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스타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훤칠한 외모와 매력적인 마스크의 김래원과 풋풋하고 순수한 외모와 인상 깊은 연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어린 기대주 문근영이 명랑 순정코믹 멜로 영화 <어린 신부>에서 부부의 연을 맺어 달콤한 신혼 방을 차리게 되었다고 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냥 나란히 놓아만 두어도 이른바 한 폭의 예쁜 그림을 만드는 화사한 봄의 싱그러운 꽃 봉우리 같은 상큼함과 신선함을 전해주는 젊은 청춘 남녀가, 달콤함이 풀풀 풍겨나는 이른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는 코믹 멜로 영화의 두 히로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부가 되기엔 조금 일러 보이는 철없는 그들이 신세대 부부의 커플로 영화 속에서 함께 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영화 <어린 신부>에 대한 기대를 무한정 증폭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듯하다.
깜찍하고 발랄한 핑크 빛 포스터 - 어린 부부의 은밀(?)한 침실이 공개되다.
봄처럼 화사한 빛깔의 짙은 핑크색이 강조된 영화의 포스터는 풋풋한 젊음을 상징하듯 철없는 부부의 달콤한 신혼분위기를 묘사하듯 밝고 화창하다. 과장된 무늬와 디자인의 유아틱한 소품들로 꽉 채워진 은밀한(?) 침실 속에서 동상이몽의 결혼생활을 꿈꾸는 듯 상반된 표정과 몸짓(음흉한 늑대와 순진한 어린양의 컨셉(?))으로 경쾌하고 젊은(어린) 부부의 모습을 예쁘고 깜찍하게 표현해낸 영화 <어린 신부>는 그 포스터부터 경쾌하다.
그들의 엽기적인 결혼(대학 4년생 VS. 고등학교 1년생)과 황당한 상황(고등학생 신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포스터는 영화가 표방하는 달콤, 쌉싸름한 분위기와 내용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면서 이 영화를 마냥 사랑스럽게 하는 마력을 발휘한다.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한층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뻔한 그러나 색다른 느낌의 로맨틱 코미디 <어린 신부>.
예의 넉살 좋고 건들거리는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철없는 젊은 대학생 신랑 상민(김래원)과 아직 사랑을 모르고 놀기를 좋아하는 철없고 수다스런 고등학생 보은(문근영)은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 떠밀려 갑자기 결혼을 한다.(그들의 가족의 입장에선 20여 년을 공들인 오랜 숙원일테지만) 알콩달콩 밀고 당기는 연애도 한번 해보지 못한 그들이 사랑이나 결혼의 의미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것 같은 미숙(?)한 그들이 무작정 결혼이란 걸 한다. 준비되지 않은 그들이, 그것도 갑자기 떠밀리듯 원치 않은 결혼을 억지로 한 그들의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으리란 건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영화는 나이차이가 많은 이들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고등학생 신부 보은이 어떻게 결혼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성숙한 부부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공식에 충실히 하며 전개해 나간다.(로맨틱 코미디라기 보다는 명랑 순정만화나 하이틴 로맨스 소설 속 내용이라는 느낌이 더 크다.)
오랜 세월 정을 쌓아오기는 했지만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좌충우돌 결혼생활 속에서 차츰 연적들이 등장하여 상대에 대한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그런 과정들 속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들을 확인하여 완전한 부부가 된다는 영화의 내용은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철저히 답습하는 뻔하고 전형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고등학생 신부라는 특별한 상황에 주목, 영화의 주 무대를 학교와 그 주변으로 선택 성인느낌의 로맨틱 코미디라기 보단 명랑 순정만화의 느낌으로 영화를 더욱 경쾌하고 신선하게 하는 차별성을 둔다. 성인들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받을 수 있는 식상함을 10대들의 순수함과 상큼함으로 새롭게 한다는 느낌이 든다.
여러모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영화 <어린 신부>의 도입은 철없는 열혈 청춘들의 ‘결혼’에서부터 시작된다.
감독은 애초에 어리고 철없는 이들이 부부가 되는 계기나 과정 같은 것은 관심이 없는 듯, 그들의 결혼생활에, 고등학생 신부와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라는 독특한 상황에 놓인 이들 부부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각양각색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어 하는 듯하다. 결혼 생활에 있을 수 있는 고부간의 갈등이나 신혼이라는 특정상황에서 붉어질 수 있는 섹스코드들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순수하고 명랑한 분위기를 위해 완전히 확실히 제거하고 영화는 그들의 알콩달콩 신혼에 닥친 조금은 황당한 위기와 그것을 사랑의 힘으로 이해와 배려로 슬기롭게 해결해가면서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으로 거듭나는 주인공들의 모습만을 보여준다. 그런 그들의 귀엽고 앙증스런 모습을 감동이라는 이름으로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영화는 지나치게 예쁜 모습을 그리는 데에만, 엽기스럽고 사랑스러운 주인공의 상큼한 커플 효과에만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젊고 풋풋한 그들의 경쾌하고 유쾌한 에피소드들을 열거하여 젊은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급급해 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영화는 주인공을 보좌하는 영화의 주변인물들을 놓치고 전체적인 구성을 엉성하게 하는 우를 범한다.
이들을 결정적으로 부부의 연을 맺게 해 주는 보은의 할아버지나, 상민, 보은의 부모님 그리고 이들 부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절친한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인들은 이들이 결혼을 하게하기 위한, 결혼 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의 배경을 만들기 위한 들러리로 존재하는 것처럼 눈에 띄지 않고 미비하다. 여기에 상민과 보은의 애정전선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는 상우의 등장과 역할이 지나치게 도식적이고 인위적이어서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꽤 괜찮은 묵직한 조연들을 포진시키고도 그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영화는, 발칙한 상상을 기본으로 흥미진진한 러브 스토리를 완성 할 수도 있을 영화의 가능성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을 준다.
또한 영화는 그들의 사랑의 완성에만,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을 산만하고 흩어지게 한다.
결혼을 시키기 위해 상민과 보은사이의 결혼이라는 대 전제를 만들어주기 위해 보은의 할아버지와 상민의 아버지가 벌이는 헤프닝은 결혼을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보은에게 다가오는 정우와의 관계 발전은 절묘한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적이고 인위적이다.
상민이 신혼여행지에서 보은의 학교학생들을 만난다거나, 보은의 외도행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야구경기를 보는 것, 상민이 보은의 학교로 교생실습은 나가게 되는 것 등 영화가 담고 있는 전체적인 상황과 설정들이 상민과 보은의 신혼생활에 위기를 설정하기 위한 그들의 행복한 결합을 위한 작위적인 헤프닝으로만 느껴진다. 여기에 여지까지의 보은과 상민의 모든 위기와 갈등을 한꺼번에 무마시키기 위한, 사랑하는 부부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배려된 마지막 이벤트는 괜찮은 마무리를 만들기 위한 감독의 의도와는 다르게 씁쓸하다. 기존에 늘어놓았던 모든 것을 한꺼번에 정리해야 한다는 극적인 해피엔딩을 만들어야 한다는 감독의 부담히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 안타깝고 안스럽다.
그래서 영화 <어린 신부>는 상큼하고 예쁘고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고루하고 뒷맛이 씁쓸한 로맨틱 코미디로 전락 되어버린 느낌이다. 밝고 화사했던 초반 핑크 빛 로맨틱한 무드가 인공적인 에피소드들의 남발과 작위적인 헤프닝 들로 흐릿하게 퇴색해져 가는 느낌을 받는다.
이 영화가 새로운 느낌을 주는 진정한 로맨틱 코미디로 거듭나는데 훼방을 놓는다.
하지만 영화 <어린 신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사랑스럽다.
주인공 상민과 보은이 만들어 내는 그림이 예쁘고, 착한 주인공들의 순수하고 따스하고 착한 마음이 예쁜 영화다.
무엇보다도 화사한 봄날의 따스한 분위기처럼 밝고 명랑한 영화의 분위기는 이 계절의 분위기와 딱 맞아떨어져 많은 관객들의 가슴에 따뜻한 사랑의 느낌을 전달 할 수 있을 것같다.
연인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현실이 주는 근심걱정을 잠시 잊고 마냥 즐거운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시라, 대책 없이 사랑스런 이들이 깜찍한 그들이 너무도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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