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김호준 주연:김래원, 문근영
<호>[어린 신부] 김밥 맛있냐..? --+
감미롭고 따스한 햇살이 바쁜 현대인의 육체를 휘어 감싸는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육체는 따뜻한 햇살에 의해 절로 기지개가 펴지고, 자연은 서서히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고 분주히 색을 입혀가고 있다. 자연의 움직임은 늘 한결같기에 어느새 봄이란 계절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인간은 알게 모르게 반응하여 나른한 게으름을 피우려고 한다.
추우면 움츠리면서도 활동적인 리듬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따스함으로 인해 봄기운에 안주하려는 인간은 참으로 간사하기까지 하다. 봄을 느끼는 가운데 여기저기서 반가운 소식들을 접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테지만.. 무엇보다도 봄의 신부가 되려는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특이나 오월의 신부가 되기 위해 결혼을 서두르는 여성들은 왜 그리도 오월에 집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봄의 여신이 질투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려는 여성의 심리는 봄과 같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필자가 봄을 운운하고 오월의 신부를 짚고 가는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이유는 이 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신부"가 탄생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나이 어린 신부란 말이다. 과거 "꼬마신랑"이란 영화가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이젠 "어린 신부"가 탄생되었다. "꼬마 신랑"은 제목 그대로 결혼을 하는 신랑은 꼬마[대략 10대초반]이다. 그러기에 "어린 신부" 역시 신부는 어리다. 꼬마보다는 좀 나이가 있고 처녀라고 하기엔 좀 나이가 어린 10대 중후반의 여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이 어린 여인이 시집을 간다는 내용을 품고 있다. 그럼 신랑될 사람도 어린 나이인가..? 그건 아니다. 성인은 성인인데 대학생이다. 그것도 바람둥이에 철딱서니 없는 성인이란 것이다. 어떻게 나이 어린 여인과 대학생이 결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를 달 수 있겠지만, 뭐 눈치 빠른 영화 팬들이라면 분명 집안끼리 잘 알 테고.. 어떤 이유에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서둘러 결혼을 한다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물음에 대한 답은 생각했던 것이 정답이다.
꿈 많은 철부지 여고생인 [보은:문근영]과 어설픈 바람둥이 [상민:김래원]의 두 집안은 과거 절친한 친구사이였던 할아버지들이 자식을 낳게 되면 꼭 사돈이 되자고 약조를 하셨지만, 두 분다 아들만을 낳았기에 그 약속이 대를 이어 손자, 손녀에게 넘어간 것이다. 죽기전에 결혼을 시켜야 먼저간 친구에게 체면이 선다는 [보은]이의 할아버지 거짓(?) 말씀에 두 집안은 어쩔 수 없이 급행열차처럼 후닥닥 결혼을 시킨다.
17살에 신부가 되고 유부녀가 되어버린 [보은].. 한창 나이트다 미팅이다 여성 꽁무니만을 졸졸 쫓아다녀야 직성이 풀릴법한 20대 초반에 유부남이 되어버린 [상민].. 일단 원하지 않은 결혼이었기에 아니나 다를까 문제가 발생한다. 그것도 꿈 많은 [보은]이에게서.. 그렇담 문제 발생은 무엇인가..? 결혼한 부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제로 그것은 바로 "바람"이다.
귀엽고 똘똘한 우리의 [보은]이가 학교 야구부원인 선배를 짝사랑하게 되고 급기야 교제를 하게 되면서 영화는 심심찮은 재미와 긴장감(?)을 제공해준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던가..? 고교 야구 중계를 시청하던 [상민]은 우연찮게 카메라에 잡힌 [보은]을 보게 되고 적잖은 실망감과 묘한 질투감에 휩싸이게 되면서 나름대로의 고민을 하게 된다. 아내의 바람을 눈치챈 남편의 태도와 대처 방안이 솔찮은 재미를 선사하기에 일단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철없는 아내와 속 깊은 남편의 모습을 담아내었다고 사료된다. 나이가 어리던 많던 이유가 어찌 되었건 간에 두 사람은 엄연한 부부사이이다. 백년가약을 맺은 부부이기에 아내는 남편을 위해.. 남편은 아내를 위해.. 아내는 시댁을 위해.. 남편은 처가를 위해 헌신 또 헌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것.. 맘에 있는 것만을 쫓아 부부의 행보에서 일탈을 한다면 분명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요 상대의 맘을 상하게 하는 중대한 문제란 점이다.
"바람" 과 "불륜"의 차이점이 종이 한 장 차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정확한 구분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어린 나이의 [보은]이는 좋아하는 선배를 만났고, 즐겁고 행복한 데이트만을 했을 뿐이다. 만약 [보은]이가 성인이라면 과연 영화에서처럼 마냥 재밌고 아름다운 "바람"으로 바라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필자는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보은]이의 바람과 그것을 알면서 어떻게 할지 몰라 은근히 질투하는 [상민]이의 행보를 즐거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조금은 위험한 발상을 가진 영화로 비춰졌다는 것이다.
"어린 신부"에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줄은 안다. 그러나 자칫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내를 바람을 모른 척 하고 넘어가고, 보다 더 아껴주고 사랑해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아내에게 이야기하여 문제점을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지.. 당췌 감을 잡기 힘들다는 것이다. 영화에선 남편의 행동이 참으로 멋지고 사려 깊고 포근하고 자상하게 다가온다. 아내를 위해 친구들을 동원하여 문제[강당 벽면에 채워야 하는 벽화]를 해결해주고, 바람을 모른 척 해준다. 뒤늦게 사실을 안 아내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고 남편에게 돌아간다.
잠시동안의 일탈을 담아내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아내의 모습과 진정한 부부의 사랑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담아낸 "어린 신부"는 앞서 언급했듯이 그리 즐거운 시선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현실을 묵과한 영화의 내용을 뒤로한다면 본 영화는 10대 취향에 딱 어울리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여고생들이 한번쯤 꿈꿔 보았을법한 결혼에 대한 환상을 다루었다기 보다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여 남편도 있고, 남자 친구도 있고, 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 아닌 나만의 공간을 가졌다는 것에 흥미로움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TV 드라마 중에 "낭랑 18세"란 드라마가 있다[하도 TV를 시청하지 않기에 있다는 것만 알지 아직도 방영을 하는지 종영을 했는지 알 수가 없지만..]. 이 드라마도 고교생인 여학생과 검사인 성인이 집안 어르신 때문에 결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고 한다. 한번도 제대로 시청하지 않았기에 어떠한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되는지 알 수가 없으나 분명 진정한 부부가 되어 가는 과정을 담아내었으리라 사료된다.
드라마인 "낭랑 18세" 나 영화 "어린 신부"의 공통점은 부부가 되어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로 채워나갔다는 것이다. 그 안엔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낸 배우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 기자의 말을 인용한다면 "어린 신부"는 "문근영양의 한판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랄 정도로 깜찍하고 톡톡 튀는 연기를 선보여 관람하는 이들에게 재미난 미소를 머금게 해주었다. [문근영]양은 예전부터 눈여겨 보아온 배우이기에 늘 관심의 대상이었고, 이번 영화에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연기를 선보여 흐뭇한 맘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극장 문을 나설 때 "어린 신부"역을 맡은 [문근영]양의 캐릭터가 잔상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하나이다. [문근영]양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한다면 절대 바람 같은 건 피우지 않을 거란 말을 남겼기 때문이다. 근데 과연 남성들이 [문근영]양 같은 여성을 가만히 놔둘지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모 기자의 말을 인용한다면 영화는 "문근영양의 한판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랄 정도로 깜찍하고 톡톡 튀는 로맨틱코미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