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우정의 본질만 지니고 있다면야... 최고의 영화죠 친구
rea322 2001-05-03 오전 2:06:21 982   [0]

 언제까지나 그 모습 그대로 친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친구'란 영화를 본 뒤 내게 던져진 의문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변한다. 어
릴 적 무엇이 그리 신난지 몰려다니던 친구들도 어느 새인가 영 다른 사람
처럼 변해버린다. 영화 속의 동수가 준석과 달리 우정에 있어서 조금씩 비
열해져가는 부분은 안타까움과 함께 현실로 다가섰다. 고교시절 준석의 밑
에서 일말의 열등감을 키워왔고 가까스로 조직의 힘을 얻은 그에겐 어릴 적
그대로 믿음을 주려는 준석이 그리 달갑지 않다. 정작 친구의 입김에 의해
살해당하는 그의 모습은 비운의 운명으로 어긋나 버린 우정을 보는 것 같아
매우 씁쓸했다. 그들은 친구였지만 또다른 양편 세력의 조직일 수밖에 없었
기 때문이다. 동수의 죽음이 교살인지 아닌지에 관해 여러 의문이 들었다.
의리로 똘똘 뭉친 듯한 인상을 주는 준식이 갑자기 반전을 보인다는 것은
이 영화의 오점같아 아쉬웠다. 감독의 의도가 어떠했든 간에 영화의 결말은
덜 익은 음식을 씹은 것 만큼이나 마음이 눅눅했다. 어린 시절과 사춘기를
겪어오며 정감있게만 그려졌던 우정이 결국에는 죽음과 형무소로 일단락되
는 것이 무척이나 보기 아쉬었다. 준석과 동수의 삶이 깡패 조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이미 파국의 결말을 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범생 상태의 학
업적 삶은 이들과는 유리된 또다른 사회로 보였고 자신과 다른 세계를 동경
하는 준석의 모습은 그래서 더 인간적으로 보였다. 마이 웨이를 열창하는
그는 삶의 어둠이 친구 상태를 통해 가끔이라도 해방구를 맞이하길 원하듯
보였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편에서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동수를 자신만
큼이나 측은하게 여겼을 것이 분명하다. 서로의 인생을 각자 내다보고 있으
면 좋으련만......아무리 단짝이라도 상대의 인생을 어느쪽으로도 열리게
하지 못한다. 그러한 인생의 길이 단단히 다져진 우정을 밉살스럽게 흐트러
놓기도 한다. 영화 속 동수와 준식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 속에
들어있는 우정의 깊이란 조오련과 바다거북이 중 무엇이 빠른지 알 수 없는
시덥지 않은 질문마냥 그 수치를 잴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친구란 것이 한
자어 그대로 오래 옆에 두고 사귀어 온 존재이기 때문이다.
 친구의 생명이란 역시 '의리'이다. 변해가는 친구의 모습조차 포용하며 함
께 걸어가는 의리 말이다. 영화 속 두 친구는 죽음으로 인해 비운을 맞이하
긴 했지만 그들이 엮어온 우정의 행로란 동수의 죽음 뒤에서도 계속되는 것
일테니 말이다. 각종 은어와 폭력이 난무하는 깡패 세계의 우정이 크게 엿
보이긴 했지만 영화 속 우정의 생동감과 찌릿함은 잊혀지지 않을 듯 싶다.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3
1


친구(2001, Friend)
제작사 : (주)시네라인-투, JR픽쳐스 / 배급사 : 길벗영화
공식홈페이지 : http://www.chingu4.co.kr/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1550 [친구] 준석은 동수를 "우정"이란 미끼로 유인하여 살해했다 (2) tnsdnjf 01.05.04 1666 6
[친구]    Re: 준석은 동수를 "우정"이란 미끼로 유인하여 살해했다 (1) yac25 01.05.08 1046 0
1531 [친구] 남자들의 영화같아요... (3) eling1 01.05.03 938 0
1528 [친구] 정말 잊지못할영화다~~ (1) rotos12 01.05.03 1061 0
현재 [친구] 우정의 본질만 지니고 있다면야... 최고의 영화죠 (1) rea322 01.05.03 982 0
1504 [친구] 무엇이 친구인가 (1) klopfen 01.04.30 900 1
1503 [친구] 니가가라 하와이로... (1) kjljh 01.04.30 1043 0
1495 [친구] 70,80년대 향수와 부산사투리가 아니면 그저그랬을.. (1) imjacky 01.04.30 1079 2
1489 [친구] 호호 (1) akiyamazzang 01.04.28 721 1
1467 [친구] 할 말 없으~~ (1) kiag 01.04.27 787 0
1461 [친구] [친구] 아~~ 멋있다.. ^^ (3) july78 01.04.26 925 0
1436 [친구] '친구' 제작사인 코리아픽처스와 심마니영화펀드를 고발합니다.도와주십시오. (1) agrics88 01.04.25 887 0
1428 [친구] [친구] 복고, 사투리, 우정 그리고 친구 (1) mvgirl 01.04.24 1001 1
1391 [친구] 조오련과바다거북이..... (2) zzz668 01.04.21 1114 1
1384 [친구] 과연... (1) heaven1981 01.04.21 788 0
1340 [친구] 전 이렇게 봤습니다. 비평의 글 (1) smj9881 01.04.18 1534 2
1332 [친구] 친구라는거.. (2) hapbun7 01.04.17 876 2
1310 [친구] 미성년자의 눈으로 본 '친구' (1) sunghwany 01.04.14 1513 0
1273 [친구] 배신은 없다. 다만, 돌아갈 길을 너무 지나쳐 온 것 뿐이다. (4) ghk99 01.04.12 1346 11
1254 [친구] 親久 (1) sky303 01.04.10 746 1
1253 [친구] 영화도 재미있었지만.. (2) mama8083 01.04.10 808 0
1246 [친구] 내가 생각하는 친구의 스토리... (1) makmin 01.04.09 961 3
1239 [친구]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동수를..... (1) sukbbon 01.04.09 1089 0
1238 [친구] 모처럼의 선이 굵은 영화 (2) aera33 01.04.08 765 0
1215 [친구] 역시....머찐 영화... (2) eunji123 01.04.06 724 0
1208 [친구] 그들의 우정이 부럽다.... (3) imkjh75 01.04.06 1002 3
1201 [친구]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영화에요^^ (2) pyj312 01.04.05 823 2
1199 [친구] 오래두고 가까이 사귄 벗..「친구」 (1) mjhid 01.04.05 989 0
1190 [친구] 친구라..친구..친구..잼있었지만 해석하기 싫은영화 (4) mjraaa 01.04.04 1532 2
[친구]    Re: 친구라..친구..친구..잼있었지만 해석하기 싫은영화 (1) hush0124 01.04.13 1073 4
[친구]    Re: 친구라..친구..친구..잼있었지만 해석하기 싫은영화 (1) jooyeun 01.04.06 1152 1
1186 [친구] 남정네들의 우정을 슬쩍 엿본느낌이랄까? (1) jinnyham 01.04.03 890 1

1 | 2 | 3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