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 영화가 끝나고 자리를 금방 뜰 수 없게 만든 영화이다. 이것저것 영화가 담고있는 의미를 생각하며 멍하니 집에 들어간 기억이 난다. 그냥 쉽게 볼 수도 있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많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쓸데없이 생각이 많은 내가 감독이나 작가의 의도를 오버해서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렇게 많은 생각을 주는 영화가 좋다. 그럼 지금부터 나의 생각을 풀어볼까한다.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최민식의 배역이다. 최민식은 극중 강재란 삼류건달로 나온다. 현재 조직의 보스와 동기이지만 그는 계속 조직의 밑바닥 인생이며 까마득한 후배들에게도 무시당하는 삼류 양아치이다. 나는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생각을 했다. 극중 강재는 단순한 한명의 양아치가 아니라, 부패와 비리 그리고 부도덕성, 힘의 논리에 위계질서가 생성되는 현시대에서 무능력하고도 힘없는 평범한 사람들을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닐까?.. 이곳저곳에서 치이고 자신의 설자릴 잃어버리면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자신이 사회 초년병때 꿈꿔왔던 이상과 꿈을 생각하는.. 그러면서 자연서럽게 나는 장백지의 역할을 오버(?)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장백지의 극중역할 강백란은 나에겐 단순한 한명의 여자가 아니었다. 강백란은 강재와 애틋하게 엇갈린 사랑을 하는 한명의 여자로 나오지만, 그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있다고 느꼈다. 그 의미는 한마디로 순수와 사랑 그리고 이상.. 한편으로는 고난을 모두 포함한 하나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착한 사람이건 나쁜 사람이건 이세상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내면에 순수와 이상을 갖고있다. 그걸 끄집어 내주는 하나의 인물로 표현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강백란이였다.
파이란.. 쉽게 보면 시골에서 부푼꿈을 갖고 올라와서 삼류로 살고 있는 강재와, 중국에서 아무런 연고없이 한국에서 힘든 삶을 시작하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너무나도 가슴아프게 엇갈린 사랑을 한다는 영화로도 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의미의 영화로 받아들여진다. 이 삼류의 시대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나를 비롯해 주위의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고 실천하고픈 애틋한 마음.. 하지만 파이란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강백란의 비디오테잎을 보며 죽어가는 강재의 모습처럼.. 그 순수한 이상과 사랑을 우리시대의 사람들이 찾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다.
이영화는 한마디로 나에게 이상과 사랑, 꿈 그리고 그 고난을 생각하게 해주는 참으로 값진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