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지 모르겠지만 <국화꽃 향기>는 솔직히 내 기대에 만족을 주는 영화는 아니었다.
감동과 멜로가 있는 영화라고 했지만 아이 엠 샘에서의 주르륵 흐르는 눈물도, 클래식에서의 참으려고 애썼던 눈물도 없이, 그냥 눈이 촉촉히 적어 오려는 상황에서 영화가 끝이 났다. 원작 소설을 안 읽어서 원작이 주는 감동의 깊이와 영화의 그것을 비교할 수 없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었으면 더 실망할 뻔 했으니...)
이렇게 감동이 오려다가 멈추고 미지근한 여운만 남은 것은 영화의 진행속도가 빨랐던 탓이 아닌가 싶다. 두 주인공의 만남에서부터 이별, 재 만남, 결혼생활까지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 정말 속도감 있게 펼쳐졌다. 영화를 보고 나서 되돌아 영화를 생각해 보면 모든 사건들이 비슷하게 다루어져서 특별히 중요했다고 느껴지는 장면이 없을 정도이다. 빠른 진행으로 1시간 40분의 영화를 1시간 정보 본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지루함은 없었지만 그 만큼 감동의 여운도 덜한 것 같다.
영화의 진행 속도와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두 주인공의 연기는 무난했으면 만족스러웠다. 장진영의 애절한 연기는 영화 속에서 그나마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고, 신인 박해일은 신인치고는 무난하게 역할을 잘 소화해 낸 듯하다.
너무나 전형적인 소재의 멜로 영화라서 그다지 크게 만족하지는 못했지만 영화 속의 아름다운 대사들과(특히 라디오 방송을 통해 소개되어지는 주인공들의 사연들) 감미로운 음악은 영화에 대한 실망감을 줄일 수 있게 한 요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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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특히 여주인공이 죽기 전에 읊조리는 대사들은 책에서 너무 감명 깊었는데 영화에서는 대폭축소해서 아쉬웠어요..