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진의 펜트하우스에 걸린 파도 그림은 누이가 떨어진 합천댐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
바닥에 흐르는 수로도 동일한 이유다.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
이 구절은 잠언 6장 5절이다.
이 구절은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 오대수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으므로
영화의 모든 매듭이 풀리기 바로 전인 펜트하우스 장면에서는
이우진의 펜트하우스로 가는 승강기 비밀번호를 0604로 설정해 두었다.
앞에서 언급한 잠언 6장은 올드보이의 전체 내용과도 관련이 있다. 6장 전체의 내용은 이렇다.
내 아들아 네가 만일 이웃을 위하여 담보하며 타인을 위하여 보증하였으면 /
네 입의 말로 네가 얽혔으며 네 입의 말로 인하여 잡히게 되었느니라 /
내 아들아 네가 네 이웃의 손에 빠졌은즉 이같이 하라 너는 곧 가서 겸손히 네 이웃에게 간구하여 스스로 구원하되 /
네 눈으로 잠들게 하지 말며 눈꺼풀로 감기게 하지 말고 /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 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
수아역을 맡은 윤진서는 1인 2역을 맡았다. 미용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여자도 윤진서이다.
우산과 상자들, 벽지 등의 문양들은 깨어진 기억파편들을 상징한다.
15년의 의미는 대수 부인 살인의 공소시효이기도 하지만, 미도가 수아가 죽은 나이인 19세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애초에는 오대수의 혀 대신 성기를 절단하려 했다.
하지만 최민식이 '너무 심하지 않느냐'라고 해 다시 재고. 결국 혀를 절단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는 '말조심'을 주제로 한 이 영화의 의도와도 부합되는 선택이 되었다.
지하철의 개미 씬은 애니매트로믹(모형을 움직이는 특수효과). 배경은 청담대교다.
영화중에 AB형을 언급하는 것은 이 영화가 A급 영화(예술영화)와 B급 영화(상업영화)의 경계선에 있어서이다.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다른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서 류가 A형인 것도 같은 의도이다.
오대수가 자살남의 넥타이를 잡고 있는 장면과 이우진이 수아의 손을 잡고 있는 장면은 명백히 대비된다.
오대수는 '좀만 있다 죽어라'라고 한 후 자신의 얘기만 하고 가버린다.
자살남은 오대수를 만나 살 수도 있었지만 오대수가 말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죽어버린다.
이우진의 대사 중에도 이런 구절이 있지 않은가. "남의 일이니까".
물론 이우진의 경우에는 절실히 누이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많은 이들이 거부감을 느꼈던 '이빨 고문'과 '혀 자르기'는 영화의 주제가 '말조심'인 만큼
그 장면이 나올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
이우진이 심장 박동기 리모콘이라고 속였던 재생기의 스위치는
이우진의 목숨을 조종하는 리모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생기가 켜진 후에 이우진은 그전까지의 미소짓던 얼굴이 아닌 무언가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는 우진에게 있어 대수와 미도의 관계를 통해 우진과 수아의 과거가 오버랩되는 것 같은 이치라 생각된다.
결말 부분은 오대수가 미도를 끌어안고 행복해하지만 그는 기억을 모르는 오대수가 아니라 몬스터이다.
최면속에서 걸어간 쪽이 몬스터이듯, 실제로도 앉아있던 자리에서 걸어간 발자국을 보여주지 않는가.
아무튼 기억이 지워지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서글픈 표정을 짓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 오대수의 시선을 따라 카메라가 움직인 후 눈덮인 나무들 사이에
최면술사의 시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걸려있다.
최면술사를 죽이면 오대수와 미도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오대수뿐이 없기 때문에 그럴만한 이유도 성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