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화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라고 하면 단연 코미디 영화를 말할 것이다.언제부턴가 가슴 찡하고 눈물을 자극하는 멜로 영화가 외면을 받고선 이른바 대박급 코미디 영화가 하나둘씩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조폭 마누라][두사부일체][가문의 영광]등은 전국적인 흥행과 더불어 한국영화의 붐을 일으키는 데도 한몫을 해주었다.그리고 이후 등장한 많은 코미디 영화들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인기와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다시 한번 코미디 영화의 인기를 실감케 해주었다.올해들어 조금은 뜸한 듯 싶었던 코미디 영화들이 추석을 맞이하여 하나둘씩 개봉하고, 현재 제작중인 코미디 장르의 영화들만 해도 여러편에 달하면서 또다시 한국 코미디 영화의 대박을 기대하게 해준다.그중에서도 [불어라 봄바람]은 산뜻한 제목 만큼이나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일 것이다.작년에 [라이터를 켜라]라는 영화로 데뷔해서 꽤나 큰 성공을 거둔 장항준 감독의 신작이자 이제는 코믹연기에 확실히 물이 오른 김승우와 출연작마다 감칠맛 나는 연기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중인 김정은의 호흡은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돌리는 법이 없는 쫌팽이 집주인이자 소설가인 선국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화정이란 다방종업원 때문에 고민이다.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일한 유산과도 같은 화정은 입만 열면 천박하고 비속한 말들이 나오질 않나 제자도 마음대로 못 켜는 보일러를 마구 돌려대질 않나 집들이랍시고 친구들을 불러서는 시끄럽게 떠들기 까지 하는 것이다.[불어라 봄바람]은 출연배우들의 이름만 봐도 느껴지듯이 상당히 흥미롭고 개성 강한 캐릭터로 시작과 함께 폭소를 터지게 한다.아버지에 대한 온갖 거짓말로 소설을 쓰고선 가식적인 인터뷰를 하고, 새벽마다 몰래 성당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선국,비속어와 은어가 대부분인 말투와 겉보기에도 티가 나는 푼수떼기 다방종업원 화정이란 캐릭터는 영화를 보는내내 잠시도 지루할 틈을 느끼지 못하도록 웃겨주고,시종일관 커다란 폭소를 터지게도 해주는 것이다.특히 두 주인공을 연기한 김승우와 김정은의 감칠맛 나는 애드립들은 그야말로 영화 속 최고의 재미이기도 하다.조금도 화정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쪼잔한 행동만 일삼는 선국과 천박해 보이지만 밉지 않은 다방종업원 화정이란 캐릭터는 김승우와 김정은의 감칠맛 나고 실감나는 코믹연기로써 관객들에게 호가실한 웃음을 준다.
한편 새 작품을 구상하던 선국은 우연히 듣게된 화정의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그리고는 화정을 속이고 화정과 함께 소설을 만들어 가면서 영화는 더욱 유쾌하고 재미있는 폭소를 터지게끔 한다.자신의 이야기에 심취되어 눈물까지 흘려가며 이야기 하는 화정과 처음의 티걱태걱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화정과 점차 가까워져 가는 선국의 모습은 그야말로 엽기적인 커플 그 자체이다.선국과 화정이 나누는 대화와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영화 [불어라 봄바람]을 유쾌하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요소인 것이다.뿐만 아니라 [불어라 봄바람]은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다양하고 기발한 에피소드들로 관객들의 웃음을 잠시도 놓아주지 않는다.어리숙한 선국의 제자 희구와 여자만 보면 반하기 일쑤인 선국의 친구 심작가,늦바람이 분 노작가와 다방 마담등의 개성있는 캐릭터는 영화를 보는내내 시소를 자극한다.특히 데뷔작인 [라이터를 켜라]에서도 보여주었듯이 아기자기 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웃음과 폭소를 주는 장항준 감독의 탁월한 실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여실히 그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다시 큰 재미를 준다.뜬금없이 등장하는 동물원 이야기나 여행길에서 길을 잃고 들어간 농가에서 만난 엽기적인 노부부,그리고 제자인 희구와의 에피소드는 영화 속 최고의 폭소를 터뜨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이처럼 영화 [불어라 봄바람]은 깔끔하고 신선한 웃음을 전달하는 장항준 감독만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그대로 드러나는 영화인 것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아마도 영화 속 두 주인공인 선국과 화정이란 캐릭터를 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아니 어쩌면 그 캐릭터만 생각해도 웃음이 터질 것이다.그만큼 영화 [불어라 봄바람]은 캐릭터에 대한 분명하고 확실한 이미지 전달이 돋보였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런 개성 강한 캐릭터를 깔끔하게 소화해낸 김승우와 김정은은 역시나 자신들의 연기를 100% 발휘하면서 영화의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장항준 감독의 전작인 [라이터를 켜라]에도 출연하고 그 이후로 첫 흥행을 맛보기도 한 김승우는 이번 영화에서도 실감나는 연기로 선국이란 캐릭터를 연기한다.자신의 거짓말을 속이기 위해 샴푸를 묻힌채로 전력질주 하고,화정의 생일잔치에서 가짜 시를 읊어대는 선국의 모습은 김승우의 표정과 어눌한 말투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었다.그리고 김정은 역시나 그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할만큼 리얼하고 감칠 맛는 애드립 대사와 행동들로 핵폭탄급 폭소를 유발시킨다.시종일관 내뱉는 비속어 조차도 밉지않고 동물원과 소설 이야기를 할때면 시간 가는줄도 모른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화정이란 캐릭터는 김정은의 특유의 과장된 코믹연기로써 확실하게 표현되고 있다.
기발하고 산뜻한 제목처럼 재미와 웃음을 주는 영화 [불어라 봄바람]은 감독과 배우의 이름을 다시 한번 실감나게 해준다.기발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하여금 관객들을 시종일관 배꼽잡게 만드는 장항준 감독의 재치있는 연출과 김승우,김정은의 실감나는 연기는 영화를 결코 지루하고 유치한 코미디로 비쳐지게 하지 않았다.특히 [라이터를 켜라][역전에 산다]로 확실히 코믹연기에 물이 오른 김승우와 자신만의 색깔로써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는 김정은은 영화 [불어라 봄바람]을 통해 그 끼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올해가 절반이나 지나면서 이렇다할 국산 코미디 영화를 만나지 못한 관객들에겐 지금 속속 개봉하는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가 색다른 재미를 줄것이다.화끈하고 재치있는 폭소탄을 기대하는 우리 관객들에게 [불어라 봄바람]은 그 기대에 확실히 부응해줄 영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