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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wls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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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9 오전 12:4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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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임주연님 홈피(http://chry.pe.kr/)에서 몰래 퍼온건데;
밑에 어떤분이 다이어리에 대한 질문을 하셔서 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인거 같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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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 중 언니는 처음 방으로 들어가 나쁜 기분을 떨쳐버리려고 환하게 커튼을 열어젖히고 나서 가방에서 다이어리와 공책 따위를 꺼낸다. 그리고 책상 서랍을 열어젖히는 순간, 섬뜩함을 느끼며 화다닥 물러난다. 서랍 안에는 똑같은 다이어리와 공책이 배.열.마.저. 똑.같.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하나인 것이 당연한 것이 둘일때 불쾌함, 나아가서는 공포를 느낀다. 나는 이 장면이 <장화, 홍련>식 공포의 출사표(?)라 생각한다. 영화는 이미지를 하나로 모아주는 세련된 코어로 '이중, 다중'에 대한 공포를 택했다.
당신은 매직아이라는 것을 보면서 그 무늬에 기괴함을 느낀적이 없는가? 초반부터 영화는 집요하게 다중의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끝없이 반복되는 벽지 무늬, 페이즐리 무늬, 옷에 가득한 잔 꽃무늬, 두 짝인 여닫이 문들, 두 명의 어머니, 두 자매...그리도 이중의 의미를 갖고있었던 대사.
서양에서 신은 하나이므로 1은 신의 수, 2는 악마의 수가 되었다. 똑같은 사람 둘이 마주친다면 그 중 하나는 사신이라는 도플갱어 전설도 유명하다. 중세 기사도 문학의 페어리 퀸 이라는 작품중 한 에피소드에서는 기사가 지켜야할 고귀한 레이디 '유나'(하나라는 뜻)와 유혹하는 악녀로 '듀엣사'(둘이라는 뜻)가 나온다. 하나는 진실이며 둘은 거짓이다. 역사적 문화적으로 오랫동안 남성이 1이고 여성이 2였기 때문일까? 이러한 공포와 링크 되어있는, 이상을 알아차리는 영화 내 캐릭터들은 모두 여성들 뿐이다. 남성들은 둔하고, 이야기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있다. 여성들만이 느끼기에 '2'의 음습한 공포는 더욱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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