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을 내린 제53회 베를린 영화제 킨더필름페스트(kinderfilmfest)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은 영화 ‘동승(童僧)’의 두 주역, 주경중(43) 감독과 김태진(13·덕원중2년)군을 만났다.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해 32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동승’은 상하이영화제에서 최우수각본상, 시카고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잇따른 국제영화제 출품으로 지금이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제작과정은 지난하기 짝이 없었다. 기획까지 치면 7년, 촬영에만 4년이 걸렸다. 찍다가 돈이 떨어지면 카드로 돌려 막고, 사채까지 끌어다 쓰며 다시 찍기를 세차례. 동승을 맡은 태진이도 머리카락이 좀 자랄라치면 다시 깎느라 세번이나 까까머리가 됐다.
“돈 구하러 다니면서, 이 산 저 산 오르내리면서 한 줄씩 고쳤죠. 이 영화 시나리오는 한마디로 세월이 쓰고 바람이 고친 거예요.” 주감독이 담배를 꺼내들자 옆에 있던 태진이가 “끊겠다던 담배를 왜 피우느냐”며 잔소리를 한다. “줄이겠다고 했지 언제 끊겠다고 했느냐”며 반격을 시도하던 주감독은 어느새 들었던 담배를 슬그머니 내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