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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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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18 오후 7:36: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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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잘못된 행동과 무책임했던 임무 역시도 그녀에게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어떠해도 좋다. 무녀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그녀이자, 사이보그라는 이름아래 살아가는 그녀가 싫다. 그 견고하고 아름다운 기계에게 단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인간으로서 나와 함께 영원히 하는 것이다.
머나먼 미래. 과학의 발전은 크나큰 실수를 범한다. 마이크로칩으로 움직이는 인간원형의 형태를 빌린 사이보그를 탄생시키고 난 이후에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한 전투형 기계들이 인간들에게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까지 그러한 전투형식을 띄고있는 사이보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수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전투형 사이보그는 인간의 운동능력보다 4배가량의 진보화된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마이크로칩이 박혀있는 뇌, 즉 머리를 노리지 않으면 완전히 파괴되지도 않는다는 크나큰 이점을 안고있다. 사이보그를 제거하려면 인간의 희생은 당연하게 여겨도 무관할 것이다. 그것도 한 사람의 목숨이 아닌, 여러 사람에게서 앗아가는 목숨이 한 자리에서 연기와 같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러한 희생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 인간은 MP라는 전투형 사이보그 제거팀을 창설하였으며, 신형 무기와 장비로서 대응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곳 MP의 멤버로 가담하고 있는 사람중에, 여성 무희로 프로그램되어진 사이보그를 사랑하게되는 비운의 남자 R(=유지태)이 자리하고 있다.
여성 무희로 프로그램되어서 항상 사람들을 위해 춤을추어야 하는 사이보그 리아(=서 린). 그녀는 인간의 모습과 감정까지도 지니고 있는, 인간 이상의 사이보그다. 단지 사이보그라는 이름으로 뇌 속에 마이크로칩을 담고 있다는 것과, 한정된 시일이 지나면 고철기계가 되어서 더이상 쓸모없는 쓰레기에 불과하다라는 사실만이 사이보그인 그녀와 인간과의 차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한 사실은 리아 자신도 알고 있으며, 그녀를 사랑하는 인간 R 역시도 알고 있다. 서서히 다가오는 리아의 폐기일. 그녀의 죽음을 막기위해서 R은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그러한 것은 전혀 중요치 않다. 리아만 인간으로서 살릴 수 있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그것을 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리아라는 사이보그는 R이라는 인간이 유일하게 사랑하고 있는 대상이기에,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고라도 그녀를 살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 뿐이다.
4기의 전투형 사이보그들이 난동을 피운다. 그들이 있는 곳은 어둡고, 바닥에 물기가 고여 있어서 전체적으로 축축한 느낌을 주는 기분 나쁜 곳이다. 지하 깊숙히 묻혀있는 거대한 배수시설과도 같은 곳이며, 어떻게 보면 철근 구조물로 둘러쌓인 동굴의 느낌과도 닮아 있는 곳이다. 그러한 악조건을 뒤로하고 미치도록 치뤄지는 전투속에서 많은 MP요원이 희생당했으며, 3기의 사이보그 역시도 머리를 저격당하여 고철덩어리가 되었다. 그리고 도망치는 나머지 1기의 사이보그 싸이퍼(=정두홍)를 추격하는 MP요원들과, 그 요원들과는 다른 곳에 홀로 남아있었던 R이 사이보그와의 정면대결을 펼친다. 빠르고, 날렵한 몸놀림 속에서 R은 손에 총격에 의한 부상을 입게되었으며, 남은 1기의 사이보그 싸이퍼는 R에 의해서 머리를 저격당한다. 임무종결.
2080년의 미래사회는 참으로 우울하다. 화려한 내온불빛들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들. 처참하게 무너진 건물의 잔해들과, 그 속에서 생활하는 불쌍한 사람들. 그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시온(=이재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 그녀의 생활 역시도 순탄치만은 않다. 넓은 강가 위에 지어진 허름한 집에서 살고 있으며, 몸을 파는 비참한 생활로 연명하고 있지만, 저편 언덕에는 남몰래 꽃을 가꾸는 여성스러운 면을 담고 있기도 하다. 천박해 보여도 그녀는 여린 마음을 지니고 있다. 가끔은 폭력적이고, 거칠기도 하지만 말이다.
리아의 폐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한 리아의 모습을 보면서 R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고, 그러한 고민 속에서 얻은 것은 그녀를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결심뿐이다. 사이보그인 그녀를 과연 인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정말로 아름답고, 순수한 그녀라 할지라도 그녀는 말 그대로 죽어있는 생명체 사이보그다. 프로그램되어진 기계라는 얘이다. 그러한 그녀를 인간으로서 살아가게 하겠다는 R의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지만, 결국 리아를 인간으로 탄생시키기 위해서 R은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닥터 지로(=정은표)를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나쁜 행각으로 돈을 모으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실험비용을 마련하면서 리아를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에 들어가게 된다.
R에 의해서 머리를 저격당했던 싸이퍼가 설상가상으로 살아있다. 아무래도 머리에 맞았던 총알이 마이크로칩을 다행히도(?) 피해갔던 것 같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되살아난 싸이퍼는,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모든 종류의 사이보그를 전투형 사이보그로 만들려는 계략을 꾸미게 되고, 그러한 행동들이 점차적으로 이행되면서 다른 전투형 여성 사이보그가 탄생되게 된다. 역시 그녀도 놀라울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으며, 아마도 최초의 여성 전투형 사이보그가 아닐까도 싶다. 모든 사이보그를 전투형으로 만들겠다는 싸이퍼의 계략은 점점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으며, 잔인한 사이보그들의 행각 때문에 MP요원들이 바싹 긴장하게 된다. 아마도 모든 사이보그들이 전투형으로 프로그램되어진다면 인간세상의 멸망은 당연한 것이기에, 싸이퍼의 행각을 필히 막아야만 한다.
이제 R은 MP요원으로서의 명예나 명성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단지 리아를 인간으로서 탄생시키겠다는 간절한 생각뿐이며, 그러한 우울한 생활 속에서 닥터 지로로부터 뜻밖에 소식을 전해듣는다. 닥터 지로가 전해준 소식은 바로 인간의 머릿속에 잠식되어 있는 일부의 유전자 DNA를 사이보그의 마이크로칩과 융합시킴으로서 리아 역시도 인간으로 탄생시킬 수 있다는 뜻밖의 소식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유전자 DNA가 일치하는 인간 여성이 필요로하였으며, 그 여성이 바로 시온이었다. 이제는 시온으로 하여금 리아를 인간으로 되살리는 일만이 남았다. 그렇게 된다면 리아는 인간으로서 R과 죽을때까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온을 생각치 않는다면 R에게는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진실로 그렇게만 된다면 R에게는 더이상의 행복이란 없을 것이다. 리아가 인간으로서 자신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R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이다.
{R 에필로그 : 사이보그들이 판치는 2080년의 세상에도 사랑은 남아있다. 그것이 아무리 잘못된 사랑이라할지라도,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둘만의 처절한 사랑이다. 웃음과 슬픔, 외로움을 달래주면서 서로가 함께 하였는데, 이제와서 그녀를 기계대하듯이 버려둘수는 없는 것이다. 며칠이 지나서 그녀의 모든 활동이 정지되어버린다면, 나 역시도 이 세상에서 살아갈 가치. 나의 모든 희망을 저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편으로는 폐기일이 얼마 남지않은 사이보그를 사랑(리아)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존재이지만, 결코 같을 수 없는 전투형 사이보그를 제거해야만(싸이퍼) 한다. 사랑하는 사이보그를 위해서 행동할 것인가? 위험한 환경에 처한 내 친구 노마(=윤찬)를 싸이퍼의 손아귀에서 구할 수 있도록 행동할 것인가? 아니면 두 가지 모두를 포기할 것인가? 내가 어떠한 방향을 선택하고, 진정으로 누구를 돕는다 하더라도 나에게는 희망이 남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결국 내가 처한 지금의 상황에서 무엇을 택하더라도 나에게는 좌절만이 되돌아올 것임을 알고 있다... 사랑해~ 리아.}
/// 위의 글에서 영화의 후반부라 할 수 있는 직접적인 내용은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이유는 영화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에서였으며, 그로인한 다른 방식으로의 내용을 {R 에필로그}속에 짧게 담아두었습니다. {R 에필로그}속에 담겨진 R의 생각과 상황속에서 얻어진 결론이 결국은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될 수 있습니다.
/// 외국의 다른 SF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의 배경 역시도 우울한 미래사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밝고 찬란한 풍경보다는, 무너진 건물의 잔해들과 햇빛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죽은 세상과도 같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배경과는 다르게 '사랑'에 대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이보그간의 애절함을 연기하는 배우들과, 돔형식으로 만들어지는 가상의 홀로그램 영상에서 보여지는 꿈결과 같은 아름다운 풍경. 시온(=이재은)이 서있는 꽃을 기르는 언덕에서의 은은하게 퍼지는 붉은 노을등은 동양적 서정미를 충분히 풍기고 있는듯 싶습니다. 그러나 반대적인 입장에서는, 너무나 뻔한 스토리와 비극적인 결말. 두 사운드의 결합적(=인간의 육성과 기계음이 함께 들려질 때의)인 측면과, 눈에 확 띄는 잘못된 편집-직접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스토리를 따르다보면 어색함이 묻어납니다. 특히 결말쯤에 보여지는 싸이퍼는, 닥터 지로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데, 이러한 점에서 어떻게 둘이 융합되는지를 영화 속에서는 상세히 설명하고 있지를 못합니다-. 나름대로 SF영화를 좋아하기에 재미있게 관람한 영화이지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부족한 점을 간간히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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