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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소에 대한 비평-과연 이 영화의 정체는 무엇인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wellwing 2004-06-09 오후 11:43:00 1260   [14]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일명 여친소가 저번주 개봉을 했다. 해외 전액 지원과 중국 홍콩 한국 아시아 동시 개봉이라는 쾌거를 이뤄내며, 그리고 수많은 자칭 전지현의 애인들과, 엽기적인 그녀를 그리워하는 역시나 수많은 영화 관객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그 문을 연 것이다. 그렇지만, 첫 기자 시사회부터 영화에 대한 평은 좋지 못했다. 그리하여 곽재용은 무려 15분이라는 분량을 잘라내고 영화를 개봉했다고 한다. 그러나, 덜어낸 것을 개봉한 지금도 영화에 대한 평은 아주 좋지 않다.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솔직히 궂이 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왜 좋지 않은가에 대해서 이야기 했고, 또 알고 있기때문이다.

1. 곽재용감독.. 그의 집착

곽재용표 영화엔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주인공은 과거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고, "비" 는 그의 영화의 필수 요소이며, 전작과의 공통점을 향유한다는 것.. 물론 이것 말고도 여러 특징이 있긴 하지만.. 대표적인 특징이라면 이렇다. 그가 말하는 사랑은 매우 혹자는 클래식하다 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제는 "유치" 하다고 솔직히 이야기 해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는 여친소에서도 그 특유의 면을 대놓고 내세우고 있다. 영화속 여경진은 쌍둥이언니가 (이 언니는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그녀일지도 모른다. -_-) 자신때문에 죽었다는 아픔을 가지고 있고, 영화 중간엔 난무하는 점프컷들 사이에 마치 영화 보기 지루하니 잠시 쉬다 가시죠.. 라는 멘트라도 나올듯한 상황의 비오는 날 명우와 경진의 놀이 장면이 뮤비처럼 끼워져 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곽재용감독이 유난하게도 집착을 떤 것은 자기 자신의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표하듯 엽기적인 그녀와 연결되는 듯한 수많은 장면을 영화속에 삽입했다는 것이다. 홍콩에서는 여친소가 "엽기적인 그녀 2" 로 개봉을 했단 소리를 들었다. 뭐,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엽기적인 그녀와 어떻게든 엮어보려 했다면 조금은 이해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내 생각에 감독의 의도는 그래서만은 아니었으리라 확신하고 있다. (마지막에 등장한 차태현은 그야말로 오버의 극치였다.)

2. 전지현이라는 배우에 대한 기대감

영화를 보고나서 나는 곰곰히 생각해 봤다. 과연 내가 이 영화에 기대감을 품은 이유중에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것이 있었는가에 대한 점이다. 물론, 나는 전지현의 연기에 대해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녀가 연기를 잘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한다면 나는 별로 생각하지 않고도 "NO" 라고 단호하게 말 할 수 있을듯 싶다.
물론 전지현이라는 인기스타는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대한민국의 뭇 남성들의 연인으로서 그리고 많은 여성들의 시기와 부러움의 대상으로서 그녀는 벌써 수년간 빛을 발하고 있고,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와 상관없이 "엽기적인 그녀" 를 찍고 난 후 수 많은 CF 들을 차지하고 나서부터 그녀는 충무로 바닥에서 탐을 내는 비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녀가 CF 모델과, 그녀 자체 원래의 이미지를 보여준 것 말고 영화배우로서, 연기자로서 관객에게 보여준 것은 "엽기적인 그녀" 에서의 캐릭터 만이었다. 그 속에서 나타냈던 외강내유의 발랄함은 굉장히 독특한 것이었으며, 그녀와 상대적으로 잘 맞아떨어졌었다. 그러나, 아까도 말했듯.. 그것뿐이었다. 그녀의 연기는 그 선에서 머물러 좀처럼 상승할 줄을 모르고 정체해 있는 것이다.

여친소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여경진이라는 캐릭터는 시작과 동시에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캐릭터와 정말 똑같다는 인상을 진하게 남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기가 엽기때보다 나아졌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이미 한번을 봤기 때문일까.. 오히려 신선함이 떨어지고 보니, 맹숭맹숭했다는 느낌.
그리고 TV 드라마에서 수없이 봐왔던 평범한 그렇지만 얼굴만 이쁜 여배우들의 순애보 연기와 별다를게 없다는 그런 느낌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과연 우리는 영화를 보기전에 무엇을 기대한 것일까? 전지현의 연기에 대해서도 그 기대치가 높았던가!! 전지현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사람이라면, 아마 보는 것 자체로 만족할 수는 있었을것 같다. 연기가 어떻든간에.. 그녀는 충분이 매력적임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그리고 오히려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여친소는 오직 전지현을 위한 전지현의 전지현에 의한 영화니까 말이다. (사실, 장혁의 연기도 그닥 좋지는 않았으나.. 별로 기억에 남질 않아 할말이 없다. 오히려 잠깐 나온 김수로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더욱 오래 남는듯)

3. 한번에 몇가지 장르와 몇가지 이야기를 하는것인가.

여친소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실 끝이 없다. 끝이 없는 이야기들을 엮다 보니 무수히 많은 억지스러운 우연이 있어야만 했고, 또한 무수히 많은 점프컷이 필요했다.
일단, 경진과 명우가 사랑에 빠지기까지의 이야기가 필요했고, 명우가 죽을 것을 대비해 전지현의 쌍둥이 언니까지 등장시켜 자기 대신 죽은 언니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으며.. 영화가 너무 지루하지 않도록 납치범이 등장하고,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끈끈하고 애절하게 보이기 위해 비가 쏟아지는 날 낙석을 피하다 넘친 강물로 쳐박힌 차속에서 명우를 구하는 경진의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게다가.. 경진과 명우는 어느새 중세시대로 날라가 공주와 왕자를 자처하는 에피소드를 보여주기도
해야했다. 무려 15분이 넘도록................... -_- (새끼손가락이 그렇게도 중요했단 말이냐)
난대없이 등장한 잊혀진 이름 신창순으로 인해 명우가 죽자 순경에서 (민간인을 죽인것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형사가 되어버린 경진의 복수극과, 그 복수후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까지..

이러한 복잡하고도, 너무 많은 이야기들의 종합 선물세트는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이야기가 넘치다보니, 갑작스러운 변화와 뛰어넘기속에서 관객의 감정 역시 한참을 웃다가 갑자기 울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러니를 느끼게 되기도 한다.

여친소의 장르는 불분명하다. 경진의 직업은 순경이지만, 그녀가 활동하는 것을 보면, 마치 미국의 CIA 특수요원같기도하고.. 서울시내에 마피아들이 등장하질 않나.. 담배불로 도심 한가운데서 자동차가 폭발하질 않나.. 분명 8발도 채 안들어갈 듯한 권총에서 쉬지않고 총알이 튀어나오기까지.. 난무하는 액션 와중에, 명우와 경진 사이에선 너무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새록새록 나오고, 복수극까지 벌여야 하니 단순 로맨틱 코메디라고 하기가 뭐하다.
어쨌든, 장르를 100개를 섞던 1000개를 섞던 그건 순전히 연출자의 마음이겠지만 문제는 그 장르들이 서로 조화되지 못한 것에 있다. 위에 말한 것처럼 장르가 별다른 개기 없이 순식간에 변해버리는 상황에서 관객이 그 이야기에 몰입해서 눈물을 짓거나 웃음을 터뜨렸다고 보는 것은 억지다.
확실한 것은, 영화자체가 관객에게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장면은 웃기라고 만들었습니다. 웃으세요.. 라던가, 이 장면에선 울어야 합니다.. 어서 눈물을 흘리세요.!! 라는 식이다.

많은 이야기와 장르.. 영화는 허공에 떠있다.

4. 적절하지 않은 OST

여친소엔 유명한 노래들이 많이 실려있다. X -Jpan 의 tears 부터 시작해서 우리귀에 익숙한 음악들. 그리고 개봉전 부터 관심을 샀던 한국가수 유미가 부른 버전의 Knocking on heaven's door 까지 노래 자체로는 상당히 좋은 곡들이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들이다. 특히나 X-Jpan 의 노래가 삽입됨으로 인해 우리나라 영화 사상 처음으로 일본노래가 실렸다는 타이틀까지 생긴 영화가 됐다.

그러나 이 음악들이 영화의 영상과 만났을 때, 그 조화는 적절치 못했다. 어떤 부분에선 마치 지오다노 씨에프를 재생시켜놓은 느낌이 들었고, 거의 모든 장면에서 노래가 나왔을 때 영화의 영상과 내용과 음악이 모두 따로노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영화에 쓰이는 음악은 음악자체로 좋다고 다 좋은것이 아니다. 무릇 영화 음악은 영화의 영상과 내용을 뒷바침하고 더욱 돋보이게 하는, 그리고 감정이입을 손쉽게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음악이 더 튀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가사와 전혀 맞지 않는 영화속 상황이 당황스럽고, 음악만 귀에 들려 당황스러운. 그런 상황이다.

5. 끝마침에서..

사실, 내 입장은 그렇다. 나는 여친소에 대해서 칭찬하고 싶은 점이 단 한가지도 없다는 것.
마치 CF를 모조리 묶어 놓은 듯한 이야기들이 좋을리가 없으니 말이다. 엘라스틴 샴푸로 장혁 얼굴을 떡칠하고.. 난 먹어보지도 못한 비요뜨가 계속해서 몇장면에 걸쳐 나오며, 명우와 경진이 놀러갔던 그 곳은 대한민국 관광청에서 중국과 홍콩의 예비 관광객을 위한 홍보물 같았다.
무엇이 이리도 나의 속을 꼬이게 했는지.. 위에서 부터 줄줄 나열한게 모두 그 이유이긴 하지만 왠지 더 써야 할 것 같은 충동은 아직도 남아있다. 단지, 나의 짧은 영화 상식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남아있는 듯한 기분이다.

마지막 장면, 엽기적인 그녀의 전작쯤인듯한 분위기에서 차태현의 출현은 절정의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듯한 느낌이었다. 같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웃었지만.. 그리고 나도 웃었지만, 너무나 쌩뚱맞았으니까.

아무튼 곽재용감독님은 여친소의 투자자 빌콩이 말하듯 신선하고 새롭지 않았다. 큰 기대를 업고 개봉한 영화라 잘해도 본전치기 였겠지만.. 적어도 이건 아니다. 이건 100% 기대한 사람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엽기적인 그녀가 나온지도 벌써 횟수로 4년이다. 이제 그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묻어두고, 새로운 영화가 나왔어야 마땅한 때가 아닐까? 단지 인기 스타를 등에 업고, 되도 못한 쌍팔년도 신파극에 여러가지 양념을 조금 넣어 그저그런 내용으로 승부하려고 했던 것은 감독의 실수라고 여겨진다. 만약 이게 실수가 아니라면, 이건 감독의 재량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전지현의 차기작이 기다려 진다. 이러다 진짜 엽기적인 그녀 2가 나오는 것은 아닐런지 걱정도 되면서도, 과연 그녀가 언제쯤이면 자기만의 이미지를 버리고, 새롭게 연기자로서 보여질 수 있을런지 궁금하기도 하다. 곽재용 감독은 그녀를 일약 스타덤에 올렸고, 자기 자신도 그녀로 인해 이름을 날렸지만.. 이제 그녀를 풀어줘야 하 것이고, 한때의 영광을 대물림 하여 속편들을 줄줄이 내는 것 보다는 한번쯤, 자기 자신의 영화세계에 대해서 반성하는 시각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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