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김진민 주연:이범수, 이은주
<호>[안녕 UFO] 식상함에 지친다..
영화배우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이범수"는 아니 이젠 영화배우인 "이범수"는 97년에 "접속" 98년에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서 단역에 불과했었다. 98년 "태양은 없다"에서 당시의 스타 [이정재]를 늘씬 패주던 배역으로 영화 팬들의 머리 속에 자리 잡은 후 99년에 "러브" 2000년엔 "아나키스트"와 "하면된다"로 꾸준히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쳤다.
2001년 안타깝고 그럴 수도 있을까 하는 반문을 제기했던 "번지점프를 하다"에 [이병헌]의 친구역으로 출연하면서 서서히 충무로에 개성있고 노력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하게 되었다. 2002년 외형적으로 터프한 형사역을 맡았던 "일단뛰어"로 계속된 뜀박질을 하고 2002년엔 오매불망 기다리던 주인공을 당당히 따낸 "정글쥬스"의 열연에 힘입어 "몽정기"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묵묵히 도와준 선생님역으로 2002년을 마감하고, 2003년 흥행 반열에 올랐던 "싱글즈"와 "오 브라더스"로 확실히 충무로에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영화배우로 정착했다.
충무로엔 여배우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배우로서의 자질을 갖춘 여배우는 극히 찾아보기 힘든 시점에 그래도 이정도면 그나마 쓸만한 여배우가 아닌가 하는 배우가 있으니 "이은주"를 두고 하는 소리다. 99년 제한된 시간과 제한된 공간 속에서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송어"로 충무로에 발을 들여놓고, 2000년 "오!수정"으로 쓸만한 여배우 한 명을 발견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된다.
2001년 석양이 질 때 "하나 둘 셋.." 하면서 왈츠를 [이병헌]과 추었던 "번지점프를 하다"에 출연하면서 발랄하면서도 상큼하고 쓸쓸한 외로움이 묻어 나오는 연기를 펼친 후, 2002년 안타깝고 아름다운 삼각 관계의 사랑을 담았던 "연애소설"에서 [이은주]만의 매력이 물씬 풍기었는데, 같은 해 여름경에 개봉했던 "하얀방"과 2003년 "하늘정원"에서의 연기는 나아진 것이 없다는 평가와 그녀만의 매력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은주]는 충무로에 몇 안되는 여주인공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반증하듯 계속된 영화 캐스팅 0순위에 오르고 있다.
[이범수] 와 [이은주] 처음부터 주연이 아닌 노력에 의해 당당히 주인공에 반열에 올라선 두 배우의 노고엔 박수를 보낼 만 하다. 그래서일까..? 두 배우가 처음 만난 영화가 있으니 2001년 "번지점프를 하다"란 영화이다. 물론 두 배우가 영화 속에서 자주 만나는 씬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 사람은 조연으로 또 한사람은 주,조연격으로 같은 영화에서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를 촬영할 때 편안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이범수]와 [이은주]가 함께 출연한 영화 "안녕 UFO"는 멜로 영화이다. 사랑을 담고 있는 영화란 말이다. 사랑을 담고 있음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면 사랑을 느끼게 해준 상대가 시각장애인이란 점이다. 보통 멜로란 장르를 가진 영화 속 주인공들은 기구한 운명[작위적이면서 통속적으로 다가옴]으로 시작되고 끝을 맺는 경우가 보편적인데, 이 영화는 특별함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역시나 식상함으로 다가온다.
이미 사랑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시각 장애인 [경우:이은주]는 시련의 아픔을 간직하면서도 재기 발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재기 발랄하고 상큼한 [경우]를 우연찮게 좋아하게 된 버스 운전기사 [상현:이범수]은 어리버리하면서 소심한 성격을 갖춘 인물이다. [경우]는 UFO가 출현했다는 동네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고, [상현]이 운행하는 버스에 탑승하게 되면서 순진 무구한 [상현]의 마음을 조금씩 빼앗아 간다. 하지만 버스 기사인 [상현]은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가짜 이름으로 [경우]의 친구가 되어준다.
시각 장애인의 친구가 되어준 비장애인의 관계를 통해 영화는 사랑을 논하고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영화의 제목을 자연스럽게 접목시키고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안녕 UFO"에서 "안녕"이란 단어는 반갑다는 의미로 다가오고, "UFO"란 의미는 비행접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과 "사랑"을 뜻하는 것이다. 특이나 "UFO"는 언제 어디서 출현할지 모르기에 오매불망 기다리기엔 많은 인내심이 요구하는데, 바로 "사랑"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UFO"를 보았다는 것은 "사랑"을 보았다는 것으로 사랑이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하라는 것이다. 이 의미가 영화의 커다란 메시지이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이 "UFO"를 기다리는 것은 자신만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희망"을 기다리는 것이다. 실제로 존재 유무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 믿음이 얼마큼 진실 되었는가..? 이것이 영화 "안녕 UFO"가 담아내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사랑"에 대한 의미를 포괄적으로 담아내는데 있어 외형적으로만 비추고 있어 실패했다.
"사랑"에 대한 느낌이 현실적으로나 영화적으로 전혀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인 즉.. 시각 장애인 [경우]가 어렸을 때 UFO를 보았고 그 빛으로 인해 어렴풋이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동네 사람들과 UFO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 갈 때 [경우]가 언급한다.] 영화의 엔딩에서도 어떠한 빛에 의해[분명 어렸을 때 느꼈던 그 빛과 동일하다.] [상현]을 보게 된다. 이것은 영화적으로 판타지에 속할 수 있으나 마음을 다해 바란다면 한번쯤은 찾아오는 기회..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 "사랑"을 보여주는 것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을 모호하게 전하고 있다.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시각 장애인이다. 그러므로 비장애인에 비해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은 비장애인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상현]의 목소리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현실감이 떨어진다. 만약 영화의 흐름 속에 [경우]가 단 한번만이라도 혼잣말로 "바보 내가 너의 목소리 구분도 못할 줄 아니.."라고 했다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 받아주는 [경우]의 맘이 조금은 관객에게 와 닿지 않나 싶다. 그렇게 되면 [상현]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모습 속에서 관객은 제발 용기를 내어 내가 상현이라고 밝혀라라고 주문을 할 것이다.
"UFO"를 만약 보았다면 그것은 찰나의 순간에 보는 것이다. 그 찰나의 순간에 본 UFO"를 다시 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은 설렘을 가지고 기다린다. 하지만 "사랑"은 찾아올 당시 설렘으로 다가오지만 떠나고 나면 아픔만이 남게 되고 또 다른 "사랑"을 찾기에 두려움을 가진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아프기 때문에 다시 찾아오는 사랑을 쉽게 환영하면서 설렘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사랑의 아픔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경아]는 알기에 [상현]에게 "언제까지 내 곁에 있을 수 있는데.."하면 화를 내었던 것이다.
한 사람은 사랑의 아픔을 알고, 한 사람은 아픔을 모른다. 현실성 있어 보이는 사랑의 표현이지만 UFO처럼 판타지로 밖에 비춰지지 않기에 이 또한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 밖에 두 사람의 사랑 만들기 과정에서 뜬금없이 등장하는 [상현]의 동생 [상규:봉태규]의 출현.. UFO 이야기로 통해 출현하는 동네 사람들은 연관성이 없어 무엇을 말하고자 등장하였는지 전혀 알 수가 없기에 이것은 영화로서 캐릭터 기능을 전혀 살리지 못한 처사이다.
사랑의 아픈 시간을 지나온 [경아]를 통해 다시 아름답고 순수한 설렘의 "사랑"을 너무나도 형식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오히려 영화의 전체적인 포장을 비주얼 측면에다가 신경을 쓰고 있어 화면만 예쁘게 다가온다. 사랑에 대한 기다림보다는 언제 영화가 끝나는가에 신경이 집중되고 있다. 희망이며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이은주"의 연기가 제발 나아지길 "희망"하는데 반해 "이범수"의 늘 언제나 노력하고 변화를 주는 연기에 "사랑"을 주고 싶은 게 영화 "안녕 UFO"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 사랑의 아픈 시간을 지나온 [경아]를 통해 다시 아름답고 순수한 설렘의 "사랑"을 너무나도 형식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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