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플래더감독의 영화들을 보면, 필립K딕의 소설을 영화화했던 <임포스터>, 앤드류클라반의 동명원작소설을 영화화했던 <돈세이워드>등이 있는데,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그렇다. 유명작가의 책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의 원작이 책인경우는 너무 많아서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들겠지만,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것은, 원작이 워낙 탄탄한 스토리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유명한 소설등...그런것들은 영화의 장점이 될수도있지만, 커다란 단점을 갖고 있다는 뜻도 된다. 무엇인고 하니, '제대로'영화를 만들지 못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엉성한 영화가 탄생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존그리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게리플래더 감독의 영화 <Runaway Jury>는 기대감과 동시에 걱정이 앞섰다.
조금더 영화외적인것을 열거하자면,앞에서 예를 든 감독의 전작들은 모두다 아쉬운 부분이 많은 영화이다. 원작에 철저하게 충실하던지,아니면 기본적인 플롯만 가져오고, 감독의 역량안에서 같으면서도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던지 해야하는 상황에서 게리플래더감독의 작품들은 원작의 소설에 충실하지도, 그렇다고 감독의 개성이 듬뿍들어간 영화를 만들어오고 있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았던것이 필자의 생각이다.그런면에서 이번 <Runaway Jury>는 조금 나아졌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Rnaway Jury>는 총기난사사건으로 인해 대기업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힘든법정싸움에서 원고,피고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배심원'을 소재로한 흥미로운 법정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이런 흥미로운 소재에 연기파 배우인 더스틴 호프만, 진 해크먼등 극의 무게를 잡아주면서 안정된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여기에 주인공인 존쿠삭과 레이첼와이즈등은 주연임에도 튀지 않는 그러면서도 영화의 맥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을 잘 소화해낸다.그래서 <Runaway Jury>는 영화의 중반이 넘어서까지 긴장이 끊이질않고, 손에 땀을 쥐게할 정도의 재미를 선사해준다.
하지만, 게리플래더 감독은 이번에도 역시나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들어내는듯하다.끝까지 끈을 잡지 못하고 흐지부지하는 버릇이 있는 게리플래더 감독의 버릇이 여기서도 나타난것은 아쉬운부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Runaway Jury>는 시종일관 유지해왔던 긴장감을 놓치는막판에 와서 놓치는 관객들의 맥이 탁 풀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어찌됐던 <Runaway Jury>는 영화 제목처럼 배심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어야하는...그러면서 법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괜찮은영화다. 이런평가를 내릴수있게 하는것은 감독도 주연배우인 존쿠삭과 레이첼 와이즈도 아닌, 두명의 노장 더스틴호프만과 진 해크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두사람의 피를 말리는 머리싸움은, 보는이로 하여금 땀이 날 정도니 말 안해도 알듯하다.또한 범정싸움의 뒷면에는 저런면이 있구나 할정도의 첨단장비의 사용은 또다른 매력이자, 사실이었다.
<Runaway Jury>에서는 주인공들이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자신드의 승리로 영화를 끝맺지만, 정작 중요한것은 관객들의 마음을 모두 잡지는 못할것이라는 점이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이다. 항상 끝 마무리가 안 좋은 게리플래더 감독의 영화들...그버릇만 고치면 플래더감독의 평가가 달라질수있을텐데, 그걸 매번 놓치는것 같아서 아쉽다. 절반의 아쉬움과 절반의 만족이 공감하는 <Runaway Jur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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