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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는 1995년 영화계에 진출한다. 광고계에서는 거의 모든 주요상을 '최연소'라는 머리말을 붙여가며 휩쓴 그였지만 장편 영화계에서는 아직 신출내기에 불과했다. 그는 같은 처지인 제리 브룩하이머와 윌 스미스, 마틴 로렌스와 손을 잡고 <나쁜 녀석들>이란 저예산 영화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1억 6천만불을 벌어들이며 대성공을 거뒀고, 이 네 명은 '초짜'라는 닉네임 대신에 '흥행감독', '마이더스의 손', '흥행배우'라는 명예를 얻게 되었다.
이후 마이클 베이 김독은 <더록>,<아마게돈>,<진주만>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흥행'이라는 두 글짜로 채워갔고, 윌 스미스는 랩퍼와 배우로써 최고 엔터테이너의 반열에 올랐다. 마틴 로렌스는 <경찰서를 털어라>로 전세계에서 1억 5천만불을 벌어들여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이렇게 '바쁜 녀석들'이 8년만에 <나쁜 녀석들2>가 되어 돌아왔다.
세계적인 휴양지인 동시에 범죄의 도시이기도 한 마이애미. 그곳에 또다시 대규모의 마약이 밀수되어 들어온다. 대량의 엑스터시가 마이애미를 거쳐 쿠바로 넘어가는 것이다. 철저한 감시 속에서도 막대한 자금이 쿠바로 빠져나가자 경찰은 비상상태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이애미 마약단속반의 마이크(윌 스미스)와 마커스(마틴 로렌스)는 현장을 적발, 추격을 벌이게 되고 해안의 고속도로는 쑥밭이 된다. 그 과정에서 이 작전에 마이애미 마약전담 전술기동대 TNT(Tactical Narcotics Team) 이외에도 DEA가 같이 투입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점점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배후의 조직이 규모가 거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들 앞에 의외의 변수가 생긴다. 그것은 바로 마커스가 애지중지 하는 여동생 시드. 그녀가 DEA의 비밀 요원으로 위장근무를 하던 중 보스 타피아에게 납치되어버린 것이다. 그녀를 구출하고 마약을 뿌리뽑기 위한 '나쁜 녀석들'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쁜 녀석들2>은 제목에서부터 실패를 모르는 마이클 베이 사단의 자신감이 묻어 나온다. 올해 개봉한 여타 영화의 속편들이 원제 옆에 부제를 붙인 것과 달리(<매트릭스2:리로디드>,<미녀삼총사2:맥시멈스피드>,<터미네이터3:라이즈 오브 더 머신>) 전편과 구분하기 위한 숫자 '2'가 하나 붙은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영화를 들여다보면 그 자신감은 더 강해진다. 이미 액션 장르에서는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감독의 능력이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긴다. 단연 압권인 씬은 마이애미 해안 교각을 달리는 자동차 추격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씬을 찍기 위해 다리 전체를 4일간 봉쇄하고 자동차 60여대와, 150명이상의 경찰과 소방관을 투입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씬이 CG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리얼 액션이라는 것이다. 배우들과 스텝들 철저히 계산된 동선을 따라 모두 목숨을 걸고 촬영했다는 이 씬은 놀라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현장에서 긴장감이 얼굴에 가득한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의 표정은 연기가 아닌 실제였던 것이다. 또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저택 폭파장면은 세트나 미니어처가 아닌 실제 5만 달러짜리 호화맨션을 실제로 날려버린 것이라고 하니 '역시 마이클 베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영화의 볼거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웃음 요소'들이다. KKK단에 둘러싸여 있을 때에도 그들은 자신의 '배드보이 송(?)'을 부르며 의기 양양해하고, 위기에 처해도 싸우는 듯 따발총같은 재기 어린 입담으로 적들을 정신 없게 한 후 모면한다. 또 가전제품 상점에서는 호모로 오해를 살만한 성담론을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팬들을 위한 서비스인지는 몰라도 1편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2편에도 고스란히 출연한다. 8년이라는 세월이 그들의 얼굴에도 나타나긴 하지만 1편을 재밌게 봤던 관객들에게는 고향 땅을 밟는 것처럼이나 반가운 일이다. 약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1편에서는 철장 신세였던 거인 천재 해커가 2편에서는 경찰이 되어 있다는 것과 마커스의 어린 자식들이 이젠 많이 컸다는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도 눈에 거슬리는 것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미국 우월주의라는 점이다. 이것은 마이클 베이 영화에서의 개성중 하나라고 볼 수 있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서 얼마든지 불쾌하게 보일 수도 있다. 어떻게 그들은 승인도 없이 국경 넘어 쿠바까지 날아가서 총질을 맘대로 하는 것일까. 그리고 아무리 마약 공장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라고 하더라도 빨랫줄에 널린 빨래를 보면 사람이 사는 것이 분명한 집들을 여동생을 구한다는 명분아래 차로 깡그리 밀어버릴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인 한 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쿠바인 마을 하나를 없앨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영화의 개성(?)인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가지는 지나치게 남성위주의 영화라는 것이다. 모든 배우들이 남자였던 <크림슨 타이드>같은 영화도 있었으니 흠이 될 순 없지만 히로인이 될 수도 있는 여배우들의 비중이 영화의 조미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1편에서 여주인공인 줄리는 항상 투덜대면서 상황을 꼬이게 만드는 증인이었고, 2편에서도 역시 DEA 요원이긴 하지만 납치를 당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시드가 등장한다.
이렇듯 모든 관객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긴 힘들겠지만 적어도 <나쁜녀석들2>는 여름 블록버스터로서의 필요조건은 전부 갖춘 듯 하다. 결코 무겁지 않은 줄거리와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 그리고 주인공들의 코믹하고 유머러스한 입담은 2시간 30분 정도의 러닝 타임을 실제보다 짧게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한 영화의 테두리 안에서 이러한 배우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름의 더위마저 날려버리는 <나쁜 녀석들2>의 액션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안성맞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TIP. 왜 하필 무대가 마이애미인가?
원래 마이애미는 세계적인 휴양지이다. 세계적인 휴양지하면 사람들이 하와이 또는 플로리다 그중에서도 미녀들이 우글거리는 마이애미 비치를 우선 떠올리는데 실제로 미국인들은 마이애미를 범죄가 만연하고 흑인들이 득실거리는 위험한 도시로 생각한다고 한다. 마이애미에서 거래되는 마약의 근원지는 쿠바라 한다. 마이애미는 지리상으로 쿠바와 매우 가깝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봉쇄로 인해 경제가 취약한 쿠바정부가 마약밀매로 미국에게 복수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그래서 1편, 2편 모두 마약거래는 쿠바와 연관이 되어있다 ) 마약과 범죄율의 인과관계는 아직 확실한 결론을 도출해낸 상태는 아니지만 아무튼 마이애미의 범죄율은 악명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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