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 잘하는 영화배우다. 귀여운 북한 병사부터 킬러, 유아 납치범까지... 그는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신하균표' 캐릭터로 재구성해낸다. 그런 그가 <지구를 지켜라!>에서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려는 병구로 분한다. 백윤식... 그는 특히 영화 쪽에선 낯선 중견배우다. 잘생긴 아저씨 정도로만 생각했던 그가 <지구를...>에서 외계인으로 몰린 강사장으로 분한다. 중견배우로서 쉽지 않았을 삭발, 반라, 이상한(?) 옷차림 연기... 그간 쌓아왔던 이미지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황정민... <로드무비>의 그 황정민 아니다. 여자다. 연극배우 출신인 황정민은 특유의 코믹한 외모와 가련한 목소리로 연신 "오빠~" 운운하며 관객들의 배꼽을 자극한다. 이 세 배우의 독특한 개성이 <지구를...>에서 만개한다. 신선한 소재를 신선한 방식으로 풀어낸 이 영화에서 이 정도의 배우들을 만났다는건 영화계로서나, <지구를...>의 감독이나, 또 관객으로서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세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