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제목이 내일(tomorow)가 아니라 모레(the day after tomorow)라는 제목에서 환경 문제를 내일로 미루다가 모레에 큰일 당한다는 내용일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받아 이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그런데 환경 문제의 비중보다는 자연의 복수 처럼 보여지는 재난과 어설픈 부성애가 더 큰 영화였습니다.
일단 배경은 미국입니다.(미국사람들이 주된 고객이라 이거죠.ㅋㅋㅋ)
주인공인 기상학자는 극지방의 해빙이 가져다줄 재난에 대한 발표를 국제 회의에서 합니다. (자신도 확신하지 못한 가설을 발표하면서 부통령과 언쟁이라...영화라고 생각하고 걍 봤습니다)
학교를 대표하는 워싱턴D.C의 똑똑이 세명이 퀴즈대회에 참가하러 뉴욕으로 갑니다. (미국 대도시만 나와요)
거기서 엄청난 재난을 당합니다.(어떤 재난인지는 영화를 봐야겠죠?)
그 중 주인공의 아들은 똑똑함을 발휘 사람들이 재난 상활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이끕니다.
워싱턴에 있던 고시대 전문 기상 연구원인 아버지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동료들과 뉴욕으로 갑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기더군요. 왜 뉴욕에 있던 사람들에게 위성을 이용한 연락가능한 수단(요즘엔 진짜 많던데)이 없다고 설정했는지?
아버지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어머니는 환자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가족이 모두 다 영웅입니다. 쩝!)
그리고, 아들을 구하기위해 가던 동료들 중 한명은 쇼핑몰에 빠져서 죽습니다. (쇼핑몰에서 영웅적을 죽죠..식상합니다)
기타등등 뻔한 스토리는 여기저기 깔려있더군요. 하지만 빠르게 화면이 바뀌면서 엄청난 재난을 눈앞에 그려내는 데 깜박 가겠더라구요. 제가 다큐멘타리를 좋아하는 데 BBC의 생명의 진화에서 공룡이 멸망하는 부분만 10회분을 1회로 압축한 스릴감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아버지의 어설픈 부성애에 가슴이 답답해서 아프더군요.
마지막 장면에 보이는 무수한 헬기들... 그 헬기들을 타고 올 수 있었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동료까지 희생시키며 눈보라를 뚫고 온 아버지의 부성애에 쓴 웃음이 나는 영화였습니다.
사족을 좀 더 붙이자면 이 영화를 미국에서 개봉할 때 부시진영이 어쩌고 저쩌고 한것도 순 뻥 같던데요.
이 영화를 보고 부시대통령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체니 부통령을 살짝 비꼬기만 했더군요)
지구의 온난화와 그로인한 극지방의 얼음이 녹는 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는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태평양이나 대서양 연안의 많은 섬나라들은 이미 침수되고 있다죠. 거기다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태풍들....
이미 재난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피부로는 실감 안되는 빙하기의 재현을 보면서 재난이 모레가 아니라 글피쯤에 올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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