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내가 있었다" <거울속으로> - 거울 속의 공포..'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에요'
무더운 여름에 공포영화 한 편은 머리를 맑게 해준다. 잡다한 상념들이 사라진 채 공포영화를 보고난 후 그 잔상들이 며칠간 떠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면 억지일까 ? 섬뜩한 공포로 한여름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공포영화가 어디 있을까. 다만, 잔인한 살인장면을 묘사하는 슬래셔 무비나 하드고어가 아니라면….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핸드폰, 거울 등이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지만 때로는 이러한 일상이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해 <폰>에 이어 개봉 예정인 영화 <거울속으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스펜스를 느끼고 싶은 관객이라면 사건을 하나씩 추리하는 형사 드라마로 즐기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거울 속에 내가 있었다"
거울은 오래 전부터 공포영화는 물론 추리 문학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었다. 가끔 거울을 보며 그 안에 내가 아닌 또 다른 나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영화 <거울속으로>(제작 키플러스 픽쳐스, 감독 김성호)는 거울에 비치지 않는 공포를 그린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
영화는 개장을 앞두고 있는 백화점을 무대로 하여 전직 경찰출신 보안담당자 영민(유지태)과 1년전 백화점 화재 때 연루된 총무부 직원들을 둘러싸고 의문의 연쇄살인이 전개된다. 영민의 파트너였던 현수(김명민)가 사건을 담당하게 되고 현장에 수사본부가 설치되면서 범인을 추척해 간다.
용의자로 지목된 지현(김혜나)은 화재 사고로 위장되어 살해된 쌍동이 언니의 원한을 갚으려 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백화점 관계자들 사이에 영민과 현수가 끼어들며 현실과 거울, 두 세상을 오가는 의문의 연쇄살인을 추적해 나간다.0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백화점 매장,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어느 곳도 거울이 없는 곳은 없다. 영민은 형사시절 자신의 실수로 친구를 잃을 때 역시 거울 속에 비친 범인을 쏘았고, 그로 인해 보안담당자인데도 총을 잡지 못하는데….
'거울 속에 또 다른 세상이 있어 그것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아 공포와 미스테리를 느낄 수 있다는 데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김성호 감독의 말처럼 가장 거울이 많은 백화점을 주 무대로 외화나 뮤직비디오에서 봤음직한 다양한 각도의 영상이 흥미롭다.
<거울속으로>에서 주인공은 물론 관람객도 사건을 추리해 나가면서 추리 내용과 사건의 전개와 맞아 떨어질 때 가장 섬찟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거울 속에 비친 또 다른 자아가 연쇄살인범으로 비쳐지는 듯이 보이는 이 영화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부분은 영화 결말부이다.
쉽게 끝날 것 같은 영화에서 <디 아더스>나 <식스센스>의 뜻밖의 반전을 경험해 본 관람객이라면 제작 때부터 언급되지 않았던 영화의 결말부에서 섬찟한 공포를 느끼게 되고 영화보는 재미가 더할 것이다.
지현 :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에요"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유지태는 올해 첫 작품 영화 <거울속으로>에서 과거 친구를 잃은 죄책감과 함께 살인범을 추리해나가는 건조한 성격의 영민 역을 잘 해냈다. 2년 전 영화 <꽃섬>에서 태아를 화장실에서 지우는 대담한 연기로 신선한 충격을 줬던 김혜나 역시 1인 2역으로 정신질환자 지현과 백화점 총무부 정현을 잘 소화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