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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실패를 어떻게 볼 것인가?(원더풀데이즈,청풍명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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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데이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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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데이즈 : 주제나 등장인물들간의 관계설정, 이야기의 결론, 화면의 전개가 청풍명월과 너무 흡사합니다. 두 영화다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지나치게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서인지 감독들이 영화를 상당한 부담과 지나친 긴장속에서 편하고 자연스럽게 만들지 못했다는 느낌을 영화보는 내내 받았습니다. 3D로 묘사된 배경들은 너무 멋있고, 화려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었습니다. 반면에 2D로 묘사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너무 어설펐고, 특별한 내용도 없고, 이야기 전개도 너무 식상합니다. 특히 주인공과 레지스탕스 대원들이 너무 쉽고 간단하게 에코바에 침투해서 별다른 저항도 안받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버립니다. 청풍명월이나 원더풀데이즈 다 가장 중요한 사람이 영화속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주제와 사건, 화려하고 아름다운 배경속에 가장 중요한 사람의 다양한 캐릭터가 표현되지 못한 너무나도 아쉽고 안타까운 영화였습니다.
발전적인 시도와 치명적인 실패의 차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한국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참혹한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좋을까요? 우리나라 최고의 감독이라고 하는 강우석 감독님이 초창기에 만든 최재성 주연의 '달콤한 신부들'과 이덕화 주연의 '나는 날마다 일어선다'를 보면 그 이후의 작품들(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투캅스1,2 , 공공의 적 등)과 참 비교가 많이 될 정도로 어설프고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500만 이상의 국민들이 본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를 보면 또 다른 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한때는 헐리우드 B급 영화 미술 감독이었고, 초창기에 만든 '어비스'도 괜찮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지루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이후에 세 감독 다 너무나도 훌륭한 영화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부담되지 않는 제작비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쟝르의 영화제작을 직간접적으로 몇번 경험하고 나서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가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도전을 하는 영화제작풍토와 감독들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터미네이터1과2, 에이리언2, 트루라이즈 등을 만들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타이타닉의 제작이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많은 분들이 잘 알다시피 타이타닉은 초기에 책정된 제작비가 부족해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자신이 받을 돈까지 전부 영화제작에 투입했을 정도로 촬영과정에서 엄청나게 제작비가 더 들어갔던 영화이고, 그 어떤 감독이나 제작자도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소재와 규모의 영화였습니다. 강제규 감독도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충무로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직,간접적인 영화제작 경험을 통해서 은행나무 침대나 쉬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CF감독 출신인 김문생 감독이 영화연출 경험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126억이라는 제작비가 들어간 원더풀데이즈를 만든 것은 처음부터 무리가 아니었을까요? 또 제가 알기로는 처음에는 제작비 확보가 충분히 안되어 시나리오 작업이나 초기 작업들이 많이 힘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화제작이 진행되면서 뒤늦게 돈을 투자한 제작사나 투자사가 더 문제일지 모릅니다. 액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타이밍 아닐까요?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 정말 꼭 필요할 때는 돈을 투자하지 않고, 진행된 것을 보고 좀 흥행이 될 것 같으니까 뒤늦게 큰돈을 투자하는 우리나라 영화제작투자 풍토에 더 큰 문제있는 것이 아닌지? 청풍명월도 영화제작 초, 중반까지 제작비 조달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나리오와 캐스팅, 초반 촬영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다소 여유있게 이 세가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처음부터 자본이 부족하다면 그 이후에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이미 때가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요? 장선우 감독처럼 그 이전의 명성만 보고, 제대로 된 콘티도 하나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처음으로 액션영화를 촬영하는데도 엄청난 제작비를 된 사람과 투자사만 보아도, 계속해서 불완전하고 실망스러운 한국블록버스터 영화가 등장하는 것은 감독이나 배우들보다 어찌보면 우리 영화제작투자 풍토와 시스템에 큰 결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런지? 봉준호 감독의 경우에는 플란다스의 개가 흥행에 참패를 했지만, 살인의 추억을 만들려고 했을 때 싸이더스의 제작자 차승재씨가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록 플란다스의 개가 흥행에는 실패했어도 감독의 역량에 대한 믿음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죠.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에게 인색하고, 첫사랑사수궐기대회처럼 그동안 충무로 흥행공식에 충실해서 적당히 만들어도 돈을 벌어줄 것 같은 쓰레기만도 못한 영화제작투자에는 과감한 우리나라 영화계 투자 풍토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년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는 한국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공통점은 대부분의 감독이 신인이거나 장선우(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김의석(청풍명월) 감독처럼 그동안 만들었던 영화들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쟝르의 영화에 너무 쉽게 도전했다는 것입니다. 또 경험이 없는 감독들에게 너무나도 쉽게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붓는 제작사와 투자사도 문제고, 제작기간도 주먹구구식으로 너무 오래 걸립니다. 그러다보니 영화감독과 스태프, 배우들도 너무 큰 부담을 갖고 지나친 긴장속에서 오랜 기간 영화를 만들게 되고, 이러한 문제점은 그대로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인물의 묘사와 탄탄한 시나리오가 뒷받침되지 못한 것을 떠나 제작기간이 너무 길고, 제작비가 엄청 들어간 최근 한국영화들은 관객들을 너무 불편하고 실망스럽게 합니다.
적은 제작비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고 해서 언제까지 우리나라 사람만 공감하는 영화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보다, 홍콩 갱스터,무협영화보다 더 잘 만든 우리영화들이 계속 나와야 한국영화가 더 힘차게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무모하게 전혀 준비도, 경험도,역량도 없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관객들에게 외면받는 작품들을 계속 양산해낸다면 오히려 이러한 시도는 우리 영화 발전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도라는 것은 적당한 실패를 감당할 수 있어야지, 최근 몇년 동안 계속 반복되고 있는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실패는 새로운 시도를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기에는 엄청난 제작비와 오랜 시간이 너무 아깝고, 영화제작을 위해 열정과 노력을 쏟은 관계자들, 많은 기대속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너무나도 치명적인 상처를 안겨줍니다. 이러한 상처와 참담함이 정말 새롭게 시도해야될 모험적이고 다양한 영화제작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요?
우리는 홍콩영화계를 답습해서는 안됩니다. 관객들에게 인기있는 영화가 등장하면 그 영화를 모방한 수십편의 아류작들이 만들어져 결국은 홍콩영화 전체가 정체와 퇴보를 하고 있습니다. 무협과 갱스터 이외의 쟝르에서 홍콩영화는 적극적인 새로운 시도도 별로 안했습니다. 다양한 쟝르에 대한 시도도 좋지만 좀더 신중하고 냉철하게 제작능력과 경험, 사업성을 타산한 훌륭한 한국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기 기원합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처럼 100억이상 들여 만든 영화를 국내외에서 아무도 안본다면 그 돈으로 차라리 식량이 부족한 북한에 도움을 주든지, 전국의 결식 아동들에게 따뜻한 밥한끼라도 선물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능력과 경험, 자신감, 사업성에 대한 확신없이 열정과 욕심, 포부만 갖고 함부로 제작된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지속적인 출현은 우리 모두의 아픔일 뿐입니다.
* 720억원이 든 '신밧드 - 7대양의 전설'과 비교하면 원더풀데이즈의 그래픽과 영상은 매우 훌륭합니다. 이것은 분명 발전이고 자부심을 가질 만합니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부실한 것은 너무나도 치명적입니다.
* 청풍명월과 원더풀데이즈는 영화보다는 차라리 슬라이드로 보았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화면이 화려하고 멋지더라도 영화의 핵심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스토리 아닐까요? 이 두가지가 상당히 부실하다면 굳이 영화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림이나 만화, 슬라이드가 더 낫지 않을까요? 정말 잘 되기를 바랬는데, 또 하나의 참담한 흥행실적을 기록할 두 영화가 될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개봉 주말 2일 동안 원더풀데이즈 4만 7천명, 청풍명월 4만 9천명이 서울 관객동원 숫자입니다. 터미네이터3이 개봉하는 이번 주는 더 관객이 줄겠죠. 저도 두 영화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지만 재앙에 가까운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끊임없는 참패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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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데이즈(2002, Wonderful Days)
제작사 : 틴하우스(주)(양철집) / 배급사 : 에이원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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