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부일체][색즉시공]등 내놓는 작품마다 많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았던 윤제균식 코미디는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하게끔 했다.윤제균 감독은 무작정 웃기고, 전하는 메세지 하나 없는 코미디 영화와는 달리 과장되고 지저분한 코미디 속에서도 가슴 한 구석을 찡하게 하는 메세지도 전하는 기분 좋은 코미디 영화들을 선보여 왔다.그래서 영화를 보는내내 껄껄대고 웃고,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과장되고 지저분한 유머에 인상을 찌푸렸다가도 마지막에 가서는 훈훈하게 미소 짓기도 하는 그런 영화들이 바로 윤제균식 코미디 영화다.그리고 이제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낭만자객]은 자객과 귀신의 대결을 그린 무협 코미디라는 다소 엉뚱한 소재로써 다시한번 윤제균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도록 해준다.특히, [색즉시공]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써 관객들의 배꼽을 잡았던 진재영,최성국,신이 등이 이번 영화에서는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면서 [낭만자객]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해 주었다.[색즉시공] 이후 오랜만에 관객을 찾아온 화끈한 섹스코미디로써 [낭만자객]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은 더욱 클 것이다.
무술을 전혀 못하면서 허풍만 있는 자객 예랑과 그를 따르는 4명의 자객,이들을 이른바 낭만자객이라 부른다.우연히 한 흉가에 들어가게 된 이들은 일생일대 최고의 실수를 범하면서 이들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바로 귀신들이 극락으로 가기 위해 남자들을 휘생시키며 힘들게 모아온 999방울의 눈물을 모은 눈물병을 통째 들이 마셔 버린것이다.그로인해 이들 낭만자객단은 자의반,타의반으로 귀신들의 한을 풀어 주게 된다.영화 [낭만자객]은 그야말로 귀신과 어리숙한 자객들이 펼치는 엽기적인 이야기다.그래서 [낭만자객]에 등장하는 여러 개성있는 캐릭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이다.무술 하나 제대로 못하지만 허풍만은 일등인 자객단 우두머리 예랑,떨어져 사는 동생 달래를 위해 돈을 벌러 자객이 되었지만 매번 구박만 받는 요이 등 전혀 자객답지 않은 자객들 5명과 입만 열면 욕이 나오고, 온갖 치장과 남자꼬시기에만 혈안된 귀신 5명이 보여주는 각기 다른 개성과 코믹함은 시종일관 관객들을 배꼽잡게 만든다.전작에서도 여러 개성있는 캐릭터들로써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 윤제균의 실력이 [낭만자객]에서도 어김없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낭만자객]은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표현과 배우들의 코믹연기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과장되고 지저분한 유머, 어설픈 전개와 허무한 스토리가 그저그런 유치한 코미디 영화로 만들어 버렸다.윤제균 감독이 전작에서 보여준 꽤나 알찬 스토리는 온데간데 없이 그저 관객들을 원초적이고 황당하게 웃기려고만 한 상황들과 장면들은 오히려 인상을 찌푸리게만 했고, 계속되는 유치하고 지저분한 유머는 보는내내 지루함마저도 느끼게 한다.특히 영화내내 욕설과 비속어로 된 대사들은 영화를 더욱 난잡하게 만들어 버렸다.사투리와 조금의 욕설은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할 수 있지만 [낭만자객]에서의 너무 심할 정도의 욕설들과 비속어들은 오히려 영화를 저질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뿐만 아니라 인상이 찌푸려지고 혐오스러울 정도로 지저분한 장면들도 영화의 재미를 더욱 떨어뜨리고 말았다.그리고 자객들의 우스꽝스러운 행동들과 귀신들의 액션도 어설픈 스토리 속에서 그다지 큰 웃음을 주지는 못했다.무엇보다 전작들에서 뜨끔한 사회적 메세지나 가슴 찡한 메세지를 준것과 달리 [낭만자객]은 너무 코미디에에만 치중한 나머지 보는내내, 그리고 보고나서도 짜증스럽고 실망스러운 코미디 영화로 밖에 비쳐지지 않았다.다소 억지스럽게 등장하는 달래와 요이의 안타까운 사연도 그런 과장되고 지저분한 유머 속에서 오히려 영화를 난잡하게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낭만자객]은 윤제균 감독의 전작인 [색즉시공]에서 코믹한 연기로 많은 주목을 받은 배우들이 주연급으로 출연한 영화이기도 하다.[색즉시공]에서 섹시한 에어로빅을 선보인 진재영과 역시 [색즉시공]에서 코믹한 차력과 노래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린 최성국,사투리와 터프한 캐릭터로 많은 주목을 받은 신이는 [낭만자객]에서도 역시나 그 감칠맛 나는 연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특히 진재영과 신이가 보여주는 사투리 연기는 영화를 보는내내 웃음을 터뜨리고, 최성국 역시 특유의 과장되고 코믹하고 과장된 표정으로 시종일관 관객들을 웃도록 만들어 준다.특히 [색즉시공]과 얼마전 [위대한 유산]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신이는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나 특유의 감칠맛 나는 사투리와 연기로써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이다.그리고 김민종의 연기변신 또한 인상적이다.[나비][패밀리]등 연이은 흥행실패로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김민종은 [낭만자객]을 통해 확실히 망가진 연기를 보여준다.지저분한 외모와 어리숙한 행동으로 마치 바보 같은 요이 캐릭터를 연기한 김민종은 다소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연기로 영화에서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다.앞에서도 말했지만 [낭만자객]은 윤제균 감독 특유의 개성있는 여러 캐릭터들을 보여주지만 [색즉시공]이나 [두사부일체]와 같이 고른 비중을 두지 못한채로 그저 겉도는 캐릭터들로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색즉시공]이 섹스코미디라는 장르로서는 이래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윤제균 감독이기에 신작 [낭만자객]에 거는 기대는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특히나 전작들에게서 이미 코믹한 연기로 인정 받은 여러 배우들의 출연은 특히나 영화의 재미에 대한 기대도 가지게 해줄 것이다.하지만 [낭만자객]은 정작 관객들이 기대하는 그런 재미나 윤제균 감독만의 화끈한 코미디 연출은 온데간데 없이 여느 유치하고 황당한 코미디 영화로 되고 말았다.무엇보다 아무런 전달 메세지나 윤제균 감독이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찡한 감동은 물론 이고 여러 캐릭터가 만들어 내는 흥미롭고 코믹한 상황들 조차도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고 있다.요즘 한창 잘나가는 한국영화들 때문에 우리나라 관객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한층 더 높아진 가운데 화끈하고 시원한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들 에겐 찝찝하고 안타까운 코미디 영화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 아쉬운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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