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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심히 유감이다.. 그녀를 모르면 간첩
ysee 2004-01-30 오후 3:56:04 2294   [2]

감독:박한준  주연:김정화, 공유, 남상미

<호>[그녀를 모르면 간첩] 심히 유감이다..

언제인가 입소문에 의해 한 여학생을 알게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미모가 너무나 뛰어나 그녀를 보기 위해 그녀가 알바로 일하고 있는 패스트 푸드점으로 향한다고 했다. 급기야 그녀의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매스컴에도 보도가 될 정도로 사회적 이슈거리였다. 소위 "얼짱"이란 신조어가 탄생되기전의 사건이다. 아마도 패스트 푸드점에서 알바를 하는 그녀를 모르는 없을 정도로 그녀의 인기와 관심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그래서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모 대학 앞의 패스트 푸드점에서 알바를 했던 그녀의 이름은 [남상미].. 본의 아니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연예계의 길로 들어선 [남상미]는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고, 스크린의 영역까지 오게 되었다. 실존 인물의 모티브만을 빌려온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젊은 세대들의 감각을 최대한 살리려고 제작된 영화이다. 허나 영화의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의미와는 짐짓 다르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에게 우린 간혹 "너 간첩이냐..그것도 모르게.."라고 핀잔을 준다. 세월이 그만큼 지나서일까..?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이런 말을 듣는 이가 있다면 화를 버럭 낼 일이지만.. 문민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그냥 멋쩍은 웃음을 지을 뿐이다.

영화는 군바리가 야간 보초 경계 근무를 서면서 한 여자에 대한 회상으로 문을 연다. 패스트 푸드점에서 알바를 하는 그녀의 이름은 [박효순:김정화]이다. [효순]이의 미모는 삽시간에 퍼져 인근 학원가의 학생들에게 선망에 대상되었다. 삼수생 [최고봉:공유] 역시 후배들에게 이끌려 [효순]을 보게 되었고, 첫 눈에 반하게 되면서 그녀를 사귀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영화의 시작과 [효순]을 바라보는 시점은 [최고봉]에게 맞추어져 있으며 [최고봉]의 나래이션으로 [효순]에게 접근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최고봉]의 시점을 떠남과 동시에 이번에 [효순]의 시점으로 영화는 다시 시작이 되면서 그저 아무렇지 않게 임무 수행(?)을 하기 위해 알바를 시작한 [효순]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무덤덤하면서 은근히 신경을 쓴다. 이유는 단 하나 [효순]은 진짜로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남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정 간첩중 공작금을 횡령하고 사라진 공작원을 잡아가기 위해 남파된 간첩의 활동을 담아낸 이야기가 주축이다. 무게감을 줄 수도 있는 영화의 컨셉을 신세대 감각에 맞게 재해석하여 "얼짱" 신드롬에 발빠르게 대처한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는 젊은 감각을 유지하겠다는 일념하게 제작된 탓인지 시종일관 오버 연기, 액션에 의해 산만한 영화로 전락했으며 심히 위험한 발상의 전환임을 알게 된다.

주인공 [최고봉]이 과음을 한 상태에서 동네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나타난 노란 우비차림의 [효순]의 등장[효순이라고 하기보다는 남파된 간첩 림계순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겠다..]과 동시에 액션 시퀀스, 후배들 그리고 수많은 학생들이 [효순]을 보기 위해 패스트 푸드점에 몰려들었을 때 [효순]의 등장 시퀀스에서 여러 컨셉의 캐릭터 비주얼은 학생들 각각의 상상력을 보여 주기 위한 시퀀스, 갑자기 등장한 [효순]이 때문에 밀려난 원조 얼짱 [남진아:남상미]와 측근 친구들의 괴롭힘과 맞짱 액션 시퀀스 등 상상력과 약간은 과장된 액션으로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하려는 연출 의도를 엿 볼 수 있으나 다분히 글에서 풍기는 상상과 만화적 상상력에 의존한 탓에 가벼움의 극치로 인한 산만함으로 가득차 있다.

이런 가벼움의 극치를 보여준 영화들은 어느[이런류의 동급영화중] 영화가 우선 선점을 하느냐에 달려 있었으며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선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하여야만 한다.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맞게끔 연출하겠다는 의도는 십분 이해할 수 있으나 통신에 올라온 글과 그 글들을 토대로 출판된 책이 가져다 준 상상력을 보여주겠다고 채택한 에피소드들은 한 집 건너 하나씩 있을 정도로 이젠 식상하게 다가오므로 한 치 앞을 단박에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시설 좋은 만화가게에서 만화책 여러 권을 읽는 듯 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녀를 모르면 간첩"의 전체적인 색깔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제대로 버무려지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점과 또 하나는 자칫 "간첩"에 대한 생각을 가볍게 치부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재미를 주기 위해 현재 활동중인 고정간첩의 이미지를 서민적으로 표현했지만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란게 필자의 사견이다. 남북화합으로 인해 금강산도 가게 되었고, 북의 가족과도 만날 수 있게 된 현재의 사회를 놓고 본다면 정말이지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은 사회 현상으로 다가오지만, 이 시각에도 대한민국 곳곳에 오랜 세월동안 간첩활동을 하고 있는 고정간첩들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적화통일이냐 평화통일이냐를 놓고 긴장감이 팽배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남파된 고정 간첩에 대한 생각.. 더 나아가 북한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이 지금은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노파심이 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뭐 간첩을 발견하여 신고해서 국가의 안보를 더욱 강화하자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고정간첩에 대한 이미지를 영화에서처럼 "그때가 좋았다.."는 둥 "좋은 시절 다 갔다.." 둥 마치 활발하게 간첩활동을 못하고 있는 자신들의 현 처지를 신세 한탄으로 입장 표명하는 고정 간첩들의 모습을 담아낸 감독의 연출 의도는 간첩에 대한 심각성을 심히 결여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휴전 상태란 것을 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휴전 상태란 잠시 전쟁이 중단 된 상태를 말한다. 언제 북한과 다시 전쟁을 치를지 모른다는 말이다. 만에 하나 전쟁이 터진다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정 간첩들은 국내의 기간 산업은 물론 주요 시설들을 파괴 할 인물들이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내 인사들을 포함한 대중들을 포섭하여 자본주의, 민주주의 정신을 말살할 인물들이란 것이다. 간첩에 대한 사고는 절대 망각해서는 안된다. 영화에서처럼 현재는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지만, 언제 그들의 본성이 드러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관객에게 웃음을 주고자 선택한 실존 인물의 에피소드를 따와서 제작된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허탈한 웃음만을 제공한다. 가벼움 속에 뼈가 있다면 참아낼 수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면 그런대로 봐줄 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하는 멜로디가 맴돌면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그 옛날(?) "엽기적인 그녀"가 연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루어질 수 없는 첫 사랑의 아픔과 아련한 추억을 깃털처럼 가볍게 그리고 심각하게도 남파된 간첩으로 표현한 감독의 연출력에 심히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시설 좋은 만화가게에서 만화책 여러 권을 읽는 듯 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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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효순이 아니라, 계순이거든요~ 본명은 림계순, 남한에서 가명으로 쓴 이름은 박효진 이에요..   
2004-01-3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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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모르면 간첩(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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