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휴머니스트는 공동경비 구역 JSA와 아나키스트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던 작가 겸 팝컬럼리스트 이무영이 자신이 만들 영화로 찍으려고 아껴두었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처음 감독데뷔를 한 처녀작으로 인간관계의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을 통해서 인간내면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인간 본성을 통해 휴머니즘이라는 이름의 인간애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휴머니즘 혹은 휴머니스트 하면 인간미 혹은 따뜻한 인간미가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의 관점을 거부하고 주인공과 두 친구 그리고 거지 및 수녀등 주변인물들의 성격 설정을 통해 휴머니즘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인간 본성의 추악하고 엽기적인 면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휴머니스트는 영화 내내 간간이 엽기적이고 코믹한 장면이 등장하기 때문에 단순히 엽기 코믹의 장르중 하나인 블랙코미디로 쉽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영화 속에 내재되어 있는 사회 기득권 층과 종교와의 관계에서 보여지는 연관된 부패성과 경찰과 군대라는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기본틀을 인간 내면의 자유를 억압하는 압제적인 도구의 일환으로 표현하는 상징적인 장면들이 조소와 풍자를 이루는 전형적인 부조리극의 하나라고 보여진다. 영화 휴머니스트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이고도 일반적인 환상을 철저히 깨부수는데 종교의 신성성도 사회의 물질적인 더러움과 얽히면서 퇴락하고 신비함과 신성함 뒤에 가려진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드러내 보이는 장면들을 등장시키면서 일반인들이 지니고 있는 상식과 보편성을 철저하게 파괴시키고 있다. 끝으로 이 영화를 평해 본다면 물론 영화가 표현해 내고자 하는 완전한 진실을 영화를 만든 감독만이 알고 있겠지만 영화 휴머니스트에서 풍겨지는 종교와 기존질서에 대한 거부감 및 인간관계에 대한 불신감은 가뜩이나 경쟁적이 되어가고 폐쇄적인 경직된 사회의 동물들로 변모해 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생각해 볼 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본성과 휴머니즘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영화라고 휴머니스트를 평하고 싶다. 이 영화가 가진 복잡한 주제의식을 생각한다면 어려운 영화에 속하기에 관객들의 정서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하기에는 어렵지만 영화를 선택하는 폭과 질이 다양해진 지금의 관객들의 높은 영화적 시각을 생각할 때 휴머니스트의 성공은 미지수라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