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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거울속으로]거울이주는 신비스런 매력에 푹 빠지다 거울속으로
mvgirl 2003-08-17 오전 9:50:22 1766   [7]
일상생활에서의 거울은 굉장히 익숙하고 편리한 도구이지만 영화 속에서 표현하기 위한 거울을 통한 이미지는 때때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나를 포함한 현실 세상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울은, 내가 보지 못하는 나 스스로의 얼굴과 내 뒤편에 존재하는 세상을 보여주는 거울은, 나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 서로 마주보고 있지 않음에도 상대를 마주볼 수 있는 효과를 줄 수 있는, 때론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두 가지 다른 대상을 한 화면에 고스란히 담을 수도 있는 마력(?)을 지닌 거울은 아주 매력적이고 때론 편리함을 주는 도구이기는 하지만 피사체를 너무도 완벽히 그리고 온전하게 담아내는 거울의 특성 때문에 너무도 솔직(비춰지지 않았으면 하는 대상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내곤 하는)하게 피사물을 반영하는 특성 때문에, 매력적인 거울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고자 하는, 거울을 통한 공간분할을 연출하고자 하는, 거울을 통한 환타스틱한 화면을 연출할 의도를 지닌 연출자 들에게 때때로 ‘거울’이라는 존재는 일종의 도전(때론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색적인 화면을 연출해낸 그들이 수고가 짐작되어서 인지 아님 그것을 통해 만들어지는 환상적이면서도 은근한 화면의 여운을 좋아해서인지 모르지만 난 거울을 통해 만들어지는 환상적인 앵글의 화면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때때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영화 <거울 속으로>에 대한 소식은, 거울이라는 이미지가 십분 활용된 새로운 분위기의 공포영화에 대한 소식은 그 소식자체만으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이 영화를 무작정 기대하게 했다. 거울이 가지는 대칭성의 효과를, 거울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환타스틱하면서도 이색적인 화면을 그리고 거울이기 때문에 느껴야 할 촬영의 한계를 어떻게 표현하고 극복했을 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런 호기심을 가득 안고 난 영화 <거울 속으로>를 감상했다.

영화 <거울 속으로>는 기대만큼이나 독특하고 매혹적인 스타일의 신인감독의 재능과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는 인상적인 멋진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영화계를 강타하고 있는 ‘공포’라는 코드에 부합하여 이 영화를 그걸 듯한 심령 공포영화로 포장, 섬찟하고 잔인한 화면으로 점철된 꽤나 무서운 영화로 지레 짐작하게 하는 우를 범해하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아주 무서운 공포영화를 상상하고 온 관객들에겐, 이 영화를 보며 마음 속 깊은 곳의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싶었던 관객들에겐 적잖은 실망을 안겨줄 영화가 될듯하다.

영화 <거울 속으로>의 중심 '거울과 분리된 세상 그 존재가 주는 공포'.
우리는 때때로 거울 속에서 공포를 느낄 때가 있다.
아주 깊은 밤 어둠 속에 비춰진 자신의 어두운 음영을 보았을 때, 거울 속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이 진정한 나인지 한번쯤 회의할 때 거울이라는 존재는 때때로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여기에 거울 저 건너편에 비춰지는 내가 나의 의지와는 별개의 독립된 개체라는 가정은, 세상과 똑 같은 듯 그러나 대칭 구조를 이루는 정반대의 독립된 다른 공간인 거울 속 환상 공간에 대한 영화 속 설정은 이제까지 거울에서 받을 수 있었던 일반적인 공포에 대한 느낌을 극대화 시키는 구실을 한다.
영화의 예고편에 등장,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자신의 목을 그어버리는 섬뜩한 살인과 자신을 등지고 거울과 대칭되어있던 밀폐된 엘리베이터 속의 남자의 뒤돌아선 거울 속 자신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섬찟한 살인장면은 영화의 초반 거울 속 세상에 대한 신비함과 연쇄 살인에 대한 미스터리에 대한 의문과 공포를 던져주며 동시에 이 영화에 대한 예감과 기대를 증폭시키고, 영화에 대한 초반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는 구실을 한다.
영화의 첫 장면,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는 여성의 클로우즈 업과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으로의 카메라의 시점 이동은 이 영화가 얼마나 거울을 자유자제로 비추고 반영할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어 등장하는 위압적인 느낌의 대칭되는 에스컬레이터의 모습은 거울의 세계로 초대된 당신을 환영한다는 식의 환상적인 세계로의 초대로 느껴지며 이제부터 영화가 보여줄 대칭의 효과를 그 대칭의 분위기에서 느껴질 법한 여운을 보란 듯이, 즐기듯 그러나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현실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거울 속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 카메라의 앵글과 시종 대칭적으로 보여지는 인물 또는 공간의 이미지들, 거울 속과 현실의 이미지를 혼란케 할 정도로 거울 안과 밖을 자유자제로 움직이며, 때로는 유리를 들락거리는 현란한 카메라의 움직임을 보이는 촬영기술, 거울의 나와 분리된 실제의 나를 하나의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신비스러운 특수 효과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영화의 주제를 거울로 분리된 거울 속 내부의 세계에 대한 환타지를 거울에서 느껴지는 거울에 대한 신비로움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며 관객들을 이 영화에 점점 빠져들고 집중하게 만드는 구실을 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환상적인 때로는 몽환적인 영상과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계속적으로 유지되는 대칭의 효과와 그것이 주는 공포적 느낌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스릴러적 성격에 충분히 부응하며 이런 류의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팽팽 긴장감을 형성시켜주는 중요한 구실을 하고 이 영화를 흥미롭게 한다. 영화에 집중하게 하는 구실이 된다.
특히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반전(?)은, 솔직이 영화 전체를 휘저을 만큼의 강도가 있는 반전은 아니지만, 이 영화가 시종 추구(?)했었던 거울 속 세계에 대한 효과적인 반전으로 거울에 대한 신비와 환타지를 단적으로 이끌어 낸 꽤 괜찮은 엔딩으로 이 영화의 거울에 대한, 거울 속 세계에 대한 집착(?)과 추구(?)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다.

영화를 이끄는 인물들…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 우영민, 하현수, 이지현/정현, 그리고 살해당하는 사람들,들은 모두 거울과 무관하지 않다.
영화 속에서 죽임을 당하는 모든 사람들은 거울과 무관하지 않는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건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이나 이 영화의 주인공인 우영민이 거울에 비쳐진 피사물 때문에 실수를 하는 우를 범해 거울을 똑바로 볼 수 없는 거울에 대한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으며(어쩌면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거울에 대한 공포는 영민이 가지고 있는 거울 공포증에서 기인된다. 거울 속의 자신이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다는 ‘환상’ 말이다.) 거울로 인한 우영민의 실수 때문에 친구를 잃고 우영민에 대한 원망을 간직하고 있는 하현수의 모습 등 주인공을 포함한 모든 인물들이 직간접적으로 모두 거울과 연관되어 있는 건 우연이 아닌 감독의 의도이며 또한 거울에 유난히 집착하는 정신병력을 지닌 지현이 화재사고로 죽은 정현과 쌍둥이 인 것이나 거울 속에 언니가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하는 그녀의 모습은 거울이 가지는 대칭성이나 거울로 양분된 현실과 환상의 세계에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거울 속 자아에 대한 단적인 상징을 표현하고 자 하는 감독의 거울에 대한 집착이다.
거울과 관련된 영민의 에피소드나 지현, 정현이 쌍둥이라는 점 등이 거울의 대칭성을 기저로 한 이 영화가 표현하고자 했었던 거울의 환타지에 부합하고 집착하려는 지나친 의욕으로 보여져 조금은 작위적인 느낌을 연출하는 설정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거울의 느낌이, 이미지가 충만(?)한 줄거리를 이끌어 가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에 적절히 부합하는 다소 인공적이지만 납득할만한 설정 정도로 느껴졌다.

영화 <거울 속으로>는 굉장히 매력적인 그러나 대단히 위험한(?) 영화.
영화는 ‘거울’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대칭성, ‘거울’이 포함하고 있을 환상적인 세계에 대한 표현, 비슷한 듯 분리되어 보여지는 거울 안과 밖의 현실에 대한 표현 등, 영화는 거울의 특성과 효과를 십분 활용, 거울이 줄 수 있는 공포적 분위기와 신비감을 섬세한 화면과 공간 배치로 확실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영화다. 더욱이 이 영화가 보여주는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거울 특수효과들은 이 영화의 특징을,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이 영화의 멋스러움에 매혹에 단단히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가 가지는 허술한 어쩌면 느슨한 것 같은 스릴러적 구조 때문에,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인의 실체와 결말(범인이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반전이 배제된 결말)에 대한 당연한 예상 때문에 영화는 긴장감을 잃고 재미는 반감되어 식상하고 김빠지는 줄거리의 흐름을 보여줘 시종 공들여 보여주었던 신비스럽고 매혹적인 거울에 대한 모든 마술(?)과 매력을 일순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아 이 영화에 대한 완성도나 평가를 극단으로 분리시키는 굉장히 위험스런 영화이다. 너무도 허술하고 익숙해 새로움을 느낄 수 없는 줄거리와 그로 인해 반감되는 팽팽한 긴장과 긴박함은 관객들의 기대를 철저히 져버려 재미없는 영화, 볼거리 없는 영화로 치부될 만큼 치명적 단점을 가진 영화다.
물론 나 역시 이 영화가 가지는 허술한 줄거리가 스릴러로서의 맹점으로 작용하여 이 영화의 평가절하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확장하여 영화 전체가 보여주는 독특하고 신비로운 신선한 느낌을, 건축을 전공한 신인감독이 표현하는 공간미학이 발산하는 영화의 특색에 좀더 집중하여 영화를 보게 된다면 조금은 허술한 구조의 스릴러가주는 허탈함을 충분히 매꿀만한 충분히 볼만하고, 재미있고 나름의 완성도도 갖추어진 영화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좋은 작품으로 거듭 인식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관점에서 난 이 영화가 좋았고, 매력적이었고 다분히 괜찮았다 라는 표현을 쓸 만큼 만족스러웠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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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걸님 글은 항상 멋지네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2003-08-1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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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으로(2003, Into the Mirror)
제작사 : 키플러스 픽쳐스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intothemirr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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