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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영화를 봤습니다. 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라서, 찰리 카우프만을 좋아해서 본 영화이긴 하지만, 전작들보다 제 마음을 흔들어놓더군요... 찰리는 동생의 말을 기억하고 좀더 앞으로 나아가게되었지만, 이 영화를 본 제 마음은 그렇지가 않더군요... 영화를 보는 내내 그저 영화에만 빠져서 피곤하기만 했는데,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 모습을 띠었습니다. 처음에 내 모습은 찰리였습니다. 스스로를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그의 모습이었습니다. 그가 여자 앞에서 땀을 흘리는 이유에 공감하고, 그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느끼며 슬퍼했습니다. 이런 내가 너무 싫어서,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내가 너무 싫어서 찰리처럼 똑같은 다짐을 하고 또 자신을 미워했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찰리였다가 수잔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를 비웃던 수잔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때로는 존이 되고 싶었던 수잔의 모습이 되기도 했고, 존을 잃고 어린아기로 돌아가 새 삶을 갈망하는 수잔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수잔처럼 존이 되고싶었습니다.. 그의 열정적인 모습에 반했습니다.. 열정...정말 갖고싶은 것이지요.. 내게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있어 열정이란 무엇인가... 열정을 느낄만큼 어떤 일에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은 적이 있었던가.. 나는 어떤 무언가에 존 라로쉬처럼 빠져본 적이 있었던가.. 영화를 생각하다가 난 내가 더 싫어졌습니다. 난 찰리가 아니었고, 그처럼 그렇게 명료하게 생각이 끝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어찌 할 수 없는 나에 대함 혐오감 때문에, 열정 한 조각 조차 없는 내 모습에 실망하고 스스로 상처받은 채, 결국엔 나는 나의 모습으로 남았습니다.. 나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영화를 본 일이 후회가 되었습니다. 나의 모습을, 내 내면을 들여다보며 어찌 할 수 없음을 느끼며.... 하지만, 존처럼 해답을 찾고싶었습니다... 해답이 아닐지라도 그와 가까운, 내 마음의 갈증을 그나마 해소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얻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출판된 <난초도둑>을 읽으려고 합니다. 그 책을 읽으면 존 라로쉬을 열정을 더 느끼게 될 것이고 더 내 자신에게 질리겠지만, 왠지 책을 읽으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자신을 위해 전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를 많이 접했지만, 이렇게 절 힘들게 하는 영화는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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