체도 드러났겠다. 메리 제인도 왔겠다.
그렇게 싸울거라면 아마도 2편에서의 긍정적 요소가 3편에서는 다 빠져버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