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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시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벌레들은 어떻게 만들었나?
시체는 실제 여배우가 연기한 거고 벌레는 다 CG다. 진짜 벌레인 줄
아는 걸 보니 성공한거 아닌가.
2. 영화 초반 경찰서에서 구 반장(변희봉)이 박두만에게 진술서를
쓰는 두 명 중 한사람은 강간범이고 한 사람은 피해자의 오빠라고
말한다. 누가 강간범이고 누가 오빠인가?
그건 나도 모른다. 스태프들도 궁금해하면서 찍었다. 엔딩크레디트에
나올텐데, 그걸 찍을 때는 정하지 않고 행위 자체만 이야기해 줬기
때문에 배우들도 몰랐다. 이 장면은 박현규가 범인인지 아닌지를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다(엔딩크레디트에는 왼쪽에 머리 짧은 사람이 강간범이고
오른쪽에 머리 긴 사람이 오빠다. )
3. 두번째 살인사건 현장에서 박두만은 "박 기자 새끼, 왜 안보이나
속이 시원하다"라고 한다. 기자에 대한 감독의 생각이 들어간건가?
<도베르만>에서 영화잡지<카이에 뒤 시네마>로 똥 닦는 식의?(웃음)
그거 애드리브다. 시나리오에 없던 것이다. 몇 번 테이크를 갔는데
박기자가 아니라 김기자라고 한것도 있고, 아예 그 대사가 없는 것도
있다. 워낙에 변희봉선생님하고 호흡이 잘 맞아서 두 분이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튀어나온 거다. 무슨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다.
4. 서태윤이 연쇄살인을 맡으려고 시골로 지원해 온 이유는 뭔가?
시나리오엔 서울에서의 과거사가 잠깐 있다. 초짜 형사 때 살인 용의
자와 맞닥뜨렸는데 놓쳤고, 다음날 그 용의자가 계속해서 살인을 하게
된다. 서태윤은 자기가 범인을 잡았으면 그 여자 피해자들은 없었을
것이라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 살인사건에 집착하게
된다. 시골 마을에서 여자들이 죽어 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한테 숙제와 짐을 떠넘기게 된다. 실제로 이 사건이 유명해지면서
서울 시경, 경기 도경에서 강력반 형사들이 많이 파견을 왔었다.
5. 남편을 마중나가는 세번째 피해자는 빨간 옷이 아닌 파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실제 사건에서도 그랬는데, `비오는 날 빨간 옷`이라는 정해진 패턴
이 5차 사건까지 있다가 뒤로 가면서 없어졌다. 영화에서도 비슷한
흐름이다. 서태윤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면서 `비 오는 날 빨간 옷`
이 패턴이 되지만 이 여자가 빨간 옷을 안 입었어도 범인의 궁극적인
목적은 살인이기 때문에 범행이 일어난다. 뒤에 여중생같은 경우도
비가 오지 않았는데 살인이 일어난다. 범인은 살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고 `비오는 날 빨간 옷`은 어떻게 보면 허수 같은 것일 수도
있다. 나중에 범인이 피해자의 질 속에 복숭아나 볼펜을 넣는 것은
범인이 과감해지고 사악해졌기 때문이다.
6. 범인이 학교 부근에 사는 여자를 죽이지 않은 이유는?
그 여자가 폭행당한 시기는 첫 번째 살인 이전이다. 본격적인 살인을
시작하기 전에, 나쁘게 표현하면 연습 과정일 수도 있고, 범죄의 발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엔 폭행만 하다가 살인을 즐기게 되고
점점 엽기적으로 되어 가는 과정을 밟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적인 명쾌한 설득력이 필요할 것 같아서 얼굴을 보지 않았다는
대사가 있다. 나중에 여중생이 죽을 때 상황을 보면 소녀가 범인의
얼굴을 보는 장면이 있다.
7. 실제 범인 역할은 박해일이 연기 한 것인지?
영화의 결말이나 핵심이 박현규가 범인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는
거다. 그래서 범인의 신체 일부가 나오는 장면에서 박해일처럼
보여서도 안 되고, 박해일이 완전히 아닌 것처럼 보여서도 안 됐다.
실제는 여러 명이 연기를 했다. 박해일이 직접 했느냐는 영원한 비밀로
남기자. 여중생과 곽설영이 교차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범인의 모습도
두명이 연기한 거다.
8. 박현규를 취조하면서 무모증 검사를 하지 않은 이유는?
촬영은 했지만 삭제했다. DVD에 부록으로 살짝 나올 거다. 그 장면을
넣어서 보니까 박현규가 너무 단순한 변태 같더라. 바로 전에 빨간 여자
팬티를 입고 나온 조병순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습관처럼 털을 깎는
박현규가 나오니까 캐릭터를 좁게 만드는 것 같았다. 악마같은 범인인지
사슴 같은 눈을 한 피해자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목적이었다.
양쪽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 같아서 그 장면을 뺐다.
9.마지막 터널 장면에서 박두만이 박현규에게 "밥은 먹고 다니냐"
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어떤 의미인가?
나랑 강호 선배랑 며칠 전부터 `여기서 박두만만이 할 수있는 결정적인
대사가 있어야 하는데`라고 고민을 했다. 그리고 강호 선배가 "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를 생각해 낸거다. 여러 가지고 해석될 수 있는
거 같아서 좋았다. 균열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사실적인 거 같기도
하고, 뜬금없는 말이기도 하고, 그게 가슴에 다가왔다는 사람도 있더라.
분명한건 그건 서태윤이나 조용구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니라 박두만에게
어울리는 말이었다는 거다. 강호 선배는 그건 박현규에게 던진 말이지만
실제로는 범인에게 하는 말이라고 했다. `너는 그러고도 밥이 넘어가냐`
`너도 인간이냐?`는 식의 , 박현규에게는 동정의 의미로 `밥은 제대로
먹느냐`는 뜻일수도 있다.
10. 박현규가 도망칠 때 그의 수갑은 과연 누가 풀어 줬을까?
알아서 풀었겠지(웃음) 목발 짚고 온 조용구가 터널 반대편에서 풀
어주지 않았을까. 나도 풀어 주는 장면을 넣어 볼까 했는데 그거 너무
웃기더라. 묶여있는 채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게 여운이 남을 것
같아서 그랬다.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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