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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목]"이안의 피울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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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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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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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03 오후 5:3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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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의 [헐크]가 슈렉의 코믹버젼이라고? 당신은 잊었다. [2003 헐크]는 이안의 것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그러니까 - 코믹마블스와 TV시리즈가 아주 오래전부터 보여줘왔던, 우리의 사고체계에 커다란 몸집으로 도시를 짓밟고 옷을 뜯어 제끼던 헐크의 거대하고 육중한 몸뚱아리와, 영웅심리따위에 (그것을 다시 재언급한다해도 우리는 아무런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없다. 그것은 팀버튼이 혹성탈출을 만든것과 같은 사례의 반복일뿐이다.) 대한 이야기가 아닌, 가족해체의 중심에서 견고한 몸짓으로 그들을 묶어내기 위한 안보이는 끈나풀을 던지거나, 공명의 허무한 공간위에올라서서 보이지 않는 청명검을 휘두르던 리무바이에게 생명줄을 입혀놓았던 , 바로 그 이안의 [헐크]는 당신이 기대했던 모든 오락적 재미와 코믹마블스의 원전의 영웅담을 의도적으로 제거한 온전한 이안의 [헐크]라는 사실이다. 물론, 아시아도 아닌 헐리우드라는 상업지대안에서 에릭바나와 제니퍼코넬리를 등에 업고, <터미네이터 1 >, <터미네이터 2 : 심판의 날>, <에일리언>, <어비스>, 그리고 <아마게돈>의 프로듀서 게일 안느 허드와 손잡고 만든, [헐크]가 온전한, 이안의 [헐크]로 탄생되었다는 점은 그의미가 깊다.
오우삼이 헐리우드로 날아가 국적을 완전히 잃은, 무국적자가 된것과 달리, 이안은 원전의 틀(과학자 브루스배너의 오갈데 없는 정체성.)을 변질시키지 않으면서, [헐크]가 가진 분노의 원흉에 자신만의 방법대로 뚝심있게 파고 들었다. 의도적인 화면분할로 CBS에서 제작했던 7,80년대 [헐크]의 원전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끌어왔으며, 아버지 데이빗배너(닉놀테)와 브루스배너(에릭바나)사이에서 존재하거나(데이빗배너에게), 혹은 존재하지 않는(브루스배너에게) 기억공간에 확대경을 진지하게 들이대며 다시 이안의 화두인 "가족"에로의 접근을 시도한다.
헐크의 도입부는 관습적이다. 그러나, 헐크의 탄생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INSERT와 자막으로 이루어진 도입부의 표현양식은 관습적이지만, 이작품의 온전한 (100%에 가까운) 이해를 위해 가장 집중을 요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잘못된 유전인자로 탄생된 아이의 치료법을 개발하던 중 체포되버리는 아버지 데이빗배너에게 따라붙던 카메라가 헐크의 아이-유년-성인시절을, (우리가 보아왔던)관습적인 방법으로 묘사한것은 의도적이라고 보여진다. 평범했던 아이가 괴물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이안이 보여주려했던 가족안에서의 인간적 화해와갈등의 모습은 헐크가 가진 분노의 원흉을 이해하기 위하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네가 그토록찾아 헤맨것은 네안에 있어" 이안의 헐크는 분명,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유없는 악몽에 시달리는 브루스에게 친부모를 찾지 않는 이유를 되묻는 그의 애인 베티(제니퍼코넬리)의 반복적 질문은 브루스가 외부에 노출시키지 못하는 분노의 원흉을 건드린다. 브루스에게 4살때 목격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는것은 [도피성망각]이라고 지목하는 데이빗의 일침은 감독의 직접적인 영화에로의 침투다. 시점을 망각해버린 사나이와 그 시점안에 일어났던 기억들이 발생하는(그는 의도적으로 도피한것일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그일을 진실로 잊을것일수도 있다. )파장이 다시한번 브루스에게 외압적 폭력을 행사한다는 설정은 이영화를 이안의 헐크로 재해석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것이다. 자신의 의지로 탄생되어지지 못한 태생의 불가항력적 시점에서 성장기에 목격했어야만 했던 끔찍했던 가족에 대한 기억은 브루스에게 늘 목격자와 행위를 당하는 자의 입장에서 기억된다.
불가항력이 저항으로 바뀌고 그것이 폭력으로 바뀌고 분노로 폭발되는 시점에서 헐크로 변신하는 브루스의 변화과정은 그래서 치명적인 슬픔을 던져준다. 헐크로 변신한 육중한 몸뚱아리로 사랑하는 베티앞에서 흔들리는 동공을 열어보이는 헐크앞에서 조금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베티는, 이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브루스의 동반자로서 존재하는 의미있는 존재다. (브루스는, 유일하게 베티에게 헐크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알수없는 희열을 고백한다. ) [분노와 힘과 자유에 대한 꿈]을 꾼다는 브루스의 대사는 헐크의 분노가 설득력있는 저항임을 드러낸다. 자신도 모르게 내제해있는 분노가 자신을 지배할때 그걸 즐긴다고 고백하는 브루스는 악의 원흉과는 거리가 먼, 연민을 느끼게 한다. 정신적고통이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 헐크의 직설적이고 1차원적인 분노의 행태는, 그의 망각된 기억사이에서 은폐된 그릇된 전체주의가 발생시키는 치명적 오류의 양과 일치한다. 헐크를 죽이는것은 자신들의 과오를 지우려는 것이고, 오류를 삭제하기 위함이다. 전체주의와 끝없는 사투를 벌이는 헐크의 저항은 그래서 여전히 작고,(그것은 몸집의 크기와 하등의 관계가 없다.) 여전히 미진하다. (그렇기 때문에 헐크에 대한 계속된 이야기는 가능하다.) 가족해체의 중심에 서있었던 이안의 예리하고 견고한 몸놀림은 [헐크]에서도 계속된다. 자신의 욕망과 과업을 달성시키기 위해 브루스의 나노매드를 제공받아 모든 물질과 동화되기를 원하는 데이빗의 합당하지 못한(그것은 진정 합당하지 않다.
가족해체의 원흉에 서있는 이상한 형태의 가장의 입지.)과욕을 들여다보는 감독의 시선은 여전히 흔들림 없다. 아들의 잘못된 유전자를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체포라는 이유로 실험을 포기할수밖에 없었다고 늘어놓는 그의 변명은 매우 극적인 방법으로 그 설득력의 논조를 잃어버린다.(감독의 기막힌 시선!) 자신의 몸을 통해 반응을 확인하고 물질과 자신을 동화시키기 위한 거대한 욕망을 감춘채 아들의 분노를 아무런 감정없이 지켜보기만 하는 ,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한것 뿐이라고 타당성을 풀어놓는 , 데이빗의 입지는 이안이 바라보는 이유없는 가족해체의 원흉이다.
헐크를 없에려는 베티의 아버지의 끝없는 집착과 헐크의 세포를 떼어 거대한 상술로 부를 쥐고자 하는 탈봇에게 쫓겨 대륙을 횡단하는 헐크의 이동장면은 놓칠수 없는 명장면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헐크의 뒷모습이 발산하는 슬픔과 땅을 디디고 일어서 더 높은곳으로 뛰어다녀야만 그들에게 잡히지 않을수 있는 헐크의 이동경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거대한 슬픔을 발산한다. 부감으로 헐크를 내려다보는 카메라의 시점과 끊임없이 헐크의 이동경로를 따라붙는 인간의 총부리를 허탈하게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은 여전히 탁월하다. (몇번이고 다시보고싶다.)
도심을 파괴하고, 인명피해를 속출시키는 , 반드시 제거되어야만 하는 대상의 헐크가 아닌, 한개인의 존재로 설명되어져야만 하는(헐크가 도심을 파괴하고 인명피해를 만드는 시점은 엔딩부분뿐이다. 그것역시, 공권력의 추격에 의함인것이지만 말이다.)연민의 대상이라는 설정은 이안만이 만들어낼수 있는 인물이다. (통찰력과 서정성의 멋진 화합과 충돌!)
이안은 [헐크]를 통해 끊임없이 반론을 제기한다. 존재의 이유가 합당하지 않는, 공권력의 존재를 되묻고, 영웅주의의 신화를 깨뜨리려는 커다란 발자국을 내밀고. 생명존중을 경외시하는 전체주의를 찢어뜨리고 싶은 작가의 소명의식으로 브루스의 옷을 찢고, 가족이라는 개별집단조차 무시되어야만 하는 이해할수 없는 개인의 욕망에 침을 뱉는다. (닉놀테의 마지막 항변은 :닉놀테의 경이로운 연기력! ->이영화가 대중들의 오락적재미를 의도적으로 제거하고 탄생시킨 영화라는것을 가장 멋지게 증명한다!)
거대한 비쥬얼과 막대한 제작비 그리고 원전의 가치를 고스란히 자신의 작가세계로 끌어 성공적으로 차용하면서도, 가족해체의 중심에 선 냉소적 비판의식을 한순간도 잃지 않은 이안의 영역이 경이롭다. (마치 허리우드의 막대한 자본이, 한 아시아의 씨네아스트의 작업과정에 무료로 차용된듯한 느낌까지 들어, 굉장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헐리우드의 비린내나는 영웅주의적 캐릭터와 (완벽히)무관하게 태어난 이안의 [헐크]는 울분을 삭혀내지 못해 울부짖는 한개인의 처절한 비명과 같다.
이안의 모든 작품세계를 철저히, 존경할수 밖에 없는것은 단한순간도 잃지 않는 흔들림없는 작가주의적 소명의식때문이다. 헐리우드안에서 불뚝 솓아오른 아시아의 씨네아스트가 쌓아올린 성과는 놀랍다. 단한순간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관객을 붙들어 놓는 놀라운 드라마구조와 슬픔을 흩뿌리는 비쥬얼도 경이롭다. 극장에서 헐크가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몇번이고 다시 보게 될것같다.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고 미대륙을 뒤흔든 이안의 [헐크]가 미국들인의 과욕과 이유없는 폭력을 비웃는다는 점은 진정,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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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2003, The Hulk)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Marvel Entertainment, Good Machine, Pacific Western, Valhalla Motion Pictures / 배급사 : UIP 코리아
공식홈페이지 : http://hulk.mov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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