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대작들과 스타들을 내세워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개봉하는 가운데 조용히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가 있다. "안녕! 유에프오"이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이 영화는 버스기사인 상현(이범수)과 앞이 안 보이는 경우(이은주)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154번 시내버스 기사인 상현. 그는 그가 운전하는 버스에 자기가 직접 녹음한 짝퉁 라디오교통방송 "박상현과 뛰뛰빵빵"을 트는 순진하고 엉뚱한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에게 실연을 당한 경우가 상현의 버스에 타게 된다. 구파발이 종점인 버스를 몰면서 그 또한 그곳에 사는 상현은 그녀가 그와 같은 동네에 산다는 걸 알게된다. 상현은 자신의 직업, 나이, 이름을 속이며 그녀와 친구가 되고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버스를 운전하는 일이 끝난 뒤에도 다음 날 방송을 위해 "박상현과 뛰뛰빵빵"을 느끼하게 녹음하는 상현을 능청스럽게 연기한 이범수와 비록 영화엔 그리 많이 나오진 않지만 상현의 개성이 뚜렷한 주변 인물들. 스포츠 스타 이운재를 닮은 상현의 친구와 매일 붉은악마 티를 입고 다니는 번개전자 오너형 등등. 특히 상현의 동생으로 나오는 봉태규가 날리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영화를 재미를 배가 시켜 준다. 거기에다가 극중 상현이 매우 좋아하는 가수, 그래서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 언제나 흘러나옥 신청곡으로 쓰는 스타의 카메오 출연까지. 영화가 흘러감에 따라 관객은 왜 제목이 "안녕! 유에프오"인지를 느낄 수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유에프오는 조작되어있고, 존재하지 않는 가상된 것이다. 그러나 영화 속 유에프오는 희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우가 어린 시절 봤다는 유에프오, 유에프오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나서는 구파발 동네사람들 모두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순수한 영화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극중 경우에 대한 것이다. 영화에서 경우는 시각장애우로 나온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시각 장애우로써 경우가 겪는 힘든 점이나 생활등이 자세하게 그려지지 않고 있다. 시종일관 경우는 밝은 모습만 보여준다. 왜 경우가 시각장애우로 설정되었는지 관객을 납득시키지 못한다. 그녀에 대한 설정은 그냥 영화를 위한 설정처럼만 보여진다.
"안녕! 유에프오"는 순수한 동화같은 즐거운, 예쁜 영화이다.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라 말하고 싶다. 나도 오늘 밤 어딘가 나타날 지 모르는 유에프오를 찾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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