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영웅의 이야기를 기대한 이들에겐 많은 실망감을 안겨줄지 모르겠다.
이 영화는 뚜렷한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를 통해 이야길 풀어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이야기를 맞추어가는 영화처럼 보여진다.
우리나라가 가장 혼란스러웠던 독재정권부터 군부정권 시대까지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권력에 아첨하고 빌붙는 사람들
그 중심이 태웅이 있다. 그리고 그를 사랑한 여인이 있다.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깡패가 되고 돈을 벌기 위해 권력에 빌붙고
살아남기 위해 애쓰며, 모두가 그러하듯 되도록 쉬운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을 보고있자면 정말 하류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시대를 살아온 그 누군들 청렴하게 살았다 할 수 있을까
시대가 그렇게 사람을 만든다는건 어설픈 변명처럼 보일지 모르나
그말이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시대에는 그러한 사람들이 떵떵거리며 살았을 것이다.
박쥐같은 인생이라 욕하는 이들도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안락하게 사는 하류인생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약간은 허무하기도 하고 뭔가 당혹스럽기도 하고
끝날 때 나오는 자막을 보면서는 그냥 헛웃음만 지었었다.
요즘들어 시대물이 많이 나오는 걸 보면 우리도 한번쯤 돌아볼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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