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을 보니 역시 홍상수 감독이다 싶다.
홍 감독의 영화는 거의 다 봤는데 여자는 ~~은 당분간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한동안 반향을 불러일으키리라.
특히 배우를 15kg이나 살찌워 느물거리게 만든 것도 감독의 대단한 발상이다.
제목 그대로 영화를 보고 나니 여자는 남자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감독의 타이틀명에 대해 회자를 많이 하고 있겠지만..
사람이 사랑을 핑게로 사람을 도구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지 철저하게 보여준 영화다.
여자는 그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사랑이라는 추억에 떠밀려 그런 무정한 남자를 받아주고 욕망을 해소시켜준다.
또 사랑없이도 섹스가 가능하다는 걸 또 한번 입증시켰다.
어떤 이들은 섹스로 서로의 아픔을 교감하고 감싸주게 되지만 때론 자연발생적으로 땡겨 일을 치르고 돌아서면 그 때의 감흥을 쉽게 잊을 수 있다는 본능의 속내음을 보여줬다.
자신의 성 분출구였던 성현아와 재회하지만 다시 또 그녀를 버리고 달아나는 김태우, 버림받은 성현아를 위해 의리심을 분출하는 유지태 그러나 그 역시 풋사랑을 감당 못한 채 4.5춘기를 지나게 된다.
이러한 아픔 속에 재회를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성장은 멈추어져 있었다.
두 남자는 사랑의 실체를 모른 채 여자의 육체만 탐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만이 사랑을 알았지만 그녀는 사랑을 체념하며 살아간다.
언제쯤 그녀가 자신이 사랑의 이름으로 굴레을 안은 동정녀라는 것을 알 게 될까?
아마도 홍 감독은 이러한 두 남자의 본능적 욕구 발산과 도덕적 해이를 대비시켜 후반부에 나오는 스토커 남학생를 계획적으로 등장시켰고, 사랑을 반추하는 여자에 반하여 당돌한 여대학생의 행동을 통해 여자 역시 이제는 사랑을 굴레를 벗을 수 있다는 메세지를 던졌다.
너무도 계획된 홍상수 감독의 계산이 여기서 들어난다.
난 그래서 홍 감독이 좋다.
자칫 놓칠 수 있는 인간의 감정이지만 그에게로 가면 나를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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