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싸인> 은 동일한 감독의 영화 식스 센스에 관객들의 관심이 너무 치우쳐진 바람에 실패한 케이스라고 생각됩니다. 뭐, 북미에서 많은 수입을 거둬들였으니 그다지 실패한 것은 아니지만 관객들이 싸인을 보고난 뒤 샤말란 감독에 대해 완전히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말인데요... 저는 오히려 외계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준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인디펜던스 데이나 화성 침공에서는 외계인들의 나쁜 모습이나 외계인의 거대한 침공에 치중되었으나, 싸인에서는 조용히 왔다 사라지는 오히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싫어해서 숨기는 소시민적인(?) 그런 샤말란의 외계인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영화 식스센스는 물론 우수한 작품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그에게서 언제나 반전영화만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메멘토>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인가? 가 말하기를 반전 영화는 오히려 이야기를 뒤집어서 붙여나가야 하기 때문에 반전 영화 만들기는 관객들이 생각하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가 오히려 부담을 지니고 만든 작품 언브레이커블은 심하게 혹평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건 샤말란 감독이 반전에 치중하는 바람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언브레이커블>을 보다보면 만화 주인공을 소재로 하는 참신한 소재와 실화의 바탕, 느린 화면 전개로 특유의 기법을 보여주던 샤말란은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 깜짝놀랄 것이라고 장담을 했건만 오히려 마지막 장면 때문에 영화를 보는 동안 쌓아 왔던 영화에서의 다른 의미로의 해석을 불필요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미국의 영웅주의적 관념이 미국에 오래 머물게 되자 감독의 머리에 박힌 것 아닌가 싶을 정도 였습니다. 그에 비해 싸인은 제작사에서 너무 반전을 강조하는 바람에 그 큰 기대가 사람들을 실망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영화 그 자체에서 이제 샤말란 감독이 반전이라는 굴레보다는 철학적 메세지를 택한 것 같아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저도 반전 영화를 좋아하는 터라 반전을 내심 기대했건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깨달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멜깁슨의 연기와 이번에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외계인들의) 깜짝쇼 (?) 라든가 느린 전개는 샤말란의 메시지가 전달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됩니다.싸인이 비록 혹평을 받긴 했지만 싸인은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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