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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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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04 오후 8:40: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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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임 상수 주연:문소리, 황정민, 봉태규
<호>[바람난 가족] 역시 문제작이군..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한 도발적인 문제제기로 대중과 평단에 충격 아닌 충격을 준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 방황하는 10대들의 삶을 여과 없이 담아내어 평범한 이들의 시각이 보지 못하는 사회의 이면을 신랄하게 파헤쳤던 영화 "눈물".. 소위 문제작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영화 두 편을 연출하여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임상수" 감독이 이번에도 화려한(?) 문제작 "바람난 가족"을 들고 다시 영화 팬들 앞에 돌아왔다.
이 영화가 기획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여성 배우를 벗기는데 선수(?)로 통하는 "임상수" 감독이 과연 여 주인공에 어느 배우를 기용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졌었고, 이내 글래머로 통하는 "김혜수"가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과연 "김혜수"가 작품을 위해서.. 감독의 연출력을 믿고 벗느냐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구심은 이내 "그럼 그렇지.."란 말이 절로 나오게 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TV 드라마 "장희빈"을 찍기 위해 영화 출연을 포기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 이후에 "김혜수"가 제작사에 어떠한 보상을 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말이 많았던 영화 제작 초기 단계를 뒤로 한 채 커다란 스크린에 펼쳐진 "바람난 가족"은 "임상수" 감독이 바라본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었다. 영화의 제목처럼 관객들 눈앞에 보이는 가족은 모두가 정상적인(?) 생활을 거부한 듯 한 인상을 주는 가족이다.
우리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은호정:문소리]은 콩가루 집안처럼 보이는 집안에 시집을 와 바람과 술로 세월을 보내 이젠 간암으로 세상과 등질 날이 멀지 않은 시아버지 [주창근:김인문]을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고, 평생 가정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살아오다가 뒤늦게 만난 초등학교 동창과 바람이 나, 남편이 죽고 49제를 지낸 후에 한 치에 머뭇거림 없이 자신의 육체와 감정의 요구대로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는 쿨한 시어머니 [홍병한:윤여정]을 모시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들 [주수인:장준영]..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가족의 일원인가라는 정체성에 나름대로 힘들어하는 아들을 사랑하고 있고, 사회에서는 정의감과 공정성이 넘치는 변호사로, 가정에서는 바람난 자신의 모습을 변호하듯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가장으로 살아가는 남편 [주영작:황정민]과 살아간다.
[호정]은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살아왔던 가족이 아닌 타인의 가족이라 할 수 있는 집안에서 겪게 되는 그녀의 삶은 정상적인 시각이라면 절대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다. 시아버지는 시아버지대로..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로.. 그리고 남편은 남편대로 각 자의 삶(?)에 충실하는 모습에서 그녀 역시 대적하지만 조금은 틀려 보인다.
[호정]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기보다는 그래도 가족의 테두리 안에서 나름대로 버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것은 시아버지를 간호하는 모습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입양아들을 사랑하는 모습에서 발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인간이다. [호정]을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구애를 펼치는 옆집 학생 [선지운:봉태규]에서 삶의 재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숨이 막힐 것 같은 집안 사람들에 의해 자신을 지탱해주는 아들에게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고 있으며, 사랑이 부족해 보이는 옆집 학생 [지운]과의 관계가 심호흡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렇게 시작되고 진행되고 파멸되어 가는 한 가족의 모습에서 관객은 과연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감독은 정상치(?) 않은, 아니 있을 수도 있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당신의 가족은 "어떠한 가족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 하다. 드라마속 가족을 보던, 영화속 가족을 보던 알콩달콩 가족끼리 모여 식사도 같이 하고, 여행도 같이 가고,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 할 수 있는데, 과연 현대의 가족들은 그러한가 하는 것이다.
"바람난 가족"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네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행복한 가족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버지가 느끼는 고민, 숨통을 조여오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고민, 다람쥐 쳇 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생활에서 아버지의 쉼터..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과 상대가 과연 가정과 아내가 될 수 있는지.. 자식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버지뿐만 아니라 아내 또는 며느리, 엄마로서 살아가는 한 가정의 주부인 여성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자식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란 것이다.
"바람난 가족"은 소위 문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뭐하나 정상적인 게 없기 때문이다. 가정이란 테두리 안에 모여 살고 있긴 하지만, 서로 입맛이 틀려먹는 음식이 공통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하루는 저녁 식탁에 김치찌개가 올라오면 한 사람만 찌개를 먹고 나머지는 아예 손대지 않는다. 다음날 식탁에 된장찌개가 올라오면 역시나 한 사람만이 손을 대고 나머진 손을 대지 않는다. 내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먹겠다는 심산이다. 단지 가족이니깐 한 자리에서 식사를 같이 할 뿐이란 것이다. 자리는 함께 하지만 먹는 건 내가 좋아하는 것.. 입맛대로 먹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 [호정]은 남편 [영작]에게 "각자 아버지는 각자 해결하자.."란 말을 내뱉고, "각자 인생을 즐기자.."란 말을 내뱉지만, 자신은 가족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힘들게 지탱하고 있는 [호정]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지니 바로 가족의 끈을 연결시켜주고 있는 아들의 죽음[이 장면에서 어이없고 황당한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실낱같은 희망은 사라진 상태.. 이제부터 나 자신 아내, 며느리 엄마가 아닌 인간 [호정]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또 다른 메시지 "인생"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한 가족의 모습을 "바람"이란 것을 통해 현대의 가족을 조명하고, 그 내면에 일생을 살아가면서 과연 "인생"은 무엇인가를 담고 있다. "인생"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힘들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인간들은 각자의 인생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바람"을 피운다는 것은 "불륜"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다. 전통적인 가치관과 진보적인 가치관이 맞물리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현재의 삶보다 더 행복해 질 수 있는가 하는 물음표를 달고 있는 "바람난 가족"..
결과에 대한 이유는 원인에 있다고 한다. 붕괴되어 가는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이란 것과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바람난 가족"은 해답이 없다. 해답을 원한다면 그것은 각자의 노력에 달려 있다. 불쾌하게 다가올 수도 있으며, 공감할 수도 있다. 그럼 이 영화를 관람한 여러분들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요..? 이 영화.. "바람"에 대하여 충분히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이 영화에서 최고로 히트친 장면과 명장면을 아시나요..개인적으로 그것은 슬픔과 서러운 감정이 북받쳐 오르기 전에 [호정]이 옆집 학생 [지운]과 벌이는 정사 장면에서 [지운]의 너무 빠른 사정으로 인해 미안하고 쪽 팔린 [지운]이 "아.. 이번 판 미안해요..아..진~짜 미안해요.."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정사에서 [호정]은 목놓아 우는 장면입니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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