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수족관에서 수의사로 일하는 헨리는 여자관광객과 하룻밤 데이트를 즐기는 바람둥이. 여자와의 심각한 관계를 피하던 헨리는 그러나 식당에서 만난 루시에게 첫 눈에 반해버리고 만다. 하지만 루시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사고 후 일어난 일은 기억 못하는 단기 기억증에 걸린 상태. 이제 헨리는 루시와 매일 첫 데이트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매일 똑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설정의 <사랑의 블랙홀>을 연상시키는 <첫키스만 50번째>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담은 유쾌한 코미디다. 단기 기억 상실증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는 첫 데이트를 반복해야만 하는 커플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고 이를 능숙한 이야기 전개로 보여주며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들의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웨딩싱어>에서 같이 공연한 바 있는 드류 배리모어와 아담 샌들러는 이번에도 척척 들어맞는 호흡을 과시하며 자칫 현실감이 없을 수도 있는 독특한 사랑이야기를 현실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아담 샌들러 영화에 한결같이 등장하는 로브 슈나이더는 이번에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고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샘, 숀 애스틴의 색다른 변신도 영화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종반부에 이를 때까지 과연 이 기묘한 커플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이가 궁금증을 자아내던 영화는 그러나 해피엔딩을 위해 너무 쉽게 비현실적인 판타지로 넘어가고 만다. 영화 중반까지 '진정한 사랑의 어려움'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안일한 결말은 무척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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