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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별] 순수함이 지나친(?) 감성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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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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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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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05 오전 9:59:59 |
9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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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하늘에 총총히 아름답게 빛나는 별을 배경으로 시리도록 하얀 눈 속의 광할함과 황량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외로운 겨울산, 적막한 겨울 산속에서 느껴지는 순수하고 아련한, 어긋난 나서 슬픈 사랑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감성 멜로 영화 <별>. 높은 산 넓은 벌판의 아름다운 겨울산과 반짝임 속에서도 왠지모를 쓸쓸함이 느껴지는 별의 이미지 때문인지 아니면 영화 포스터에 두드러지게 보여지는 유오성이라는 배우의 옆 얼굴에서 느껴지는 외로운 또는 슬픈 느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별>은 어쩐지 요즘은 흔치 않은 착한 사람들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사랑을 이야기를 그린 듯한 느낌에 조금은 기대를 하고 보았던 영화이다. 도시생활, 어쩐지 적막함이 느껴지는 사람들에만 익숙한 나, 사람들 사이에 느낄 수 있는 정이나 따뜻함에 목마름을 느껴왔던 나이기에 영화가 보여줄 순수함, 아름다운 사랑이 비록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이 시점에는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의 사랑이기는 하지만 영화 속 그들 만이라도 영화라는 허구공간에서 만이라도 약간의 오해와 어긋남이 있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착한 사람들이 행복해 지는 모습을, 그런 그들을 도와줄 줄 아는 착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어서 감정적 정화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난 이 영화를 보기 전 약간의 기대를 했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의외로 도시를 살아가는 외로운 청년 영우의 모습이다. 고아로 외롭게 자라 내성적인 성격이 되어버린 그가 도시를 살아가는 방식을 그다지 익숙해 보이지 않다. 마치 야성을 지닌 맹수가 야성이 아닌 동물원에서 자란 탓에 자신의 야성을 잃고 온순한 태도를 보이는 애완동물이 되어버린 듯 자신의 생활터전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외톨이가 되어버린 듯 도시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그들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못하고 동떨어져 홀로 버려진 듯 외롭게 생활하고 있다. 어쩌면 그의 가족이 ‘알퐁스’라는 개 한 마리가 전부가 되어버린 것도 그가 별자리에 취미를 갖게 된 것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외롭게 하는 짝사랑이 그가 사랑하는 방식이 되어버린 건 어쩌면 외톨박이 그에겐 더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처음 사랑의 소통을 시도하고 그의 사랑인 그녀에게 다가가려 시도(?) 하지만 영화는 그를 더 깊은 외로움 속으로 절망시킨다. 그는 외로움이 더 자연스럽고 어울린다는 듯, 그는 사랑에 절망하고, 도시 사람의 매정함에 실망해서 군중 속의 외로움 보다는 자연 속의 고독을 택한다. 드넓은 자연과 벗삼아 철저히 자신은 은패(?)시키려 한다.
불우하고 외로운 그래서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사랑의 씁쓸함을 간직하고 오지의 통신사무소로 자원, 그곳에서 영원히 살고픈, 오히려 자연과 고독하게 생활하는 것이 더 친숙한 남자 영우의 모습은 어쩌면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영화의 제목인 <별>처럼 하늘의 어느 별나라에나 존재할 법한 순수한 느낌 그 자체이다. 순수한 그가 그의 본성에 어울리는 천진한 자연과 만남으로 해서 그의 가리워진 근본을 찾게 되고 동시에 사랑까지 얻는 행복한 과정을 순수한 사랑을 간절하게 그리면 이루어질 수 있노라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것이 영화 <별>을 통해 감독이 이야기 하고 싶어했던 내용인 것같다. 각막하고 답답한 현재, 약육강생의 비정한 세태에서도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존재한다고 착한 심성을 가지고도 행복한 사랑을 완성할 수 있노라고 감독은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런 감독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어쩐지 그것을 설득하려고 하는 과정이 조금은 힘에 겹다. 세상에 존재하는 순수라기보다 이상세계 속의 동떨어진 순수를 그리고 있는 듯 그의 영화는 어쩐지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느낌이다.
외로운 주인공 영우가 수의사 수연을 짝사랑하고 점차 그녀와 가까워지고 그녀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는 초반까지는 줄거리는 그다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외로운 영우를 연기하는 유오성의 수줍은 듯 내성적인 영우의 모습이나 조금은 발랄하지만 그런 영우를 싫어하지 않는 것 같은 수연에서 작지만 예쁜 사랑느낌을 보았기에 영화가 줄 수 있는 감성적 멜로를 조심스럽게 키우는 방법이 그다지 밉지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녀에게 상처받은 날 홀로 외롭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발생되는 사고와 그로 인해 겪게되는 영우의 고난, 사랑에, 사람에 상처받아 사람이 없는 왜딴 산촌 시골 오지 마을의 사무실로 자원,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게 되는 과정에서 영우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조금은 갑작스럽다. 그곳에서 만나는 산골 오지마을의 직원 그리고 의사선생님…. 어쩐지 영화는 그때(그가 산촌으로 갈 때)부터 모든 것이 짜놓은 것 같은 인물들과 예상할 만한 사건들로 영화가 주어야 할 신선함을 천천히 상실해 간다. 시골 사무실에서 만난 동료, 그가 좋아하는 여인은 시골마을 의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이다. 어째 시골 의원의 의사 노부부를 미리 보여주기 위한 장치처럼 느껴진다.(실제로 간호원이 딱 한 장면만 등장하는 걸 보면 아마도 내 예상이 맞을 것이다.) 어린 시절 시장에서 아이를 잃고 평생 마음의 짊으로 일생을 살아온 의사선생님과 그의 아내, 부모를 잃어버렸던 영우의 예와 같아서 그들이 그의 부모님일 것처럼 예감하게 영화는 끝까지 확실한 답을 주지 않는다. 여하튼 이 노부부와 그들이 가진 아픈 과거로 영우는 그들과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운명이 동반된 만남을 예고하며 그 순간을 고대하라고 관객에게 강요하는 것 같다. 어긋난 사랑이 찾아와 그들에 있었던 오해가 풀리는 것도 순간, 그녀에게 벌어진 위험한 상황은 노부부와의 만남을 위해 조장된 것처럼 자연스럽지 않다.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않은 줄거리와 상황으로 그다지 명쾌한 인상을 주지 않는 영화 <별>, 그래서 조금은 실망스럽기까지 한 영화 <별>은 그래도 약간의 매력은 있다. 수줍음을 간직한 외로운 청년 영우로 분한 유오성은 역시 연기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고 발랄한 모습의 수의사 박진희는 우울함을 날려버릴 정도로 깜찍하고 발랄했다. 또한 오지마을의 파견근무요원으로 잠깐 나온 공형진, 예의 그만의 애드립으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어 어쩌면 영화 전체를 통해서 가장 인상깊은 배우로 느껴질 정도로 이 배우는 주연 이상의 몫을 해냈다. 물론 그의 존재는 시나리오상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존재이지만 그가 있으므로 영화는 더 재미있어지고 생기가 있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 못하는 사실이다. 또한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자연의 아름다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이 영화의 매력이다. 높은 산의 평원과 그 산 아래로 펼쳐진 산의 장관, 시리도록 하얗게 펼쳐져 있는 산속의 눈과 그곳에서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 천진하게 뛰노는 영우의 모습을 보면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유년시절로 돌아가 자신이 간직하고 살았던 어린시절의 상처와 현재 가져야 했던 사람과 사랑의 상처를 모두 씻어버리듯 자유롭고 편안해 보인다. 그런 자유로운 영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배경으로 등장하는 자연의 모습은 이 영화를 더욱 따뜻하게 하고 포근하게 한다. 거기에 영우가 즐겨보는 산속의 밝고 맑은 별의 모습은 이 영화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
영화가 추구하는 내용 자체가 작위적이고 인위적이어서 다소 매끄럽지 못한 것이 이 영화의 가장 커다란 단점이기는 하나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순수함 따뜻함이 담긴 사랑 그리고 자연이 보여주는 웅장함은 영화를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확 틔워 줄 것처럼 멋졌다. 줄거리보다는 화면에서 던져주는 따뜻함이나 자연의 광활함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은 이 영화가 꽤 감동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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