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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 [와일드 카드] 뚝심으로 승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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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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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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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8 오전 11:5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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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일드 카드>는 나의 관심에서, 어쩌면 많은 대중과 평단의 관심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던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조금은 열악한 자격조건(?)을 가진 그런 영화다.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김유진 감독이 <약속>이라는 영화로 흥행을 했었던 전력(?)이 있기는 하지만 빠르고 감각적이고 세련 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감독들의 젊은 영화가 난무(?)하고 있는 최근의 한국영화 추세에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50대 감독이 형사 액션영화를 찍는 다는 소식은 어쩌면 많은 사람에게 우려의 목소리를 나오게 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정진영과 양동근, 물론 이들의 연기가 나쁘다거나 영화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많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소위 말하는 ‘스타’가 아니기에 영화 <와일드 카드>는 어쩐지 대중과 미디어의 관심과 조명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스타 감독도 없고 스타도 없는 영화 <와일드 카드>는 그다지 특별한 것 같지 않은 형사물을 소재로 영화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도,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물론 나 역시 나만의 기준으로 이 영화를 기대하지 않았던 점은 있었지만 영화 자체의 스타성은 없었던 건 사실이었던 것 같다.)
기대를 하지 않아서인지, 영화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50대 감독의 경륜과 나름의 뚝심, 그리고 영화에 대한 사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아주 재미있고 신선했다. (스타일이 새롭다거나 화려하다는 맛(?)은 없지만 뭐랄까 감독의 고집이, 주먹이나 맨발로 뛰어도 충분히 괜찮은 멋진(?) 액션이 만들어진다는 그런 고집같은거…) 정진영과 양동근이 이루어내는 신구가 조화된 형사 콤비는 환상적인 조화와 인상적인 연기로 관객들을 매료시켰고, 조금은 욕심을 버린듯한 영화의 내용은 범죄의 심각성이나 사회 현실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자극적이거나 비판적이다라는 느낌보다는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는 느낌으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영화가 가지는 줄거리의 탄탄함은 물론이고 영화 자체가 갖고 있는 현실감 가득한 에피소드들과 소박한 듯 투박한 액션은 세련되진 않지만 리얼하고 어쩐지 대중과 멀리 떨어져있는 세상이 아닌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리얼 세상과 리얼 범죄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쉽게 즐기면서 공감할 수 있고 늘 온몸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그들(형사들)의 노고에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감사를 느끼게 한다.
본격적인 한국형 형사 버디무비(Buddy Movie) 버디 무비는 꽤나 매력적인 포맷이다. 말 그대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사람의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캐릭터의 부조화를 조화롭게 승화시켜 영화를 더욱 활기차고 재미있게 만드는 포맷으로 많은 국내외 영화에서 사용되며 특히 형사 영화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포맷이다. 유명한 <리셀 웨폰>이나 <러시아워> 시리즈 그리고 <나쁜 녀석들>, <세븐>등 형사가 주도하는 액션영화에선 거의 빠짐없이 파트너가 등장하는 버디무비형식을 취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영화에선 형사 버디무비가 그다지 흔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형사영화 격인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없다>, <공공의 적>등의 영화 중 파트너를 이룬 형사들의 활약이 등장하는 영화는 <투캅스>뿐이다.(그러나 <투캅스>는 코믹적 성향이 지나치게 강해 형사 액션물이라기보단 코미디라는 인상이 강하다.) 우리나라에 등장한 대부분의 형사 영화들이 형사인 주인공과 범인간의 1:1 대립을 그리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우리나라의 영화에선 본격적인 형사 버디무비의 맛(?)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다. 최근에 개봉된 <살인의 추억> 속의 송강호, 김상경의 멋지고 인상적인 콤비플레이 이후 연이어 등장한 <와일드 카드>의 정진영, 양동근 콤비는 헐리웃 형식의 본격적인 형사 버디무비를 표방하면서도 그들과는 차별된 한국형 액션의 버디무비를 보여준다. 역시 혼자가 아닌 우리가 보여주는 단결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 <와일드 카드> 속의 조화는 우리에게 솔찮은 재미를 전달한다. 교훈을 준다.(선배들에게선 배울 것이 있다는 존경을 하자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실감대사, 리얼 에피소드 영화 <와일드 카드>는 기존 형사 물과는 조금은 다르다는 느낌이다. 철저히 형사의 입장에서 형사의 처지, 상황, 입장을 대변한다. 그들이 얼마나 고단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가족이 삶이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희생되고 있는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형사들의 입장을 대변한다거나 그들의 희생을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 대해 원망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은 없다. 그저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노라고 그들도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노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사람을 총으로 쏘아 상부의 조사를 받고 있지만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그러면서도 가정적인 오영달 형사의 에피소드, 젊은 혈기로 모든 사건에 저돌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맘에 드는 여성에게 구애를 하다가도 범행현장에선 범인을 쫓는 철저한 직업의식을 갖는 정의감 넘치는 혈기왕성 젊은 형사 방제수의 캐릭터 거기에 양념처럼 보여지는 기주봉, 김명국 등 동료형사들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은 4인조 퍽치기 연쇄살인범과 형사들의 표면적 대립위에 양념 같은 구실을 하며 현실적인 형사들의 생활상을 고대로 영화 속에 반영하며 극적 재미를 준다. 또한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형사들이 펼치는 탐문, 잠복 수사에서 등장하는 어두운 곳의 인간군상들, 즉 오영달 형사가 망원으로 동원한 건달 도상춘과 그 일당들의 감칠맛 나는 조연 연기는 자칫 범인과 형사만의 대립으로 경직되어있을 드라마를 가볍게 환기시키고 줄거리 내에서도 극적인 구실을 하며 극적 완급조절에 감초 같은 구실을 하며 줄거리에 활기를 준다. 여기에 형사들과 비슷한 행동반경을 유지하며 범행 현장에서 형사와 아슬아슬하게 엇갈리는 연출의 묘미는 범인의 얼굴을 아는 관객에게는 긴장감을 극중 형사들에겐 굉장한 아쉬움으로 다가와 영화를 더욱 탄탄하고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로 거듭나게 하며 영화의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50대 감독의 뚝심 연출, 신구가 조화된 멋드러진 캐스팅 요즘 한국영화는 30대 감독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와 새로움을 요구하는 관객들의 욕구나 변화무쌍한 그들의 취향을 맞추기에 4,50대의 감독들은 아무래도 감각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도 있겠지만, 8,90년대의 영화들에서 느껴졌었던 일종의 고리타분함이나 안일함 때문에 나 자신도 50대 감독인 김유진 감독의 작품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 <와일드 카드>에서 보여준 그의 뚝심 있는 연출을 보고 나서는 나의 생각이 기우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는 뚝심이 젊은 사람에게도 통할 수 있다라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 사는 형사들에게 있어서 권총은 그저 위협을 위해 들고 다니는 장식이나 도망치는 범인을 맞추어 잡을 동맹이(?)와 다를 바 없다. 그들에겐 총 보단 주먹이나 몽둥이가 머리를 쓰거나 정보를 분석하는 것보다는 발로 뛰고 탐문을 하는 수사가 훨씬 자연스럽고 익숙하다. 영화가 보여주는 투박하고 초라한 액션은 세련됨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듯한 50대 감독에게 있어서 어쩌면 당연하고도 최선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런 연륜과 경험에서 비롯된 실감나는 리얼 액션은 영화 속에서 활활 숨을 쉬며 어떤 액션영화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캐릭터 간의 애증이 교차되는 정이 담뿍 담긴 살아있는 액션을 보여준다. 그런 감독의 지시(?)에 따라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는 정진영, 양동근의 콤비플레이는 이 영화의 백미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배태랑 형사의 연륜을 보여주는 오영달역의 정진영과 젊은 형사의 패기와 정의감 그리고 자신감을 보여주는 방제수역의 양동근은 마치 그들이 오영달이고 방제수 인 것처럼 실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며 영화의 생명력을 불어넣어준다. 또한 모든 형사들의 아버지격인 형사 반장역의 기주봉, 오영달만큼의 배태랑이지만 새파란 젊은 형사들에게 무시를 받는 소심한 형사 역의 김명국에 이르기까지 줄거리의 탄탄함과 캐릭터의 힘이 동시에 느껴져서 더욱 만족스럽게 느껴지고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영화 <와일드 카드>는 화려하지도 세련되지도 않다. 스타가 등장하지도 멋지고 화려한 액션장면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투박하고 보잘것없으며 내세울 것이 전혀 없는 특색없는 형사 버디무비다. 특색 없는 영화 <와일드 카드>는 그러나 재미있다. 차별화된 나름의 색깔, 탄탄하고 알찬 줄거리 구성 그리고 개성있는 배우들의 멋지고 환상적인 공연이 어우러진 이 영화는 굉장한 매력을 발산한다. 영화 <와일드 카드>는 기존 한국영화의 관행에 철저히 역행, 스타가 등장하지도 소재가 독특하지도 거기다 화려한 액션이나 특수효과도 전혀 없는 너무도 평범한, 하면서도 나름의 차별화 전략으로 작품의 개성을 살린 참 묘하면서도 매력적인 영화다. 아무리 소재가 배우들이 평범하더라도, 감독의 연출이 배우들의 열정이 그리고 줄거리가 탄탄한 영화를 만들기만 한다면 관객은 이런 영화를 절대로 외면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교훈적인 선례를 남길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 50대 감독의 뚝심, 그 감독을 믿고 따르며 열심으로 함께 작업한 배우들의 멋진 조화가 돋보이는 영화 <와일드 카드>, 난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매트릭스2: 리로디드>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서 흥행에 어떤 영향을 받을 지는 조금은 염려스럽지만 작년 <색즉시공>이 <해리포터>와의 경쟁에서 당당히 이겼고 지금 <살인의 추억>이 <엑스맨 2>를 누르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처럼 <와일드 카드>도 <매트릭스 2>와의 경쟁에서 대등할 수 있기를 흥행에서는 2등을 하더라도 장기 상영을 통해 나름의 관객몰이를 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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