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와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왔습니다. ^_^
후반부가 조금은 지루하다는 평을 들었고..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이야기도 여기저기서 들었습니다.
하지만..제가 본 견우와 그녀와 사랑이야기는..결코 재미없지도..결코 지루하지도 않았습니다...물론 이건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사람마다 영화를 보는 관점이 다들 수 있고 느낌도 다들 수 있겠죠.. 전문적인 영화평론가의 눈으로 봤을 때..형편없어 보이는 영화도..실제로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경우도..있고..또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극찬을 받는 영화일지라도 관객의 외면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영화는 관객들의 동감을 얼마나 얻어낼 수 있느냐가..중요한 것 같습니다..(여기에 대해선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접어두기로 하고..)
배우의 연기니..편집기법이니..그런 어려운 것은 그냥 접어두고..영화를 즐긴다는 입장에서 보면 <엽기적인 그녀>는 잼있습니다..
차태현이 나름대로 표현한..견우의 모습이나..때로는 억지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사랑스럽기도 하고 때론 안타까울만큼 여러보이는 전지현의 연기도..나름대로..성공적이었던 같네요..
일단 그녀는 사랑스러우니깐요..이쁘면 모든게 용서된다고..했죠..^_^
사랑이란것이..내가 하면 멋있는 것도..남들이 하면 유치하게 보이는 모습들이 많죠..
영화속의 견우와 그녀의 사랑이 그렇네요..
영화를 먼저 본 어떤 분이 30세 이상은 절대불가라고 하셨는데.. 아마도 이 영화는 30대 이상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30대인 저는 정말 잘보고 왔네요..마마도 제가 아직 유치하기 때문인것 같네여..^_^
실제로 영화속의 그녀같은 여자를..사귀어 본적도 있고.. 또..영화속의 견우와 그녀가 기차역에서 헤어지는 장면을..그대로 연출해본적도 있습니다..
그리고..견우처럼..사랑하지만..그녀가 받아줄때까지..기다릴 수 밖에 없는 심정도 충분히..겪어보았기에.. 그래서..이 영화의 결말 부분이 다소 진부해보여도..저로선..좋아보이네요..아니..부럽기까지 하네요..
아마도..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서..자신의 사랑 모습을 다시하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지.. 그냥 웃고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재밌는 사랑의 단편을 보고 기분좋게 극장을 나설 수 있다면..이 영화는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라의 달밤>같은 호쾌한 웃음은 아니지만..기분 좋은 웃음과 함께..영화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커플이라면..한번쯤 봐도 좋을 듯한 영화.. 물론 사랑에 대한 대단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는 분명 아니란 사실은 인정하시고 보시길..
2001-07-05 (하이텔 필름스에 남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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