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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글에 수미를 놓고 싸우시는 두분 -_-; [필독]

장화, 홍련

sakurasp27

2003-06-30 오전 11:57:39

1256

[1]

잊고 싶지만 절대 잊을 수 없고, 유령처럼 따라다니는 수연의 죽음은 수미

가 지금 관여하고 있는 유일한 기억입니다. 그들이 정상적인 가족 관계였다

면 엄마도 죽지 않았고, 수연도 희생되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은 후회막급

이어야 하지만, 망상에 의한 혼란스러운 심정이 수미의 생활에는 그대로 투

영되죠. 엄마와 수연의 죽음 이후에도 여전한 아빠와 수미 간의 의사 소통

의 장애와 부재는 현실이 어떤 것이었음을 깨닫지조차 못하게 하는 어두운

그림자가 됩니다. 수연의 죽음에 관한 기억은 수미의 이성을 야금야금 먹

어, 빗나간 상상을 만들고 그 상상은 수미의 영혼을 더욱 어둡게 하죠. 모

래알 처럼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유령가족이 되어버린 데에는 수미 역시 일

조를 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장화, 홍련 가족'의 비극이 본질적으로 커뮤

니케이션의 부재에서 온 것임을 여전히 깨닫지 못하는 수미는 어느 순간 자

기 자신을 합리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내 탓이 아냐, 모든 게 다 새엄마 잘못이야'라며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수미는 사실은 죄책감을 마음 한 구석에서 느끼

고 있는거죠.. 수연을 구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기억을 만회하기 위해 수미

는 새엄마를 모사람으로 만들고 자신은 수연의 흑기사가 되어 수연을 돕는

상상을 끊임없이 합니다. 옷장에서 골라도 골라도 똑같은 옷을 고를 수 밖

에 없는 것처럼 다른 생각을 해보려 해도 수연의 죽음과 죄책감밖에 떠올

릴 수 밖에없는 수미의 영혼은 언제나 자신에게 갇혀있는것 입니다....

[ 다중인격장애 ]

이 말 자체가 정신병 이름 입니다 -_-;

귀신 들린 것과 정신병은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다중 인격 장애

의 경우 귀신 들린 것을 그렇게 진단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

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다중 인격 장애는 근본적으로 여러 인격이 존재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이 분리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다중

인격 장애는 이런 분리가 오랜 시간 훈련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딸처럼

키운 아들이 있다고 합시다. 남성이지만, 부모들이 원하는 딸로서의 성품

을 잘 키워왔다면, 여성 같은 남성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사춘기가 지나

고 남성으로서의 인격이 뚜렷해지면, 자신이 남성인지 여성인지에 대한 자

아 정체감에 문제가 생깁니다. 여성으로 생각했던 자신이 사실은 남성이라

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런 경우 자아 정체감을 잘 해결하지 못하

면, 남성으로서의 자신과 딸로서의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이 더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고착화되면 다중 인격장애

가 되는 것이지요. 처음에도 말했지만, 일부 다중 인격장애자 중에는 귀신

들린 사람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