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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으로](1) 정리 - 영화를 보신분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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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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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으로>는 최근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공포 영화의 공식에서 한번 더 비틀기를 시도한 이 작품은 독특한 소재로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가 끝난 뒤 극장 안에 불이 들어오면서 가뿐하게 잊을 수 있는 영화보다는 오랜 시간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를 더 좋아합니다. 올 여름 개봉한 꽤 많은 영화 중에 저의 뇌리에 가장 오래 남는 영화는 바로 이것 <거울 속으로> 였습니다. 저는 이제 나름대로의 해석을 한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내용 중에 정신과 의사인 영민의 후배가 설명을 해주기도 하는 거울 밖과 거울 속의 세계관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두가지 별개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확신해서 전개를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한을 품고 죽은 자의 영혼, 즉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1. 앰뷸런스의 스펠링은 왜 거꾸로 인가.
-->영화 내에서 정신과 의사인 후배와 같이 차를 타고 가던 중 영민은 위 따라오는 앰뷸런스의 앞에 쓰여있는 영어 스펠링을 봅니다. 거울로 보면 정상이지만, 실제로 보면 반대죠. 이것은 실제로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응급상황에서 앞을 막고 있는 차들에게 앰뷸런스라는 인식을 시키기 위해 차의 앞부분에 스펠링을 거꾸로 적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앞차의 운전자가 백미러를 통해 정상적으로 쓰여진 '앰뷸런스'를 읽을 수 있으니까요. 이 영화에서는 이것이 거울에 대한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끝부분에 있는 반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장치로 쓰입니다.
2. 영민의 죽음은 거울 안인가, 거울 밖인가.
--> 거울 밖의 영민이 죽습니다. 범인인 최이사의 총을 맞고 거울을 깨고 들어간 영민은 거울에 비친 또 하나의 자신과 대면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거울밖에 영민은 총상을 입고 있지만, 거울 안의 영민은 멀쩡하다는 것입니다. 거울 안 영민은 밖의 영민을 조롱합니다. 욕을 하면서 변했다는 것(파트너의 죽음으로 인해 갖고 있던 총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을 증명하라고 하죠. 영민은 거울 속 자신에게 방아쇠를 당기고 총을 맞은 거울 안 영민은 거울을 깨고 튀어 나갑니다. 여기서 일종의 치환이 일어납니다. 최이사에게 총을 맞은 영민이 거울안에, 거울 밖 자신에게 총을 맞은 거울 안 영민이 거울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체적인 물리적 이동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정신의 이동이라도 일어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렇게 해서 밖에 있는 영민은 앰뷸런스 안에서 숨을 거두고, 최이사에게 총을 맞은 영민은 살아나는 것입니다.
3. 지현과 정현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 정현과 지현은 일란성 쌍둥이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동생인 지현의 병원비를 감당하던 정현이 살해당하자 지현은 정신병원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거울 속에 언니가 있다고 믿는 것이죠. 여기서 주의할 점은 거울 안의 자신이 자신과 다른 존재라고 인식하는 사람은 몇 명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피해자를 제외하고 지현과 영민만이 이 사실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지현의 거울에 대한 관계는 이렇습니다. 거울 밖= 지현, 거울 안= 지현+ 정현입니다. 정현의 영혼의 말을 전부 알아듣진 못하지만 미약한 교감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교감을 한다는 사실은 '805'라는 숫자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녀가 805 라고 거울에 쓴 것은 언니 정현과의 교감에서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거울에 손가락을 대고 805를 쓰면 거울 안에서는 208이 될테니까요. 한마디로 거울 안에 있던 언니의 영혼이 지현에게 장부의 출처에 대한 힌트를 가르쳐 준 것입니다. 하지만 정현은 자신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까지는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이 자매의 교감의 정도가 미약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범인이 최이사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지현은 주차장에서 전사장에게 칼을 들이대며 생사람을 잡을 뻔하죠. 지현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집에 놀러와 자매의 사진까지 찍어준 최이사 보다는 화재사건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나 몰라라 하는 전사장이 더 파렴치해 보여 범인으로 오인했는지 모릅니다.
4. 거울 속 다른 세상을 감지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영화 속 설명에 따르면, 이 세상과 대칭인 세계가 존재를 하는데 이는 거울 속에 비치는 세계라고 합니다. 정신적인 충격을 받거나 해서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깊어지면 거울에 비친 또 다른 나는 자신과 분리되고 다른 개체로 인식되는 것이죠.('피터팬'을 보면 자신의 그림자를 쫓는 피터팬이 나옵니다. 자신과 떨어져 따로 행동하는 그림자..어찌보면 비슷하지 않나요?) 영민은 그런 면에서 거울 속 세상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실수로 죽은 파트너 때문에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졌던 영민은 자기 혐오에 빠져 술로 매일을 보내게 되죠. 이때부터 거울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입김을 불어 보지 않으려 하고, 거울에 비친 지현의 모습이 정현으로 보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지현입니다. 원래부터 정신병을 앓고 있던 지현은 거울 속 자신을 정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반면에 다른 세상을 감지하지 못하는 최이사의 경우에는 정현이 그의 목을 조르며 거울 속으로 얼굴을 드리밀자 최이사의 눈에는 암흑세계가 펼쳐집니다. 그에게는 거울 안 세계가 인지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5. 살해된 피해자들도 살해당하기 전 괴리된 거울 속 자신을 감지하는가.
-->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총무과 사원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최이사가 백화점을 인수하기 위해 이들 사원들에게 돈을 주고, 이들은 자신의 욕심을 채웠죠. 하지만 정현이 폭로를 하겠다고 하자 최이사가 살해를 하는데 여기에도 총무과 사원들이 관여를 합니다. 시체 확인을 그들이 대신와서 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고, 두 번째 죽은 피해자에게서는 이벤트홀의 도면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시체의 소재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여튼 억울하게 죽은 정현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그들은 자신을 두 번 죽인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피해자들의 죽음에 임박했을 때의 공통점은 벨소리가 들린다는 것입니다. 정현,지현 자매의 목걸이에서 나오는 벨소리는 일종의 거울 속 정현의 활동 시작을 알리는 소리이기도 한거죠. 그 시간을 전후해서 피해자와 거울 속 모습에 분리가 일어나고 정현의 혼이 쓰인 거울 안 자신에게 살해를 당하는 것입니다.
6. 마지막 부분에서 계단 위에서 지현을 구타하는 최이사의 모습을 바라보는 화면의 색이 다르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 색이 다른 이유는 보고 있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보면 그 상황은 인물들이 삼각형 형태의 배치를 하고 있습니다. 계단 위에 최이사와 지현이 있다면 그 오른쪽에 영민이 있고, 왼쪽에 하형사가 있는 꼴이죠. 당시 하형사의 시점에서는 원색의 컬러로 보입니다. 이것은 현재를 의미합니다. 반면 영민의 시점은 파란색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과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 당시의 영민은 거울 안에 있던 영민이기 때문에 거울 안에 존재하던 정현과 모종의 소통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장면을 보면서도 하형사는 최이사에게 당하는 지현을, 영민은 1년전 비슷한 상황에서의 정현을 보는 것이죠. 이것을 증명하는 장면은 벽에 붙어 있는 전등입니다. 파란색 화면에서는 아직 등이 달려 있지 않아 전선과 보조물이 삐죽하게 튀어 나와 있는 반면 원색 화면에서는 전등이 버젓이 달려 있습니다.
7. 거울을 통해 안과 밖으로의 이동은 가능한 것인가. 가능하다면 영화의 끝 부분에서 영민은 왜 나오지 않는 것인가.
--> 가능합니다. 지현의 거울 속 모습을 한 정현이 나오기도 하고, 거울 속에 있는 영민과 거울밖에 있는 영민의 위치가 뒤바뀌는 것을 보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거울 앞에 서있는 영민은 왜 갇혀 있는 듯 보일까요. 그것은 그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거울 밖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서 당혹감에 빠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갇히고 안 갇히고를 떠나서 자신의 반쪽을 잃어버린 상실감에 놀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8. 알면 재미있는 것들
--> 자매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은 영민이 사건을 푸는데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정현의 장부 속에서 삐져나온 그림을 보면 부부의 모습이 보이는데 그 사이 거울을 보면 부부을 앞에 두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가 나옵니다. 그 그림을 보고 자매 사이의 세탁기에 비친 누군가를 발견하죠.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지현이 확인을 해줍니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중의 또다른 하나인 통화 내역을 보면 마지막 통화가 최이사에게 걸려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영화의 첫부분에서 어두운 사무실에서 통화를 하는 최미정은 "없어. 직접와서 찾아." 하고 합니다. 이것은 정현의 장부를 찾던 최이사가 최미정을 시켜 장부의 소재를 알아보라고 했다는 것을 암시해줍니다. 또 주차장에서 죽는 백진수는 "니 짓(살인)인줄 다알아.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아?"라고 합니다. 최이사와의 통화라는 것을 안다면 총무과 직원들과 최이사와의 관계는 더 명확해 집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군요. <거울 속으로>라는 영화가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만드네요. 반추해보다가 더 의미를 알게 되는 장면이 생기면 다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거울 속으로>를 본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상기시켜 드리면서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면 생각을 나눴으면 합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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